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대표 "비자금 수사 주체 특검도 유의미"

등록 2003.10.29 13:09수정 2003.10.29 16:55
0
원고료로 응원
29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김근태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초청 관훈클럽 간담회가 열렸다.
29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김근태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초청 관훈클럽 간담회가 열렸다.오마이뉴스 권우성

"송영진 응분 책임지도록 하겠다"
강도 높은 징계 시사

김근태 우리당 원내대표는 29일 미8군 카지노장에서 도박행각을 벌인 송영진 우리당 의원의 처리문제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혀, 송 의원에 대한 징계수위가 주목된다.

김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송영진 의원을 출당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당 소속 국회의원이 미군 영내에 들어가서 도박을 했다는 것에 대해 송구스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방식에 대해서는 맡겨주시기 바란다"면서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말해, 강도 높은 징계도 검토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29일 SK 비자금 사건의 처리방향과 관련 "구체적으로 제기되는 문제에 대해 검찰 수사가 끝난 다음에도 숨겨져 있는 정치자금이 있다고 본다"며 특검 수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는 방식도 의미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지난 16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이러한 견해를 드러낸 적은 있으나, 검찰의 SK 비자금 수사가 진행된 이후 특검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관훈클럽 조찬토론회에 참석해 "고백하면 사면·화해하는 것이 아니라, 고백한 것에 대해서 정치자금이든, 축소와 왜곡은 없는지 조사하고 수사해야 한다"며 "조사와 수사의 주체로서 특검이 그 역할을 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특검이 조사한 다음에 그 결과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이냐 결정하는 주체를 특검이 할 것인지, 만델라 모델처럼 진실과 화해 위원회 위원이 결정할 것인지는 검토해야 한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진실과 화해위원회'가 기소면제 여부를 결정했으면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김 대표는 특히 한나라당에도 적용될 수 있느냐는 물음에 "사과하고 고해하고 성사를 할 때는 구체적 진상을 밝히고 사과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전제하며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얘기한 것에 대해 설명해야 하고, 왜 지하 주차장에서 모자를 눌러쓴 채 마피아처럼 옮겨싣는 행위를 했는지 설명해야 하고, 왜 현찰로 받았는지 설명해야 한다. 이것 없이 고해성사를 한다는 것은 기만"이라고 말했다.

또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난 SK 비자금 문제는 절대 사면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못박고 "한나라당이 주장하고 있는 특검 역시 이 시점에서는 말이 안 된다. 검찰 수사를 압박하거나 특검을 거론하는 것은 명백한 수사방해며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덧붙였다.

김근태 대표는 또 노무현 선대위 대선자금 이중장부 의혹을 제기한 김경재 민주당 의원 대해 "노무현 선대본부에서 활동을 했으니까 눈감고 넘어가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책임있는 정치인이라면, 부당한 단서와 근거를 가지고 있다면, 비방하고 비난할 것이 아니라 마땅히 검찰에 고발해서 국민의 혼선과 혼란을 정리하고 투명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선잔여금 중간감사를 발표한 민주당 지도부에 대해서도 그 단서를 검찰에 고발하고 결과에 책임을 질 것을 요구했다.

한편, 김 대표는 재신임 국민투표를 겁쟁이 경기를 의미하는 '치킨게임'에 비유하면서 "노 대통령이나 한나라당, 민주당, 우리당 모두 후퇴할 수가 없다. 이대로 가면 곤란하다"고 곤혹스러워하며 "언론이나 시민사회가 이 교착상황을 타개하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


김 대표는 또 재신임 정국을 초래한 노무현 대통령의 도덕적 결벽증을 경계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노 대통령을 포함해 마찬가지이지만 나도 도덕적 자부심을 중시하는 사람 중 하나"라며 "하지만 경계해야 할 것은 도덕적 자부심을 경계할 것이 아니라 그것이 오만함으로 전환되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 토론을 개방적으로 하고 타협하고 결단하는 길을 막아놓는다면 이것은 문제"라고 노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도덕성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주관적으로 갇히지 않으려면 끊임없는 여론의 비판과 지적이 필요하다, 그래서 언론의 자유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다음은 김근태 대표와 관훈클럽 회원들간의 일문일답이다.

- 새세력은 도덕적으로 완벽해야 한다고 내세우고 있지 않나. 현재 흙탕전이 계속되는데 어떻게 방어하고 설명할 것인가. 고해성사의 본질이 뭐냐, 겨 묻은 것과 똥 묻은 것이 어떻게 다르냐.
"정치 지도자가 책임을 지고 사과를 해야 할 때 사과하는 것은 중요하고 필요하다. 그래야 국민의 통합이 이뤄진다. 사과하고 고해하고 성사를 할 때는 구체적 진상을 밝히고 사과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진상을 밝히지 않고 사과하는 것은 마지못해 하는 것이므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 소개하자면 한푼도 받지 않았다 이렇게 얘기한 것에 대해 설명해야 하고, 왜 지하주차장에서 모자를 눌러쓴 채 마피아처럼 옮겨싣는 행위를 했는지 설명해야 한다. 왜 현찰로 받았는지 설명해야 한다. 이것 없이 고해성사를 한다는 것은 기만이다. 더군다나 국민 앞에 이렇게 오만해서는 안 된다.

