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통합신당 의원오마이뉴스 이종호
청와대 참모진 전면 개편을 주장해 왔던 천정배 통합신당 의원이 20일 "지금 권력투쟁으로 몰아가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청와대와 당이 위기의식을 공유하는 것"이라며 이에 공감하지 못한다면 그 분부터 먼저 청와대를 떠나야 한다고 연일 목소리를 높였다.
천 의원은 이날 오전 당사 기자실을 찾아 이같이 밝히고 "청와대 참모가 이를 억울하다고 항변하는 것은 나의 요구에 대한 동문서답이다. 차원이 다른 것"이라고 말해, 문책차원의 요구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는 "배제·소외하니 참여시켜 달라는 식의 내부 권력투쟁으로 바라봐서는 안되고 지금은 청와대와 신당이 함께 해야 하는 위기"라며 "위기를 인식하는 사람들은 동의할 것이고, 위기의식을 전제로 하지 않고 있다면 억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 의원은 특히 향후 청와대와 여당과의 관계는 종속적 관계가 아닌 '대등한 협력관계' 또는 '비판적 견인' 관계로 재편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아 향후 청와대와 통합신당의 관계 정립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김원기 주비위원장도 지난 18일 대통령과의 단독오찬을 통해 중요 이슈에 대한 당과의 긴밀한 협의를 대통령에 건의한 바 있어, 어떤 식으로든 당-청 관계의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천 의원은 "과거 집권당은 대체로 청와대나 정부가 결정하면 수용하고 따라가는 것이 집권당이었다"면서 "우리는 그걸 하려고 신당을 만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용어조차도 건의한다는 표현에 나는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이제는 요구해야 한다"고 말해, 당청관계의 근본적 변화를 주도해 갈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아울러 "(청와대의) 반응이 종래 당정관계의 패러다임 사고에 갇혀있는 듯 하다"며 청와대 보좌진의 '닫힌 사고'를 우회적으로 질타하기도 했다.
다음은 천정배 의원의 간담회 일문일답이다.
"최근 보도를 보면 청와대 보좌진들이 억울하다거나 권력투쟁의 관점에서 관측을 하거나 청와대의 반발 그런 기류가 있는 듯하다. 내가 의총에서 발언을 하고 의원 대다수가 만장일치에 가깝게 요구한 것은 청와대 보좌진의 전면 개편이었다. 요구 이유는 권력투쟁이나 당 소외감 때문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근본적으로 대통령 권력이 위기에 처해있다. 두가지 증거가 있다. 하나는 7∼8개월 만에 지지율이 추악을 했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실제로 대통령이 재신임을 요구한 것이 판가름나게 돼 있다. 만약 지면 대통령 권력이 날아가게 돼 있다. 이같은 상황을 탈출하고자 하는 문제의식의 발로이다.
권력을 당에서 가져가겠다는 접근 방법은 절대 아니다. 그런 권력으로 따지자면 내가 청와대 보좌진과 경쟁해서 따내면 되는 것인데, 그렇게 할 하등의 필요가 없다. 그 발언을 하더라도 오해의 소지가 없다는 사람이 나라고 믿고 있다. 여러분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지만. 억울하다고 얘기하는데 이는 위기의식을 전제로 하지 않고 있다면 억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문제가 마치 보도되는 것을 보면, 건의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전면개편을 요구하는데 이런저런 소리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386이라는 용어는 쓰고 싶지 않다. 명확히 참모진이라는 특정 범주를 가지고 보는 것이다.
파병이나 등등의 문제에 관해 당과 협의 없이 불만이 나왔다는데, 과거 집권당은 대체로 청와대나 정부가 결정하면 수용하고 따라 가는게 집권당이었다. 그거 하려고 신당을 만들지 않았다. 대등한 협력관계, 나아가서는 정부를 견인해 갈 수 있는 즉 경우에 따라 비판할 수 있는 비판적 견인, 협력관계를 가져야 한다. 이게 정치개혁의 핵심 중의 하나이다.
용어조차도 건의한다는 표현에 나는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새로운 당정관계를 막 시작하고자 하는 과정이다. (청와대의) 반응이 종래 당정관계의 패러다임 사고에 갇혀있는 듯 하다."
- 대통령께서는 재신임 이후에 개편을 한다고 했다.
"당의 최고의결기구는 의총이다. 만장일치로 모은 것 아닌가. 그렇다고 당이 모두는 아니다. 상대방이 있다. 청와대 사이에 협의가 진행돼야 할 듯 하다. 대통령께서 외교를 위해 밖에 계시니 앞으로 더 건설적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크게 보면 당정내부의 건절적 논의가 진행 중에 있다고 본다."
- 당정의 새로운 관계를 정립할 복안이 있나.
"없기도 하고. 문제 의식은 위기인식에서부터 출발하고 있다. 나보고 자꾸 쇄신만 요구한다고 하는데 나의 정치역정에서 쇄신을 요구한 것에 대해 나는 긍지를 가지고 있다. 훌륭한 결실도 맺었다. 2001년 5월 쇄신요구는 성과가 없었지만 결국 특대위를 통해 민주당이 거듭날 수 있지 않았나."
- 이광재 실장이 사표를 제출했는데.
"위기의식에서 출발을 해야 한다. 2001년 쇄신을 요구했을 때와 정도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정권차원의 위기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 이 실장의 사표가 수리되지 않으면.
"앞으로 두고보자. 시간을 더 두고보자."
- 청와대에 대한 당의 불만이 아니라고 했는데.
"그것은 뭐라고 표현해도 좋은데 취지를 살리는게 중요한 것이지, 배제·소외하니 참여시켜 달라는 식의 내부권력투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 청와대와 신당이 함께 해야 하는 위기이다. 여기서 잘못하면 냉전수구세력에 주도권을 넘겨줄 위기라 생각한다. 태평성대의 권력투쟁과는 다르다. 위기를 인식하는 사람들은 동의할 것이다. 보좌진이 부패에 연루됐다고 믿지도 않는다. 사실이야 밝히면 되는 것이고. 청와대 참모가 이를 억울하다고 항변하는 것은 나의 요구에 대한 동문서답이다. 차원이 다른 것이다. 이런 지경에 올 동안 아무도 청와대에서는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었다."
- 하필 오늘 왜 이같이 주장하는 것인가.
"우리가 요구했던 본래의 취지가 잘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책을 세우고 진영 내에 당정이 이 문제에 관해 인식을 공유하고 공동대처를 해야 할 것이다."
- 진솔하고 강력하게 청와대에 요구할 방법이나 생각이 있나.
"정확히 당에서 전달하고 있다. 당에서 요구하고 하는 것이지 건의가 아니다. 그런 새로운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그게 신당이 가진 장점이다. 이런 체계를 갖춘 것이다."
- 쇄신 이후 거국내각을 주장하는 분도 있다.
"거국내각은 모르겠다. 어떨 때 필요한 건가. 필요성을 못 느낀다. 국민들은 5년 동안 대통령과 우리에게 책임지고 이끌어가라고 했다."
- 쇄신 이후 어떤 식으로 구성돼야 한다고 보나.
"중요한 문제제기이다. 하지만 쇄신하느냐 마느냐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 그러면 대통령은 '누구를 데리고 해야 하느냐'고 물어볼 수 있지 않나.
"미리 다 준비를 한 것은 아니다. 지금 비용을 들여서 해야 할 필요는 없다. 비용은 돈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고. 지금은 위기의식의 공유가 우리가 해야 할 첫 번째이다. 그것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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