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군 '호국의 다리' 집중호우시 위험

교각 낮고 인접한 다리 많아 위험수위 육박

등록 2003.10.09 12:22수정 2003.10.0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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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태풍 '매미'가 동반한 집중 호우로 광역상수도관이 설치된 호국의 다리(구 철교)가 물에 잠길 위기를 넘겨 대책 마련이 절실히 요구된다.

a 칠곡군 낙동강 '호국의 다리' 가 지난 태풍 '매미'로 위험 수위에 육박, 교각 사이로 강물이 아슬아슬하게 흘러가고 있다.

칠곡군 낙동강 '호국의 다리' 가 지난 태풍 '매미'로 위험 수위에 육박, 교각 사이로 강물이 아슬아슬하게 흘러가고 있다. ⓒ 이성원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제14호 태풍 매미는 칠곡 지역에 9월 11일 오전 6시부터 13일 오전 4시까지 147.4mm의 강수량을, 44.5mm의 최고 시우량(시간당 강우량)를 각각 기록했다. 칠곡군은 낙동강 왜관교 최고 수위는 9월 13일 오후 6시 현재 경계 수위 7m를 넘어선 7.89m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는 위험 수위 9m보다 1.11m가 부족한 수치다.

특히 왜관교 등에 비해 교각이 훨씬 낮은 호국의 다리는 상판까지 수위가 육박, 낙동강물이 아슬아슬하게 교각 사이를 흘러가 더 많은 강물이 불어날 경우 자칫 다리의 잠수에 따른 홍수 피해가 엄청날 것으로 우려된다. 주민들이 인도로 사용되고 있는 호국의 다리는 양쪽에 1997년 1일 1만4천500t의 수돗물을 공급하는 광역상수도관(길이 469m)이 설치돼 있어 이설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번 태풍으로 왜관교가 위험 수위까지 육박한 것은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13일 매미가 몰고온 집중 호우 및 이에 따른 낙동강 상류댐의 방류를 지적할 수 있다.

임하댐에서는 9월 11일 오후 3시부터 13일 오후 1시까지 1억1천5백t을, 안동댐은 12일 오후 10시 40분부터 다음날 오전 6시 30분까지 360t을 각각 방류했다. 이 물이 왜관교까지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9시간. 따라서 임하댐의 방류량이 13일 오후 6시 최고를 보인 왜관교 수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안동시의원 전원은 제70회 임시회기 중인 9월 23일 태풍 매미 북상 중 댐 과다 방류에 따른 피해 보상 촉구를 위해 임하댐 관리단을 항의방문했다. 이들은 매미가 북상 중이라는 기상청의 예보에도 불구하고 안동-임하댐에서는 만수위(안동댐 160m, 임하댐 163m)에 가까운 150∼158m의 수위를 유지하다가 태풍 북상 기간에는 평소 방류량보다 3∼6배까지 과다 방류, 댐 하류 지역에서 제방이 유실되고 농작물이 침수되는 등 피해를 가중시켰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정확한 일기 예보를 근거로 발전 방류와 수문 방류의 개폐시기를 적절히 조절해 왜관교를 비롯한 하류 지역의 수위를 최대한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낙동강 상류에서부터 시작되는 각 지류에서 쏟아나오는 강물이 한꺼번에 불어난 것도 왜관교 수위를 높인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낙동강 본류 및 중-상류지역 각 지류의 하상 정비 및 하폭 확대 등을 통해 낙동강 하류로 강물이 순식간에 불어나는 위험한 경우는 피해야 할 것이다.


이밖에 낙동강에 무분별하게 세워지고 있는 다리도 문제다. 왜관-구미간 이미 설치됐거나 설치중인 다리는 일선교(일선교에서 도개면 쪽으로 대교는 건설중), 숭선대교, (가칭 산호대교는 건설중), 구미대교, 남구미대교, 경부고속도로 낙동강교, 고속전철 교량, 경부선 상-하행선 낙동철교, 구-신 왜관교, 호국의 다리, 제2왜관교 등 모두 14개나 된다.

감사원 감사 자료에 따르면 경부고속도 구미-금호간 8차로 확장 공사 구간 중 신설 낙동강교의 2번 교대를 강쪽으로 돌출, 최대 수위가 31.29m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낙동강교의 계획 홍수위 31.25m를 초과, 홍수시 유수의 흐름을 방해하는 데다 수위를 상승시키는 등 제방의 안전이 우려된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특히 1905년 개통된 호국의 다리는 교각이 이후에 설치된 다리에 비해 훨씬 낮을 뿐 아니라 바로 위에 신-구왜관교, 낙동철교 등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이들 대교의 수많은 교각이 수위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등장, 다리가 물에 잠길 수 있는 만큼 대책마련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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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갖자"는 체 게바라의 금언처럼 삶의 현장 속 다양한 팩트가 인간의 이상과 공동선(共同善)으로 승화되는 나의 뉴스(OH M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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