"아시아 친구들의 눈물을 닦아줍시다"

외국인 노동자의 고단한 삶을 격려하자는 네티즌들의 생각

등록 2003.08.10 00:52수정 2003.08.1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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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끝이 시큰해지는 프로그램입니다. MBC-TV 프로그램 얘기지요. <아시아! 아시아!>는 '즐겁고도 착한 프로그램'이 있을 수 있다는 경이로움을 주고 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보낸 그림엽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보낸 그림엽서부천외노집
웹저널 <인터뷰어>가 창설을 기념하기 위해 2주 전부터 벌여온 '아시아의 착한 이웃들과 인사하기' 이벤트에 답지한 어진 마음씨를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와 마음을 합쳤던 <부천외국인노동자의 집> 직원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중국사람 니봉씨, 몽골사람 민들레씨, 스리랑카사람 사만씨, 네팔사람 미던씨 등 4명의 엽서를 소개했었지요. 재미있는 그림에다, 한국에 대한 좋은 감정을 표현한 짧은 글에 많은 마이미디어 회원들이 격려와 응원의 속내를 기꺼이 펴보여 주었습니다.

이 착한 마음들을 모아 한국에서의 삶을 고단하지만 씩씩하게 이어가고 있는 그들에게 보여주고 격려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왜 서두에 <느낌표> 얘기를 했느냐고요? 참여해준 이들의 거의 대부분이 그 프로그램으로 인해 외국인 노동자들의 실상을 알았다고 말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그들이 보다 나은 상황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법도 만들어졌습니다. 또 그들을 보는 우리의 생각이 많이 차분해졌지요. 그 프로그램이 끼친 공적입니다.

물론 외국인 노동자들의 실상을 알리고 도와온 의로운 시민운동가들의 힘이 해일처럼 저변에서 작용하고 있습니다.

웹저널 <인터뷰어> 사이트는 요즘 "개새끼!","돈 못줘!"가 아닌 "사랑합니다!"를 외국인 노동자에게 거침없이 말하는 한국 사람도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폭 그림입니다.

- "요즘 <느낌표!> <아시아! 아시아!>를 통해서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어요. 고생 많이 하는 만큼 꿈을 꼭 이루시고요, 아프지 말고 행복하세요." (아이디 kkh013)

- "자기나라에서는 인정받던 분들이 다른 나라에 가서 고생하시는 분 많은 줄 압니다. 이제는 인종과 국가의 차원을 떠나 서로 인정하여 보다 평등하고 이해하는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inuchico)

- "여러분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어요! 모두가 함께 행복합시다."(ksyook)

- "중국에서 오셨군요. 모두가 사랑하는 아름다운 세상이 되면 좋겠네요. 힘내세요."(chinguya486)


- "타국에서는 건강한 것이 최고예요. 고향에 돌아가는 날까지 건강하세요."(wala72)


외국인들이 자국어와 한글로 직접 적은 사연
외국인들이 자국어와 한글로 직접 적은 사연강상헌
이같은 축원은 사이트에 글을 올려준 이들 대부분의 마음이었습니다. 혹시 우리나라에서 좋지 않은 일을 당하면 어떻게 하나, 부디 나쁜 일을 겪지 않아야 할텐데 하는 바람과 걱정이 태산 같았습니다.

- "혹시라도 짓밟히는 인권이 있으면 샅샅이 찾아내 알려주세요."(나무늘보)


- "외국인 노동자들을 우리는 왜 학대할까? 우리가 못 살아서 그런가요?"(sennin30)

- "방송에서 봤을 때 어쩌면 저럴 수가 있을까 했는데, 잘 도와주시기 바랍니다."(beon)

- "노동력 착취, 씁쓸합니다. 이런 기사들을 보니 뭔가 변화가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구촌의 일원으로서 자국의 이익도 중시하면서, 세계인들과 공생을 도모해야겠지요."(멋진아빠)

- "최소한 적을 만들지 말아야 하는데요...."(샬롬!이재용)

- "한국에서 차별대우를 받고 돌아갔던 외국인들을 몇 분 만난 적이 있었는데, 매우 억울해하던 모습이 떠오릅니다."(wala72)

- "우리 모두 잘 해야 한국에 대한 칭찬과 동경이 생길텐데 벌써 외국인 노동자 2세들의 한국에 대한 반감이 엄청나다고 하네요. 우리 모두 잘 합시다. 백인만 이뻐하지 말고요."(눈큰다람쥐)


네티즌들은 이 사연만으로도 그들과 우정을 느꼈다.
네티즌들은 이 사연만으로도 그들과 우정을 느꼈다.강상헌
이 이벤트가 계기가 되어 지난 시기의 편견이나 차별의식을 반성한다는 진지한 말씀도 많았습니다.

- "그들이 차별받는 얘기를 들었을 때 반성하게 됐습니다. 혹 나는 그들을 '다른 눈'으로 보고 있진 않았는지, 어려운 상황에서도 가족들을 생각하며 밝게 일하시는 모습을 보며 눈물 많이 흘렸습니다. 다들 힘내시길, 나쁜 한국인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주었으면 하고 바랍니다."(물음표)

- "저 스스로는 그들에 대한 편견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사스가 유행했을 때 나도 모르게 피하게 되더군요."(이야호)

- "한국을 떠나 타국에서 성공을 일구어내신 교포들 생각이 나는군요. 지금의 모습 뒤에는 타향에서의 설움과 어려움이 있었을 텐데요. 외국인노동자들의 심정도 다르지 않겠지요. 한국이라는 나라가 희망을 짓밟아버리는 괴물로 비쳐지면 안되겠습니다."(gomudarai)

- "차별받는 그들을 보았을 때 정말 우리나라가 나빴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메어리)

- "이분들은 참 열심히 사는 것 같아요. 이분들에게 우리가 배워야할게 많다는 생각입니다. 외국인 노동자 여러분, 건강하세요, 파이팅!"(NoPD)


몽골사람 민들레씨는 "한국에서 아기 텔민이 나왔고, 아기는 지금 2살이에요"라는 편지 내용과 멋진 이름 때문에 특별히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됐습니다.

네팔사람 미던씨에게는 네팔 말과 글에 대한 관심, 어떤 곳인지 어떻게 사는지 등에 관한 궁금증이 폭발했습니다.

어떤 이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보면 무조건 웃어주기 운동을 벌이자"(당진 사는 최명원씨)고 전화로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좋은 생각이지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원래 좀 무뚝뚝하기는 해도 속마음은 비단결같이 착하고 부드럽지요. 그리고 큰 사랑을 가지고 있는 좋은 사람들이지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이 많은 따뜻함 말씀, 너무도 고맙습니다. 꼭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도 전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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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등에서 일했던 언론인으로 생명문화를 공부하고, 대학 등에서 언론과 어문 관련 강의를 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얻은 생각을 여러 분들과 나누기 위해 신문 등에 글을 씁니다. (사)우리글진흥원 원장 직책을 맡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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