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청기 감독은 60대 나이에 비해 훨씬 젊게 사는 모습이 느껴졌다.김상욱
김 감독은 "태권 브이는 내 장자(長子)"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직도 태권 브이를 기억해 주는 팬들이 있다는 게 자신이 젊게 사는 비결이라고 밝혔다. <황금 날개>, <똘이>, <태권 브이>, <우뢰매>, <홍길동> 등 김 감독 영화의 많은 캐릭터 중에서 태권 브이 다음으로 아끼는 캐릭터를 묻자, "흥행에 성공했던 캐릭터들이 나를 기쁘게 한다"면서 "태권 브이와 우뢰매에 애착이 많이 간다"고 말했다.
'똘이 장군' 캐릭터가 감독 본인의 경험과 관계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열 살쯤에 6·25를 겪으면서 인민군, 북한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전쟁 중에 부친이 납북당한 가족사를 털어놓으면서 "어머니가 똘이 장군을 극장에서 보시면서 펑펑 우셨다"고 밝히기도 했다.
태권 브이를 비롯한 자신의 작품들을 요즘에도 자주 찾아보느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태권 브이를 보면서 얼굴이 화끈거림을 느낀다"면서 "작품을 하는 사람들은 아마 누구나 같은 심정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작품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 한계에 대한 김 감독의 진한 아쉬움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