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석
"숨 크게 들이마시고 내쉬고 몸에 힘 빼세요!"
"다음 번에 배 아프실 때에는 애가 나와요, 힘 주세요. 끙!"
분만실엔 태아 심장 측정기를 통해 들리는 아기의 건강한 심장 소리가 울렁인다. 1분에 120번-160번 뛰어야 할 아기의 심장이 어느 순간 60번-80번으로 떨어져 김씨의 마음을 졸이게 했다. 산모를 통해 아기에게 산소를 공급하자 가까스로 아기의 심장이 제 속도를 찾았다.
아기도 세상에 태어날 것을 아는 걸까? 포효하는 아기의 심장 소리를 귀에 담고 있으려니 괜한 설렘에 듣는 이의 심장마저도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진다. 반면 산모의 간헐적인 신음 소리를 들을 때면 입에 있는 침이 바짝 바짝 타들어간다.
이를 지켜보는 산모의 남편도 애가 타기는 마찬가지. 그는 끝내 아무 말 못하고 그저 서성이며 바라만 보다 조용히 자리를 뜨고 만다. 아내를 바라보는 깊은 눈 속엔 감히 말로는 다 담아내지 못할 미안함과 고마움이 서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