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란타로 "급행"으로 보내는 짐표김경석
제 3 막 2 장: 마지막 목적지에 오니 짐이 몽땅 없어졌다
드디어 마지막 목적지인 아틀란타에 내렸다. 이제는 국내선이니까 더 이상 검사는 없다. 짐만 찾으면 된다. 나리따-디트로이트 구간에 우리가 탄 3시 비행기보다 딱 1 시간 뒤인 4시에 꼭 같은 노선 비행기가 있으니 잘 하면 디트로이트에서 보지 못했던 짐 두 개도 따라왔을지 모른다는 야무진 꿈을 가지고 짐을 기다렸는데 웬걸 짐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디트로이트에서 분명히 본 짐마저 하나도 따라오지 못하다니…. 이럴 수가…. 황당하고 화가 너무 났다. 짐이 완전히 없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지만, 그래도 짐이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니 불편할 수밖에.
아틀란타 공항에서 짐이 오지 않았다고 신고했다.
"짐이 8 개 모두 오지 않았는데, 디트로이트에서 벌써 2 개는 보지 못했고, 아틀란타에 오니 디트로이트에서 본 6 개도 몽땅 없어졌다".
담당자가 말하길 공항에서 기다려서 짐을 찾아가려면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쿠폰을 주겠다고 했지만, 기다리지 않겠고 그 대신 짐은 배달해 달라고 했다.
무거운 짐을 낑낑거리며 차에 싣지 않아도 되는 점 하나는 좋았지만, 짐이 많다고 밴과 승용차 모두 나오라고 했는데, 이게 무슨 김빠지는 소리람.
8월 17일에 아틀란타에 왔는데, 그 뒤 짐 8개가 며칠에 걸쳐서 나뉘어 배달되어 왔다. 이 무슨 고생이람.
처음에 짐 4 개는 8월 18일 새벽 3시 30분에 배달해 주었다. 그냥 밤에 배달해 준다고 해서 기다렸는데 밤 12 시가 넘어도 오지 않았다. 새벽 1시 30분까지 얘기하다가 졸려서 그냥 잤다. 정신없이 자고 있는데, 짐이 왔다고 하여 일어나서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30분. 아니 이거 뭐 신병 야간 비상 훈련시키나?(오늘의 교훈: 앞으로 늦게 온 짐 배달은 급하지 않으면 반드시 낮 시간에 맞추어 달라고 한다.)
그런데 가방 하나에서 음식 냄새가 꽤 나기에 뭐가 터졌나 하고 열어보았더니 고추장통이 열려서 좀 쏟아져 있었다. 다행이 그 가방에는 옷가지는 없었고, 또 다른 짐은 거의 모두 비닐로 쌌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었다.
하루 뒤인 화요일에 짐 두 개를 새로 찾았다고 하면서 배달해 주었는데, 이건 디토르이트에서 보지 못했던 가방 두 개였다. 그리고 디트로이트에서 본 짐 가운데 두 개는 여전히 오지 않았는데, 거기에 옷이 모두 들어 있어서 더운 여름에 갈아입을 옷이 없어서 낭패였다. 완전히 거지꼴이었다.
그 다음 날이 되어도 마지막 가방 두 개가 도착하지 않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만일 옷이 없으면 여기서 옷을 몽땅 사 입어야 하는데 그 돈이 만만치가 않다. 내가 알기로 없어진 짐에 대한 보상은 무게 기준으로 하며 아주 미미한 걸로 안다. 마지막 가방 두 개는 아틀란타에 온 뒤 너닷새 뒤에야 겨우 배달되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