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민주당 의원이 20일 과거사진상규명 특위 공청회에서 김완섭씨에게 "생각이 바뀐 계기가 뭐냐"고 질문을 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성규
이어진 토론 순서에서는 김씨의 친일파 옹호론을 현장에서 청취한 과거사진상규명 특위위원들과 방청객들이 분노와 울분을 감추지 못해 격한 표현을 쏟아내는 소동이 벌어졌다. 방청석에서는 간간이 "저 사람이 한국사람이 맞느냐", "미친×"이라는 거친 발언이 터져 나오기도 했으며, 일부 국회의원들은 김씨를 "파렴치한", "역적"이라고 평가하며 김씨의 친일옹호 역사관을 강하게 질타했다.
서상섭 한나라당 의원은 김완섭씨의 반일 세뇌교육 주장과 관련 "황당한 얘기를 하고 있는데 그러면 여기에 있는 국회의원들이 세뇌교육을 받아서 이 법을 만든다는 것이냐"고 따지며 "일본에서 어떤 책을 읽었는지 모르겠지만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가지고 말하는 것이 바로 역적행위"라고 꼬집었다.
서 의원은 또 "맥아더의 아버지가 일본에서 공무원 생활을 해 맥아더는 미국 내에서 대표적 지일파로 분류됐고 일본 중심으로 사고했다"며 "이러함에도 어떻게 일본에서 미국의 정책에 따라 자학사관에 입각한 철저한 세뇌교육이 실시됐다고 주장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서 의원이 "이완용이 애국자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당시 있었겠지만 지금 그를 누가 좋아하느냐"면서 "김씨는 이완용을 어떻게 보느냐"고 질문하자, 김씨는 "이완용을 애국자라고 본다"고 말해, 잠시 장내가 술렁거리기도 했다.
일부 토론자 "궤변 계속되는데 앉아있을 이유 없다" 퇴장
송광호 한나라당 의원은 "토론할 수 있는 여건이 봉쇄당하고 있고 역사가 왜곡됐다고 주장하는데 혹시 강점기 피해 현장을 답사라도 하고 고증을 거치기는 했느냐"고 김씨에게 되물었다. 그러나 김씨는 특별한 대답은 하지 않았다.
이낙연 민주당 의원은 짤막하게 "어떤 계기로 그같은 생각을 가지게 됐느냐"고 물었고, 김씨가 "2001년 일본 역사교과서 파동 때 우리나라가 너무 지나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 생각을 바꾸게 됐다"고 답변하자 "그같은 생각을 가진 지 2∼3년밖에 안 됐다는 말이군요"라고 말해, 김씨 역사인식이 가지는 시간적 한계를 역으로 폭로하기도 했다.
회의 도중에는 패널로 참석한 일부 전문가가 자리를 박차고 회의장을 나가는 파행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씨와 함께 공술인 자격으로 참석한 김익한 명지대 기록관리학과 교수는 "지금처럼 (김완섭씨의) 궤변과 국회의원들의 얘기가 계속된다면 내가 이 자리에 앉아있을 이유가 없다"고 불만을 터뜨린 뒤 회의장을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