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기분으로 즐긴 ‘장 담그기 체험’

등록 2003.10.31 19:09수정 2003.10.31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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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7일(금) 오전 11시경 아산시 음봉면 소동1리에 소재한 연흥농원. 여러 무리의 젊은 주부들이 웃음꽃을 피우며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가 하면, 얼굴에 미소를 잔뜩 머금은 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구수한 장 냄새와 맛깔스러운 음식 냄새가 뒤덮여 군침을 자아내는 이곳은 아산시 주최로 열린 건전가정가꾸기를 위한 어머니 교양강좌 프로그램 중 하나인 ‘전통 장 담그기 체험’ 행사장.

주관은 아산시여성단체협의회(회장 신인자)가 맡았다. 행사목적은 젊은 주부를 대상으로 대자연 속에서 전통 장 담그기 체험행사를 통해 우리 먹거리에 대한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교육 이수 후 자원봉사 등 지속적인 사회참여 활동을 유도하고 도·농간 교류 활성화를 꾀하기 위함이다.

이날 행사에는 장 담그기 체험을 해볼 기회가 없었던 30대가 주류를 이루는 젊은 층의 주부들만 초대됐으며, 50여명이 쉽지 않은 기회를 경험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주부들의 분위기는 학생시절 소풍을 갔을 때의 그 표정이다. 즐겁고, 재밌고, 신나고….

김성희씨.
김성희씨.박성규
“재밌어요. 음식도 맛있고…. 어렸을 때 엄마가 만드시던 모습이 떠올라요. 그 이후로 성인이 돼서는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없었는데 소중한 기회가 됐어요.”


다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이리저리 행사장 구석구석을 누비며 즐거움을 한껏 누리는 주부들 가운데 한 자리를 꿰차고 고개만 이리저리 돌리고 있는 김성희씨(38·신창면 남성리).

직장인인 김씨는 다리 부상으로 현재 휴직 중이다. 깁스를 한 채 활동에 지장을 느끼며 지루한 날을 보내고 있던 김씨는 우연한 기회에 친하게 지내던 시청 사회복지사 김진회씨의 초청으로 아파트 이웃들과 이곳을 찾게 됐다.


“강사님이 참 재밌게 설명하며 알려주셔서 쉽게 이해할 수 있었어요. 고추장, 된장, 청국장 등 여러 음식을 만드는 법에 대해 배웠어요. 요즘 시대가 전통음식을 만드는 사람이 많지 않아 이런 기회가 거의 없잖아요. 저에게는 소중한 기회가 됐어요. 게다가 여러 사람이 모여 만드니 더 재밌네요.”

한참을 음식 만드는 법과 수다로 재미를 더하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다 됐다.

식탁 위에는 된장과 풋고추, 된장찌개 등 자신들이 직접 만든 여러 음식들이 맛깔스러운 모습과 구수한 냄새를 풍기며 정렬해 있었다.

각자 가정에서 ‘요즘 입맛이 없다’고 식욕부진을 호소하던 사람들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입안에 쉴 틈을 주지 않고 음식을 채운다.

배운 음식을 남편과 두 아들에게도 해주고 싶다는 김씨는 11월에 있을 김장담그기 행사에도 꼭 참석하고 싶다고 목소리에 힘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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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서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뉴스를 다루는 분야는 정치, 행정, 사회, 문화 등이다.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다른 분야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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