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글자가 쓰인 단지 두 개. 전교조 홈페이지에서.연오랑
최근 교육부는 '소리 없는 전쟁 중'이란 얘기가 들립니다. 기존 교육관료와 교육관료 개혁세력간의 내부 신경전이 팽팽하다는 얘긴데요. 여기서 교육관료 개혁세력은 몇몇 장관 측근이 전부인 형편이죠.
교육부 관계자들이 대놓고 "윤 장관은 빨리 그만 둬야 한다"고 말하는 소리를 여러 번 들은 적이 있는데요. 노회한 교육관료들이 이렇게 말할 정도면 이미 교육부 안 '전쟁'은 '죽느냐 사느냐'할 정도로 심각성을 띠고 있는 것이죠.
이 때 언론의 몰매가 윤 장관한테만 쏠린다면 이미 게임은 끝나는 것 아닐까요. 더구나 이번 일은 교육관료와 윤 장관이 모두 잘못한 일인데 말입니다.
떼 지어 '바지저고리 장관'을 만들고 있다면…
보고 내용을 미리 파악하지 못한 사람도 잘못이지만 왜 교육관료들은 이런 중요한 내용을 윤 장관한테 보고하지 않았을까요. '바지저고리 장관'도 문제지만 수십 명이 떼를 지어 '바지저고리 장관을 만들고 있는 것'도 문제 아닌가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에 대해서도 취재한 언론사는 없습니다.
사실 국정감사 직전에도 교육부는 교육관료의 장관에 대한 보고 회피로 홍역을 치른 일이 있었죠. 혹시 지난 8월 25일 1차 회의를 연 교육현장안정화대책위원회를 기억하시나요?
이 위원회는 지난 4월 한 교장의 자살을 계기로 만든 것인데요. 언론엔 보도되지 않았지만 1차 회의를 앞두고 윤 장관이 격노한 사건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첫 회의를 앞둔 8월 20일쯤 교육부 교원정책심의관실은 '교육현장안정 종합대책안'을 만들어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 등 20여 명의 위원들한테 사전 회의문서를 뿌렸는데요. 이 문서 표지엔 '제출자: 윤덕홍 교육부총리'란 말이 선명하게 찍혀 있더군요.
이 대책안은 '교원노조법 개정, 학교 주변 집회 금지, 교원단체 단일 교섭화' 등 법을 고쳐야 할 정도의 어마어마한 내용을 담고 있었죠.
그런데 정작 회의 3일 전인 22일 저녁까지 윤 장관한테는 사전 보고가 되지 않은 것이 취재 결과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윤 장관의 측근 인사는 "당일 퇴근 후 밤 11시 30분께 이 내용을 우연히 알게 된 윤 장관이 '보고 받지 못한 자료가 벌써 위원들에게 전달된 건 이해할 수 없다'며 화를 냈다"고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다음 날 윤 장관의 불호령으로 대책안의 내용이 벼락치기 식으로 손질되긴 했지만 엉클어진 보고체제의 단면을 보여주는 일이었죠
사전보고 회피, 어찌 이번뿐이랴
이 밖에도 교육관료들의 보고 회피 사례는 제법 있을 듯한데요. 이렇게 가다간 윤 장관 말대로 스스로 보란 듯이 '바지저고리 장관'이 되어버리는 것이죠.
바지저고리 장관에 대한 공격 보도를 하더라도 균형을 따져 가며 했으면 좋겠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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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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