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이 있던 자리에 만든 실제는 사진보다 더 아름다운 정원.김훈욱
내가 근무하는 회사 사무실의 창고 옆 작은 공터 관리가 항상 골치덩어리였다.(기자는 현재 말레이지아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이 곳은 앞에서 보면 잘 보이지 않고 외관상 잡초가 자라고 있었기 때문에 별 불편이 없었으나 문제는 화장실이 없는 근처 공사장의 인부들이 몰래 실례를 하는 것이었다.
소변도 오래되면 냄새가 심해서 물로 씻어내야 하는데 대변의 흔적이 남아있으면 정말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런 일을 예방하기 위해 경고 표지만을 붙여 보기도 하고 인부들에게 호통도 쳐 봤지만 그런 방법이 그들에게 먹혀들리 만무했다.
그 사람들도 성인들이니 아무 곳에나 실례를 하면 안 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겠지만 현실적인 생리작용을 해소해야 하는 문제가 다가오면 이성이 잠시 마비되는 모양이었다.
이런 고민을 하다가 문득 그 공터에 정원을 꾸미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필요한 자재를 조사하니 공사장에서 쓰다 남은 건축자재를 얻어다 쓰면 별로 돈이 들 것같지도 않아 무작정 시작을 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땅을 고르고 나무를 심은 후 공사장에서 쓰다 남은 시멘트를 얻어다 바닥에 발라놓으니, 일단 소변을 볼 수 없는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는지 그 이후부터 실례를 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