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유역에 남긴 인류의 흔적들

목포대 박물관, 의미있는 구석기 유물 특별전

등록 2003.11.20 00:23수정 2003.11.2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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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들녘을 적시며 서남해로 흘러드는 영산강. 남도민들의 젖줄인 강 유역에는 지금으로부터 10만 년 전부터 사람들이 살았다고 한다. 인류의 문화유적 가운데 세월의 풍화를 잘도 견뎌내는 것이 바로 돌로 만들었던 석기라고 한다.

수십만 년 전에 인류가 사용했던 도구 가운데 석기는 썩지 않기 때문에 동서를 막론하고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남아 있는 문화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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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거배

전남 목포대학교 박물관(관장 조경석)은 11월 19일부터‘영산강 유역에 남겨진 인류의 첫 파편들’이라는 주제로 구석기 유물 특별전을 열고 있다.

10만 년 전부터 강 유역에 정착

1년 동안 계속될 이번 전시회에서는 영산강 유역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주제에 맞게 시대별로 정리했다고 박물관측은 밝혔다. 또 유물에 대한 설명도 곁들이는 한편 관람객들이 조각난 석기를 직접 맞추어 보는 퍼즐게임 등 구석기시대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목포대 이종헌 교수(고고학)는 “단순하게 생각 없이 출토된 유물들만 전시하는 차원을 넘어 선사시대 교육장으로서 누구나 올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돌만 갖고 전시회를 갖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며 "전시의 목표를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소리와 체험 등 생동감 넘치게 기획했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이 직접 전시물 복원


특히 복원된 전시물 대부분은 목포대 학생들이 직접 복원했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a 영산강 유역에서 출토된 구석기 인류가 사용했던 주먹도끼

영산강 유역에서 출토된 구석기 인류가 사용했던 주먹도끼 ⓒ 정거배

목포대 박물관 2층에 마련된 전시실에는 인근 나주시 촌곡리 유적과 함평군 장년리 등에서 출토된 돌날석기와 주먹도끼 등 그들이 남겨놓은 흔적들을 확인 할 수 있게 한다.


이종헌 교수는 또 “출토된 영산강 유역의 구석기 문화는 최초 인류 아프리카 기원론보다는 다지역 기원론이 동북아시아 현생 인류와 그 문화를 설명하는데 더 적합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고고학계에서는 초기 인류가 등장한 곳은 아프리카지역으로, 호모 에르가스터는 긴 여정을 통해 지금으로부터 100만 년 전을 전후해 아시아에 도달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 이후 호모에렉투스는 40만 년에서 45만 년 사이, 다시 대장정에 나서 넓은 지역에 분포하게 됐고, 각 지역별 기후나 환경에 적응하게 됐다는 가설이다.

a 목포대 박물관 구석기 유물 특별전은 앞으로 1년 동안 계속된다

목포대 박물관 구석기 유물 특별전은 앞으로 1년 동안 계속된다 ⓒ 정거배

다지역 기원론 대중화 계기

10만 년 전 구석기 시대 영산강 유역에 살기 시작했던 사람들은 도구가 크고 단순해 사용하기에는 불편했지만 강에 산재한 자갈을 석기로 만들어 썼다는 것이다. 지역 고고학계에서는 그들이 흔적으로 남긴 문화유산이 당시 영산강 유역 자연환경에 적응했다는 지역적 산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목포대학교 박물관은 지난 97년부터 영산강 유역의 유물 발굴작업을 시작해, 나주와 영암, 무안일대에서 다량의 구석기 시대 유적과 유물을 발견해 고고학계에 주목을 받았다.

특히 지난 2001년 목포대학교 박물관에서 발굴한 나주시 금천면 촌곡리 유적과 신가리 당가유적은 인류기원 이론을 새로운 시각에서 연구할 수 있는 학술적인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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