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동에 있는 길상사의 극락전 빗살창호. 살대에 명암이 지어져 멋을 내고 있다. 길상사 내의 여러 집들에서 다양한 창호의 모습을 볼 수 있다.박태신
가끔 들르곤 하는 성북동의 길상사는 도심에서 보기 어려운 호젓하고 조용한 분위기의 사찰입니다. 고지대 대저택 사이에 자리잡은 길상사는 휴식과 산책, 마음 달래기에 제격인 곳입니다. 더구나 한 바퀴 돌다 보면 살갑고 정겨운 건물, 풍경, 푯말, 나무와 꽃들을 볼 수 있습니다.
'나눔이란 누군가에게 끝없는 관심을 기울이는 일'이라는 문구를 산책로에서 한 번 찾아보세요. 그리고 단아하게 지어진 명상과 기도와 교육을 위한 처소들을 돌아보십시오.
사찰의 창호 무늬는 정말 화려합니다. 주로 살대의 무늬가 주안점이 되는데, 꽃을 새겨 놓기도 하고, 색을 입히기도 하는데, 전체를 '만(卍)' 자 모양이나 빗살 모양으로 꾸밉니다.
오대산의 월정사와 상원사에 가서도 창호 모양을 유심히 보았습니다. 올 1월에 들른 월정사는 눈에 덮인 영화 촬영장 같았습니다. 마당 한가운데 서면 사면이 건물로 둘러싸인 직사각형의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한쪽은 설법전 보수 공사가 진행되어 있고, 한쪽은 본존인 적광전, 한쪽은 전시장과 성보 박물관, 한쪽은 요사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