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 외달도 관광지 개발 타당성 논란

접근성, 경제성 등 회의적 시각 많아...목포시는 예정대로 추진

등록 2003.11.06 12:23수정 2003.11.0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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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목포시가 관내 소규모 섬인 외달도를 관광지로 개발하겠다고 하자 시의회를 비롯한 지역 일각에서는 타당성 문제를 제기하는 등 재검토 여론이 일고 있다.

이번에 목포시가 관광지로 개발하겠다고 한 외달도는 목포시 충무동에 속하는, 목포항에서 약 6㎞ 떨어진 섬으로, 총 면적 14만 평에 30여 가구의 주민이 살고 있다.

a 항공 촬영한 목포시 충무동 외달도

항공 촬영한 목포시 충무동 외달도 ⓒ 목포시

목포시는 오는 2012년까지 민간 자본 108억 원을 포함, 총 사업비 194억 원을 투입, 콘도와 해수 온천 등 각종 위락 시설과 편의 시설을 갖춘 체류형 해양 관광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시는 올해 유료 낚시터를 개장한데 이어 해수풀장 건설 공사를 착수한 상태다. 또 지난 10월에는 이 섬을 유원지로 지정받기 위해 전남도 도시계획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해 놓고 있다.

다도해인 신안군이 시작되는 해상에 위치한 외달도는 전까지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섬이었지만 민선3기 전태홍 시장이 취임하면서 관광지로 개발한다고 하자 지역 언론으로부터 집중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목포시가 관내 6개 섬 가운데 외달도를 관광지 개발로 택한 이유는 비교적 작은 섬이어서 개발이 수월하고 다도해로 통하는 길목에 위치해 경관이 좋다는 판단 때문이다.

유도선 운항 계획도 물거품

그러나 목포시는 사업 초기 단계인 올 초부터 유관 기관과 마찰을 빚기 시작했다. 외달도는 매일 목포항에서 정기 여객선이 4차례 운항하고 있다. 다른 4개 섬을 거치기 때문에 목포항에서 뱃길로 약 40여 분 걸린다.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기로 한 목포시는 올 1월 8일자로 목포지방해양수산청에 공문을 보내 목포항에서 외달도 간 유도선을 투입해 달라고 요청했다. 기존 여객선의 경우 다른 섬을 경유하기 때문에 뱃시간이 길어 관광객 유치에 장애가 된다는 게 목포시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현행 해운법에서 유도선은 정기 여객선으로 분류돼 있지 않다. 해운법에는 13명 이상 승선할 수 있는 선박을 여객선으로 규정하고 있고 정기 항로 면허를 받아 운항하게 돼 있다. 따라서 유도선으로는 정기적으로 승객을 나르는 여객선 업무를 할 수 없는 것이다.


a 신안 다도해 쪽에서 본 외달도 모습

신안 다도해 쪽에서 본 외달도 모습 ⓒ 정거배

목포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목포시가 외달도와 직항로를 개설, 운항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쾌속선을 투입해 달라는 것이었는데 현행법상 그리고 경제성 면에서 검토할 가치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고 밝혔다. 결국 목포시가 해운법 등 관련법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관계 당국에 엉뚱한 요구를 한 셈이다.

목포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목포항에서 외달도 간 정기 여객선의 승선율도 1회 운항 평균 10여 명으로, 200여 명이 탈 수 있는 선박이 1년 중 피서철 한 달을 제외하고는 거의 빈 배로 다니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여객선사에는 몇 년 전까지 하루 7회 운항하다가 지금은 4회로 축소했다.

예비선 운항, 승객없어 사흘만에 중단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포시는 올 여름 휴가철 외달도에 관광객을 유치한다며 한시적으로 목포에서 외달도간 직항로 개설을 목포지방해양수산청에 요구했다. 그러자 목포지방해양수산청은 정기 여객선 외에 지난 7월 28일부터 예비 선박을 투입해 하루 4차례 운항했다. 하지만 단 한사람의 관광객도 타지 않아 3일만에 선박 운항을 중단시키는 해프닝까지 발생했다.

지난 8월 목포시가 외달도 해수욕장 이용객 현황 보도자료를 발표하면서 또다시 논란이 불거졌다. 시는 외달도 해수욕장 개장 한 달 동안 관광객 2만3000여 명이 다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역 언론에서는 해당 여객선사에 확인해 본 결과 이 기간 동안 외달도 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은 시 당국이 발표한 수치에 비해 50%에 못미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시가 개발 당위성을 내세우기 위해 억지로 이용객 현황을 부풀렸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었다.

인근에 다도해 위치, 경쟁력 뒤져

목포시의회에서도 외달도 개발에 대해 문제가 제기됐다. 11월 5일 목포시의회 김탁 의원은 시정 질문을 통해 "외달도 개발은 민선3기 최대 치적이 될 것인지 아니면 최대 실패 사례가 될지 걱정이 앞선다"며 접근성과 주변 관광 시장 여건 분석 등 경제적 타당성을 먼저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목포시는 "입지 여건 등 관광 수요를 예측했을 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비슷한 관광지를 답사했다"며 외달도를 당초 계획대로 개발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하지만 목포시가 추진 중인 외달도 관광 개발의 가장 큰 문제는 '접근성'으로 지적되고 있다. 목포항에서 차량도 아닌, 상대적으로 불편한 뱃길을 40분 동안이나 이용해 작은 섬 외달도를 찾겠느냐는 것이다. 더구나 목포와 바로 인접한 신안군 압해도의 경우 오는 2005년 상반기에는 연륙교 완공으로 육지와 연결된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압해도는 신안 다도해의 관문으로 다리만 연결되면 섬지역으로 향하는 요충지뿐 아니라 세발 낙지 등 각종 수산물과 포도와 배 등 농작물이 풍부해 관광지 개발의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 특히 신안군은 압해도 연륙 공사가 완료되면 이곳을 테마 파크 관광지로 개발하고 목포 시내에 있는 군청사도 이전할 계획이다.

민간 자본 유치 불투명

이런 사실을 감안했을 때 14만 평에 불과한 작은 섬 목포 외달도는 관광객을 유치하는 기본 조건인 접근성 면에서도 인근 압해도와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지적이다.

민간 자본 유치 역시 마찬가지다. 목포시는 외달도를 관광지로 개발하는 데 드는 예산 194억 원 가운데 108억 원은 민간 자본을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민간 기업이 경제성이나 타당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없이 시 계획대로 이곳에 호텔 등 위락 시설을 짓는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역 대학의 김모 교수는 "관광지 개발은 관광 수요 예측 등 치밀한 조사와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손익을 면밀하게 따지는 민간 기업이 여건 분석 없이 투자하겠느냐"며 목포시 구상에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또 외달도가 인근에 위치한 신안군의 섬에 비해 자연 경관이 빼어난 비경이 있는 것도 아닌 평범한 수준이어서 관광 자원으로서 큰 가치를 부여하는 데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목포시는 전라남도가 유원지 시설로 정식 결정하게 되면 여행업 종사자와 전문가들의 자문을 얻어 효율적인 계획을 세워 민간 자본 유치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민선3기 지나면 백지화 우려

목포시가 지역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사업의 타당성 지적에도 불구하고 강행 의지를 표명하자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목포시의회 L 의원은 "시 당국이 면밀한 검토도 없이 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해 조용한 섬 마을이 부동산 투기 지역으로 둔갑했다"고 비난하며 사업이 재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목포 지역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사업을 졸속으로 추진하게 되면 결국 예산과 행정력 낭비만 초래할 것"이라며 "2년 후 민선3기 시장 임기가 끝나면 사업 자체가 백지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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