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거배
금년 목포시정을 결산하는 정례회를 앞두고 실시한 연수였지만 시의원 22명 가운데 12명만 참석해 반쪽 연수에 그쳤다는 의회 안팎의 비판이 일게 된 것.
일부 지역신문에서는 ‘목포시의회 내분심화‘ ‘시의회 어쩌다 이 지경까지‘ 등 제목으로 연수 불참사태의 원인은 의회 내에 심각한 내분 때문이라고 보도하기까지 했다.
"연수 가서 배울게 있나"
이번 연수에 불참한 초선의원 정수관 의원은 “얼마 전 유럽연수 갔다 왔는데 또 가면 먹고 사는 생업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나. 연수가서 배울 것이 있느냐?”며 자신의 불참사실을 변명하는데 급급했다.
정 의원은 이어 “봉사만 해서 먹고 살 수는 없다. 아무것도 아닌 일로 언론에서 의원들간 갈등만 부추긴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사전에 전체 의원들간 의견 교환을 통해 연수일정을 조정했어야 했다”며 의회 집행부에 대해 불만도 덧붙였다.
불참한 또 다른 초선의원 전금숙 의원은 “꼭 가야 한다는 게 지방자치법에 있으냐”고 반문하고 “이미 알고 있는 내용에 대해 다시 강의를 들을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번 의회에서 외부 정책자문위원을 위촉할 때 자신이 추천한 사람이 안돼 소외감도 느꼈다”며 시의회 의장단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까지 털어놨다.
"연수 참석 법에 없다"
또 백상훈 의원은 “개인사정도 있었지만 행정을 견제하고 감시해야 되는데도 그렇지 못하는 등 의원상호간 단합문제를 포함, 의회분위기가 그렇지 못해서 불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강원암, 김훈 의원은 “병원 치료와 집안 일” 때문에 연수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통상 지방의회가 임시회를 비롯한 회기 또는 의원연수 등 의회운영에 관한 일정은 해당 의회 의원들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한다.
불참한 의원들의 주장에 대해 목포시의회 운영위원회 간사인 황정호 의원은 “이번 하반기 연수는 한달 전에 공고하고 의원들에게 통지했다”며 “부득이한 사정으로 불참한 2-3명의 의원 외에는 자신들이 주장할 명분이 없다”고 일축했다.
지방의회가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여론의 질타를 받아온 그동안 과정을 감안한다면, 의원들 입장에서 이번 연수는 의정활동 전반에 관해 공부하고 연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는 게 의회 안팎의 지배적인 여론이다.
참가자들 "내실있는 연수였다"
김대중 목포시의회 의장은 “종전과는 달리 이번 연수는 지역대학 교수들을 강사로 초청, 지역의 미래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등 어느 연수 때보다 알차고 내실있게 기획했다”며 많은 의원들이 불참한 것에 아쉬움을 표명했다. 시의원들의 연수 불참사태를 놓고 의회 안팎에서는 “이번 연수에 대부분 의정활동에 불성실했던 의원들이 불참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목포시의회 모 의원은 “과거에는 제주도나 설악산 등 관광지로 연수 장소를 택해 형식적으로 서울에서 강사 초청, 강연을 들은 뒤 밤에는 놀고 마시는 게 고작이었다”고 실토하고 “그런데 이번에는 지역현안과 비전에 대해 지역대학 교수들과 밤늦게까지 토론하는 등 비교적 알차고 내실있게 진행됐다”고 말했다.
불참의원들 유럽외유는 다녀와
시의원들의 불참사태에 대해 목포시 부흥동 김모(39)씨는 “의원연수도 중요한 의정활동의 하나”라고 지적하고 “지역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의원들이 의정활동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 하는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의정활동에 도움을 되는 자체연수는 외면하고 예산낭비 지적을 받아온 해외연수에만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목포시의원 11명은 비판여론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월초 9박10일 일정으로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5개국 해외연수를 1인당 300만원대 예산을 투자해 다녀오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하반기 국내 자체연수에 불참한 목포시의원 10명 중에 8명이 지난달 있었던 유럽외유에는 참가한 것으로 드러나 대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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