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들이 신종에 헌화하려고 길게 줄을 서 있다우동윤
오전 10시 정각, 종각에 설치된 당목이 자신의 몸을 두드리자 신종은 1년간 감추어온 길고도 신비한 울음을 토해냈고 울음은 한참동안이나 지속되며 긴 여운을 만들어 냈다.
낮고도 장중한 종소리가 울려 퍼지자 종 주위를 가득 메운 관람객들은 저마다 휴대한 캠코더와 녹음기에 종의 모습과 소리를 담았다.
이날 타종은 불가(佛家)에서 매일 오시(午時)에 속세의 108번뇌를 끊기 위해 108번 종을 치는 것을 줄여 모두 18번 이뤄졌다.
타종식 후 열린 강연에서 김석현 강원대 메카트로닉스공학과 교수는 신비한 종소리의 비밀을 맥놀이 현상으로 설명했다. 김 교수는 "맥놀이 현상이란 두 개의 다른 진동이 서로 간섭하며 주기적으로 증폭돼는 현상을 말하는데, 당목이 종을 두드릴 때 나는 저음의 1차 진동음이 끝까지 유지되며 여기에 2차 진동음의 변화가 어우러져 이같이 신비스럽고 장중한 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 설명했다.
한편, 이날 타종식과 함께 다채로운 전통문화 공연이 펼쳐지기도 했다. 타종이 진행되는 동안 종각 앞 잔디밭에 설치된 무대에서는 살풀이춤이 공연돼 신비로운 종소리와 함께 애잔한 분위기를 자아냈고, 타종식 후 뒷풀이에서는 처용무와 사물놀이가 펼쳐지기도 했다.
이와 함께 부대행사로 관람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비천상탁본, 스탬프 찍기, 신라전통차 시음회 등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