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폐기장 선정,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주장] 부안 사태 해결위한 유일한 길은 원점 재검토 뿐

등록 2003.09.22 18:27수정 2003.09.22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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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폐장 선정 철회를 요구하는 부안 지역 등교 거부사태가 한달여째로 접어든 가운데, 부안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어 가고 있다.

청와대는 방폐장 시설 결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는 보도를 부인했으나, 오히려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힘을 얻어가고 있다.

전교조 전북지부 서경덕 정책실장은, “현 상황에서 학생등교거부라든지 현안문제 제대로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말 그대로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부안주민의 의사를 전혀 수렴하지 않고, 여러 가지 연구 자료를 숨기면서 산자부와 한수원이 밀어붙이면서 이 문제 발생했기 때문에 처음에서 다시 시작하는 길만이 현재 이 모든 문제 해결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라북도 교육위원회 황민주 위원은, "원래부터 부안 주민의 의사를 완전히 무시한 잘못된 결정이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원점에서 다시 출발해서 다시 검토하지 않으면 부안군민 감정이나 전북 도민의 감정이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위원은 어떤 방법으로든지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대학교 법과대학 김승환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이 핵폐기장 건설문제와 관련해, 법과 원칙을 얘기하지만 어느 것 하나, 법과 원칙대로 지켜진 게 없다고 지적한다.

더구나, 절차적 정당성을 전혀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김 교수는, 부안위도 핵폐기장 건설문제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 계속 강조해온 것이 법과 원칙대로 하겠다는 것인데, 그 말은 백 번 옳지만 지금까지 해온 일은 어느 것 하나 법과 원칙대로 한 것이 없다고 지적한다. 그렇게 결정할 수 있는 법이라든지 원칙은 없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또, 법과 원칙은 그렇게 결정할 수 있는 근거가 맹백히 있어야 하는데 그런 규정이 없다는 것 하고, 특히, 민주주의에서 중요한 것은 일정한 결론을 얻어내는 것이며, 이것에 앞서서 더 중요한 것은 그런 결론 얻어내기 위한 절차 자체가 정당해야 한다는 것인데, 부안위도 핵폐기장 건설 결정 과정을 보면 절차적 정당성은 전혀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결론이 아무리 정당해도 절차가 그렇게 되면 결론 자체도 흔들리기 때문에 정당성을 유지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노무현대통령이 말 그대로 법과 원칙대로 이 문제 결정할 의지가 있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CBS전북방송 생방송사람과사람에 출연한 한화갑 전 민주당대표
CBS전북방송 생방송사람과사람에 출연한 한화갑 전 민주당대표최인
오늘(22일) 오후 5시 ‘CBS전북방송 생방송 사람과 사람’에 출연한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역시, “주민자치시대에 주민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것은 문제다”라고 강조하고 방폐장 문제는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처음부터 잘못 시작했으며, 부안군민들이 원하지 않는다면 못하는 것 아니냐는 장을 밝혔다. 잘못된 절차를 덮어두고 원칙을 얘기할 수 없을 것이다. 방폐장 문제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노무현 대통령의 주장대로, 법과 원칙에 따라 민주적 절차를 회복하자는 요구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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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1988~2014)와 프레시안(2018~2021) 두군데 언론사에서 30여년 기자생활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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