두 번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델라 모델을 채용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검찰이 수사하는 것을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국가의 공권력을 와해시키는 것이므로 검찰 수사에 대해서 그렇지 않고. 겨묻은 개와 똥묻은 개에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하늘 높은데서 보면 모두가 다같은 똥개일지는 모르지만 겨와 똥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다만 주관적으로 주장해서는 해결이 안 되기 때문에 제도적 검증이 필요하다. 그 차이를 객관화하는 것이 민주주의 근본원리인 상대주의라고 생각한다. 노 대통령을 포함해 마찬가지이지만 나도 도덕적 자부심을 대단히 중시하는 사람중의 하나이다.

경계해야 할 것은 도덕적 자부심을 경계할 것이 아니라 그것이 오만함으로 전환되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 토론을 개방적으로 하고 타협하고 결단하는 길을 막아놓는다면 이것은 문제라고 본다. 그러나 도덕적 자부심 없이 시민사회 리더십이 될 수는 없다고 보고, 더군다나 시민사회의 갈등과 쟁점을 타협하고 안내해야 하는 정치리더십에서의 도덕성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주관적으로 갇히지 않으려면 끊임없는 여론의 비판과 지적이 필요하고 그러므로 언론의 자유가 중요하다."

-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겨와 똥이 같다는 논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 기드권 세력이 놓쳤는데 새 세력은 도덕성에 기초해서 새 한국을 건설하겠다고 천명한 마당에, 우리는 덜 먹었다, 우리는 낫다는 논리로는 국민을 설득할 수 없다고 본다. 대답을 너무 정치적으로 하는 것 같다.
"해방된 이후에 일본 제국주의 안에서 친일하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느냐에 대해 나는 단호히 반대한다. 친일한 사람보다 독립운동한 사람이 나은 것이고, 독립운동 하다가 중간에 탄압 때문에 중단했더라도 독립운동한 것이 나은 것처럼 명백하게 겨 묻은 개가 똥 묻은 개보다 낫다. 똥은 냄새도 나고. 가까이 하기에는 멀다. 이 차이를 구별하는 것이야 말고 나는 분별력이라고 생각한다. 한꺼번에 획기적으로 나아질 수는 없다. 점차적이고 단계적으로 보다 나은 쪽으로 가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 원칙이 돼야 한다."

- 한나라당은 불법자금모금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데, 열린우리당이나 노무현 후보도 불법선거자금 모금 사용이 있었다는 것을 시인하는 것인지 분명히 해 달라. 한나라당은 검찰 수사에 의해 밝혀지고 있는데 민주당 부분도 검찰 수사로 밝히는 것이 좋은 것이지, 아니면 고해성사를 하고 사면 절차를 밟을 것인지. 특검을 해야 하는지 명료하게 해 달라.
"오늘 화제가 겨 묻은 개와 똥 묻은 개인 것 같다. 열린우리당의 대선 자금 불투명성을 인정하는 것이냐, 그런 것은 아니다. 한나라당 대선 자금은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완강하게 부인하고 지난 민주당 시절에 대선자금을 고백하자, 검증을 하자는 제안에 대해서 당시 한나라당 지도부는 선관위에 신고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것이 그렇지 않다는 것이 드러났다. 검찰이 스스로의 단서를 통해서 진실의 동굴을 발견한 것이다. 이를 바꿀 수 없는 것이다. 나는 민주당이 작년도에 노무현 선대본부가 이중장부를 갖고 있고, 영수증 처리를 모호하게 했다, 그것을 최고위에 보고하고 밝히겠다는 것을 언론을 통해 봤다. 민주당 지도부에 제안한다. 그 단서를 검찰에 고발하라.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질 것을 요청한다.

만델라 모델에 대해 여기저기서 얘기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제기되는 문제에 대해 검찰 수사가 끝난 다음에도 숨겨져 있는 정치자금이 있다고 본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총선으로 간다면 총선 이후 만인에 대한 만인에 대한 투쟁, 굴복하지 않는 사회를 극복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이후 만델라 모델을 제안한다. 그에 기초해 돈 안 드는, 2004년에 '오! 대한민국'으로 발돋움하기를 바란다.

고백하면 사면하는 것이 아니라, 고백하면, 정치자금이든, 축소와 왜곡은 없는지 조사하고 수사해야 한다. 조사와 수사에서 특검이 그 역할을 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본다. 특검이 조사한 다음에 결과에 대해 결정하는 주체를 특검이 할 것인지, 만델라 모델처럼 진실과 화해 위원회 위원이 결정하게 할 것인지는 검토해야 한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2. 2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3. 3 남편 술주정도 견뎠는데, 집 물려줄 거라 믿었던 시댁의 배신 남편 술주정도 견뎠는데, 집 물려줄 거라 믿었던 시댁의 배신
  4. 4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5. 5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