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넘어 사랑 연출한 '2003 파라캠프'

장애·비장애 아동 통합캠프 10박 11일 몽골대탐험 무사히 마쳐

등록 2003.08.10 18:16수정 2003.08.16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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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인천공항의 B번 출구 앞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특이한 것은 환송객 중 많은 사람들이 부부동반이란 점이다. 이들은 여닫히는 출입구를 잠시도 놓치지 않고 눈길을 모아 입국자를 확인하고 있었다.

a 장애아동 승규의 엄마 임정은 씨가 승규와 감격의 포옹을 하고 있다.

장애아동 승규의 엄마 임정은 씨가 승규와 감격의 포옹을 하고 있다. ⓒ 이철용

오후 4시 40분경 파란티를 입고 한 줄로 깃발을 앞세운 '파라캠프단'이 입국수속을 마치고 입국장 문을 연 순간 그렇게 기다리던 부모들은 망설임 없이 뛰어나가 아이들을 얼싸 안았다.

다른 말이 필요없는 감동의 순간이었다. 모두의 눈에서는 연신 눈물이 흘렀고 짧고도 긴 11일 만의 만남은 보는 이의 눈시울을 적셨다.

11일 내내 한번도 손을 놓지 않았던 선생님의 손을 장애아동들은 부모를 만나자 순식간에 뿌리치고 부모의 가슴에 매달려 부둥켜 안으며 말할 수 없는 감동을 자아냈다. 파라캠프의 최대 인기를 모았던 자폐아동 박찬연 아동의 엄마는 눈꽃스프래이를 준비해 아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선사했다.

a 몽골캠프의 가장 인기꾼, 박찬연

몽골캠프의 가장 인기꾼, 박찬연 ⓒ 이철용

지난 7월 29일부터 몽골의 울란바타르시, 테렐지국립공원, 고비사막에서 진행된 10박 11일의 파라캠프가 이날 캠프단의 입국으로 특별한 문제없이 종료됐다.

정신지체·자폐 아동 13명, 비장애 아동 15명, 특수교육교사 23명이 함께 한 몽골대탐험 캠프는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의 통합캠프로 새로운 통합의 장의 가능성을 제시해 준 시도였다.

10박 11일간의 참가비의 70%는 참가자들의 회비로 부담했고 파라다이스복지재단이 30%를 지원했다. 특별했던 것은 중증의 자폐아동들이 10일 이상 가정으로부터 떠나 있어야 하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참가교사 전원이 현직 특수교육 전공 교사들로 구성돼 있었다는 점. 이들이 11일동안 보여준 헌신과 열정은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과 같았다.


그러나 더 특별한 일은 모든 참가 교사들이 자원봉사자임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회비를 내고 참가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몽골을 떠나기 전날 밤 평가회에서 이들은 최선을 다하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a 고두호와 엄마

고두호와 엄마 ⓒ 이철용

물론 이러한 캠프가 다양한 계층의 장애인들에게 기회가 주어지지 못함의 아쉬움은 있다. 이번 행사에서 일부 경제적으로 열악한 참가자에 대한 지원이 있었지만 파라다이스 복지재단의 고등영 실장은 "앞으로 점진적으로 경제적 어려움으로 참가하지 못하는 아동들에 대한 부분에 대해 일정비율을 지원하는 형태를 내년 캠프부터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24시간 장애아동과 함께 생활하다가 새로운 경험을 위해 자녀를 몽골로 보낸 부모들의 마음은 잠시동안은 홀가분 했지만 이후에 심리적 불안으로 숨쉬기조차 힘들었다고 밝혔다. 캠프장소인 몽골현지와는 전화통화가 불가능해서 그 고통은 더했다.

a 홍대호와 엄마

홍대호와 엄마 ⓒ 이철용

장애아동 승규와 비장애 민규를 몽골로 떠나 보낸 엄마 임정은 씨는 아이소리 홈페이지(isori.net) 몽골캠프 클럽 게시판에 이러한 마음을 기록했다.

"이제 드뎌 내일 사랑하는 아들들을 만나는 날입니다. 마치 처음 데이트를 앞둔 처녀같이 설레입니다. 모두들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길 기도드리며, 특히 출발 할 때 몸이 좋지 않았던 둘째와 이런 둘째와 함께 했던 조원들에게 더욱 애정어린 기도를 해 봅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2003.08.07 22:02:00, glrara67>

"공항에서 아이들을 기다리며 감사했습니다.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감사했습니다. 이렇듯 좋은 분들과의 만남을 감사드립니다. 행복합니다. 밀려드는 피로에 건강해치지 않기를 기도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3.08.08 21:52:00, glrara67>


a 인천공항에서 모든 참가자들의 기념촬영

인천공항에서 모든 참가자들의 기념촬영 ⓒ 이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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