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축제 폐막 기자 회견최인
소리, 길, 만남을 주제로 한 전주세계소리축제가 5일 오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전반적으로 어느 해보다 공연물의 완성도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기대를 걸었던 개막작은 연출 미흡으로 인한 악재가 겹치면서 축제 전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먼저, 2003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지난해 주제 '목소리'에 이어, 소리축제의 정체성을 프로그램을 통해 선명하게 드러낸 축제였다는 평을 들었다. 또, 프로그램간 상호보완적 연관성을 높여서 큰 흐름을 유지하도록 한 점과 높아진 객석 점유율, 짜임새 있는 축제 공간 등을 성과로 꼽는다. 그러나, 여전히 행사 운영면에서는 나아진 게 없었고 개막작의 실패는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소리축제 조직위는 5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 점을 반성했다. 천이두 조직위원장은, "금년에도 개막공연 때 예상치못한 그런 일 있어 우리들 입장에서 마음이 아프다, 그런데 사람으로 치자면 겨우 걸음마 단계다, 그런 측면으로 이해해달라, 이런 경험을 축적해서 다음 축제 때는 실수가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임진택 총감독 역시 연출상의 미흡했던 점을 인정한다.
“2003 소리축제의 개막공연작인 ‘소리 스펙타클-천음야화’는 기획의도도 좋았고, 주제의식도 있었지만, 연출상의 미흡으로 인해 관객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오케스트라 아시아'는 이미 지난해부터 계약과 함께 준비된 기획 작품으로 큰 호평을 받았다. 말하자면, 오케스트라 아시아는 소리축제를 겨냥해 사전에 준비된 공연으로, 이번 소리축제의 대표적 작품였다, 준비된 기획에, 이 단체가 준비된 공연을 해서 아주 성과가 컸다"고 말했다.
개막작과 일부 대형 작품이 관객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반면에, 국악 칸타타인 ‘매창뜸에 이화우 흩날릴제’나 ‘김덕수 사물놀이 25주년 기념공연’, 전주소리축제의 핵심 프로그램인 ‘집중기획 판소리’는 전주소리축제만이 가지는 특징적인 프로그램으로 이번 축제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다만, 축제의 운영 미숙과 홍보문제는 또다시 개선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2003 전주세계소리축제를 계기로, 전주세계소리축제가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 계획의 수립이 요구되며, 이를 위해서는 예술분야와 전북도 직원, 조직위 직원 등 생리상 제각각인 조직위원회의 안정적인 조직정비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소리축제 기간에 전국에서는 수많은 축제가 동시에 열렸다. 따라서, 소리축제가 ‘전주 소리축제'만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축제의 홍수 속에서, 또 생존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조직체계의 정비를 통해 하나의 프로그램마다 기획의도가 치밀하면서도 사전 준비가 철저해야 할 것으로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