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몰고 있는 나룻배 안에는 관광객에게 팔기 위한 기념품이 담겨 있다. 뒤쪽의 남자 두 명은 사진을 찍어서 즉석 현상, 코팅까지 해서 판다.양유창
이 작은 마을에 들어온 천민 자본주의는 가슴 아픈 일이지만, 작은 배로 떠나는 유람은 아주 즐거웠다. 그늘 한 점 없는 수로를 유영하는 동안 햇볕이 따갑고 또 우기에는 비가 자주 내리기 때문에 모자를 꼭 써야 한다. 난 가져온 모자를 썼고, 뱃사공은 ‘논’ 모자를 썼다. '논' 모자는 농촌에서 참 유용하게 쓰인다. 안에 색실로써 그림이나 글을 뜨개질해서 장식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논바이터’(Non bai tho)라고 부른다. 이는 “시가 있는 논”이란 뜻이나 원 뜻은 “논을 쓴 여성을 보면 시가 절로 나온다”란 말이다.
어떤 논 안에는 조그마한 거울이 달려 있기도 하다. 또 더운 날씨에는 논을 벗어 부채 대용으로 사용하고, 동네 우물가에서는 바가지 대용으로 논에 물을 담아 마시거나 얼굴이나 발을 씻기도 한다니 그 용도가 참으로 가지각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