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시는 어렵고 지정시는 현실적이다"

전국대도시시장협의회 지정시 법제화 본격 추진

등록 2003.08.20 13:42수정 2003.08.2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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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시 추진은 낭비적이고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부천, 수원, 성남, 안양, 포항, 전주 등 9개 대도시 기초단체장들이 지정시 추진을 본격화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전국대도시시장협의회(회장 원혜영 부천시장)는 19일 오후 2시 수원시청 상황실에서 지정시 추진을 위한 '대도시행정체제 개편 연구용역 중간보고회'를 가졌다.

이날 전국대도시시장협의회 소속 시장단들은 전국 232개 자치단체 가운데 9개 도시에 대한 차별화가 현실적으로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지정시 추진과 법제화에 대한 논의를 벌였다.

원혜영 부천시장은 "우리에게 광역시로 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아 갈등을 해소하고 지정시를 도모하는 것으로 가는 것이 아니냐"며 "우리 현실에 맞는 광역시에 준하는 제도적인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정시 필요성 인식 공유

이날 시장단들은 한국지방행정연구원으로부터 용역 중간보고회를 갖는 자리에서 각 시의 실정과 현실적인 한계를 지적하면서 '지정시' 추진을 어떤 방향으로 가져 갈 것인지에 고민을 공유했다.


특히 시장단들은 지정시 추진으로 인한 도와의 불편한 관계를 인정하면서도 대세의 흐름이 지정시로 가는 것이라는 데 인식을 함께 하고 지방분권화와 맞물린 전략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a 전국대도시시장협의회 소속 9개 기초단체장들이 수원시청에 모여 지정시 추진을 위한 용역 중간보고회를 가졌다.

전국대도시시장협의회 소속 9개 기초단체장들이 수원시청에 모여 지정시 추진을 위한 용역 중간보고회를 가졌다. ⓒ 김경호

신중대 안양시장은 "일본 지정시의 경우 광역자치단체의 지위가 보장된다"며 "하지만 우리의 경우 도지사가 행정관여를 하지 못하니까 반대하고 나서는 것"이라며 "미흡하더라도 목표를 낮춰서 특례적인 지정시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서 수원시장은 일본 방문 때 지정시를 도모한 사례를 언급하면서 "무엇보다도 행정수요의 변화를 맞추기 위해 지정시 도모와 합법화가 중요하다"며 "60~80만 명의 인구 때에 비해 100만이 넘었을 때 행정수요는 급속한 변화가 일어난다"고 지정시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현석 고양시장은 "지정시 논의에 대한 언론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며 "하지만 수원과 울산은 비슷한 인구인데도 공무원 숫자는 2배 차이가 난다"면서 "이로 인해 시민들이 행정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등 행정수요 문제로 인한 피해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대협 성남시장은 "경기도는 안될 것 같다"며 "지정시에 대한 요구가 많으면 오히려 도가 무너진다"면서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울지 않는 아이에게 젖을 주지 않는다"며 "우리 시장 때는 안 되더라도 다음 시장 때는 될 것이라고 보고 '울 때는 울어서, 싸울 때는 싸워서 하자' '큰 기대는 하지 말자'"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정장식 포항시장은 "결국 나라의 흐름은 지방분권인 만큼 지방분권과 맞물린 전략이 필요하다"며 "국회의원에 대한 설득이 필요하고 지정시와 지방분권을 하나의 맥으로 보고 전국 232개 기초단체의 산술적인 평등이 아닌 서로 다른 시끼리 처지에 맞게 지정시를 지원해달라는 형태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완주 전주시장은 "얼마 전 정부가 마산, 진해, 창원을 합치는 것을 발표했다"며 "이번 발표를 통해 정부는 도의 힘을 약화시키고 기초단체의 힘을 키우려 하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정부의 방향을 알고 명분에서 지자체의 다양화가 필요한 만큼 인구 50만 이상 지정시 추진이 아닌 30만 이상도 지정시로 해줄 것을 제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단 "입법화 시급" 경기도 "유보" 반응

시장단들은 이날 보고회에서 지정시에 대한 법제화 추진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독자적인 법 지위 보장이 가능한지를 용역기관인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물었다.

특히 입법화 부분에 대해서는 자치법규의 개정보다는 특별법 제정으로 가닥을 잡았다. 또 올해 안에 법적인 제도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내년은 총선이 있기 때문에 어렵다고 보는데 인식을 같이 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시기적으로 국회에 특별법으로 상정할 수 있는지 여부, 특별법 상정을 의원발의로 할 것인지 아니면 정부의 입법화로 추진할 것인지를 논의하기도 했다.

김완주 전주시장은 "내년에는 총선이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느냐"며 "이번 국회에 제출하려면 시급히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중대 안양시장은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며 "올 말까지 뭔가를 얻어내야 하는 만큼 2차 중간보고를 서둘러 달라"고 말했다.

이날 용역 중간보고회에는 경기도 관계자가 참석했으며 지정시 논의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경기도 관계자는 "기구 조직의 필요성은 인정한다"며 "경기도도 수도권 행정수요 조직권을 행자부에 수차례 요구해왔다"면서 "지정시를 추진하는 시장단들이 현재까지 재정적인 독립을 요구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만큼 지켜보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지정시 추진안이 나온 것 같지 않아 아직 도가 입장을 표명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면서 "행자부와 지정시 논의를 협의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손학규 도지사는 이날 참석한 도내 6개 기초단체장을 20일 오전 11시 직무실로 불러 지정시 논의에 대한 언급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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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진실을 버겁게 받아들이려고 할 때가 많다. 하지만 항상 진실의 무게는 실천하는 사람들의 조그마한 생명력으로 존재하곤 한다. 함께 나누고 함께 진실을 캐내는 속에서 가까이 하고 싶다. 이제는 선,후배들과 항상 토론하면서 우리의 자리를 만들어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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