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쑨 ‘축배의 노래’, 소리축제는 시작됐다

가을밤 곱게 수 놓은 세계소리축제 전야제

등록 2003.09.27 00:13수정 2003.09.2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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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로 떠나는 세계 여행이 시작됐다. 나는 이번 '전주세계 소리축제'에 2003명으로 구성된 연합합창단에 참여해서 소리축제의 바다에 뛰어 들었다.


26일 밤, 전주세계소리축제 전야제는 재즈와 판소리의 흥겨운 만남으로 문을 열었다.

우리보다 우리 가락을 더 신나게 불러댄 스페인 '밀레니엄합창단'의
'경복궁 타령'을 신호탄으로 신비스런 실크로드의 탐색이 시작됐다.

소리는 기본, 화려한 의상과 이상한 자태의 악기들을 뽐내며 각국 공연단들은 초가을 예향, 전주의 밤을 수놓기 시작했다.

장보고의 물길 따라 가다 보면 만나는‘미얀마’, 아름다운 차의 나라‘스리랑카’, 아라비아 해변의 ‘오만’의 민속공연단이 특유의 아름다움을 자랑했다.

초청공연단의 출연에 답하는 첫 순서는 어린이 연합 합창단. 영화 <첨밀밀>에 나온 ‘I'll still loving yoy’가 야외 공연장에 울려 퍼지는 순간 감춰져 있던 어린이들의 손에서 빨간 우산이 춤을 추기 시작했고 6천여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의 입에선 환호성이 터졌다.


페르시아의 후예, 이란 팍텍 공연단과 우즈베키스탄‘마로칸다’공연을 마주 하고 청소년들로 구성된 연합합창단이 ‘밀양아리랑’으로 답가를 했다.

키르키즈스탄의 민속공연단과 중국 신옥 문공단의 공연에 이어 일반인 연합합창단의 순서가 됐다.


오페라‘라 트라비아타’가운데 축배의 노래를 솔로 가수와 함께 연주하는 순서였다. 한달 여 동안 틈틈히 연습해 왔건만 몇 시간 전 리허설에서는 만족하리만큼 잘했건만 본 공연에서는 이게 뭔가?
‘즐기세 즐기세. 이잔과 노래가...아,아, 새 날. 맞세, 맞세, 아~ 아...'
안 맞네, 안 맞네 영 안 맞네...
서로 얼굴을 쳐다 보면서 한바탕 웃음속에 연주를 마쳤다.

남은 순서는 전체 연합합창인‘소리 아리랑,과 ’돌고 도는 소리길‘
연합합창.

우리 가락이 익어서일까? 결코 쉬운 가락이 아닌데도 마지막 연주곡만은 멋들어지게 불러 댔다. 조금 전의 실수를 만회라도 하려는 듯...

이어 벌어진 행복밴드와 아름다운 세상이 만들어낸 우리 가요 함께 부르기. 관객들은 하나가 되어 스탠드에서 일어나 춤과 박수를 치면서 호응했다.

축제는 함께 즐겨야 제 맛이 나는가보다. 열흘 간의 소리여행은 이렇게 실크로드를 타고 떠나기 시작했다.

빨간 우산 속에 어린이의 노래가 숨어 있고
빨간 우산 속에 어린이의 노래가 숨어 있고최인
소리와 춤이 가을밤을 수놓고
소리와 춤이 가을밤을 수놓고최인
소리도, 의상도 뽐내면서
소리도, 의상도 뽐내면서최인
스페인 밀레니엄 합창단
스페인 밀레니엄 합창단최인
악기도 한 몫 거들면서
악기도 한 몫 거들면서최인
노래와 춤을, 한국 유라 예술단의 아름다운 모습
노래와 춤을, 한국 유라 예술단의 아름다운 모습최인
관객도 흥에 겨워 자리에서 일어 나고
관객도 흥에 겨워 자리에서 일어 나고최인
모든 출연진이 공연을 마치고
모든 출연진이 공연을 마치고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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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1988~2014)와 프레시안(2018~2021) 두군데 언론사에서 30여년 기자생활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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