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투표결과조선일보
내친 김에 한국 보수언론의 대표격인 <조선일보>를 살펴보자. 지난 11월 13일에서 20일까지 진행되었던 1000자 토론에서 8044명이 이라크 파병안에 대한 투표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파병해야 한다는 입장이 6127명으로 76.17%, 파병하지 말아야한다는 입장이 1807명으로 22.46%, 모르겠다는 의견이 110명으로 1.37%의 분포를 보여준다. <중앙일보>의 투표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결국 <오마이뉴스> 독자들 대부분은 이라크 추가 파병에 대해서 반대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반면, <중앙>과 <조선>의 독자들 대부분은 이라크 추가 파병에 대해서 찬성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여기에서 우리는 언론과 독자들간의 상호연계성을 읽을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언론은 영리를 추구하는 회사이므로, 신문을 소비해 주는 구독자와 광고주들의 입장을 반영해야 한다. <중앙일보>와 <조선일보>는 보수적 색채의 기사들을 받아들인 사람들이 주 독자층을 구성하게 되고, 따라서 이러한 신문들을 구독하는 소비자들은 결국 보수적 성향을 지닌 사람들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서 이 신문들은 보수적 성향을 지닌 사람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그들의 입장을 반영해야 하고, 그들의 입장에 손을 들어주어야 그들이 계속해서 그 신문을 소비해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앙일보>와 <조선일보>의 보수적 성향은 언론사 자체문제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그 신문을 소비하는 소비자들에 의해서 더욱 고착화되는 경향을 낳게 된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점은 <오마이뉴스>에도 시사해 주는 바가 많다. 현재 <오마이뉴스>의 중심구독층은 진보적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라크 파병에 대해서 미국과의 관련성에서 벗어나 철저하게 독자성을 지켜가기를 원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라크 파병에 대해서 찬성하는 사람들이 22.51%의 분포를 보이고 있지만, 대부분의 독자들은 반대쪽에 서 있다.
이것은 <오마이뉴스>가 이라크 파병에 대한 뉴스를 다루는 방식에서도 상당부분 예견되었던 것이다. 물론 찬·반 논의자체는 가능한 공정성을 띠는 편집부의 입장이 드러나고 있지만, 시민기자들에 의한 주장이나 입장들은 주로 이라크 파병에 대한 부정적 견해들이 대부분이다.
언론은 독자들을 만들어내지만, 이후로부터는 그러한 독자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른바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보수언론들은 오랜 기간동안 보수적 독자층을 양산해 왔지만, 지금은 그들에게 구속되어 자신만의 색을 낼 수 없게 되었다. 이들이 한국의 여론을 대표한다고 볼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의 보수적 성향들에 의해 신문이 만들어지면서 결국은 그들의 성향을 대표하는 신문으로 전락한 것이다. 보수적 성향의 독자들로부터 언론이 자유롭지 못한 대표적 사례라고 하겠다.
그렇다면 <오마이뉴스>는 어떠한가? 소위 한국을 대표한다고 자부하는 언론들의 강한 보수적 성향으로 인해, 진보를 지향하는 언론의 중요성은 무엇보다 크다. 하지만 말 그대로 '사실을 보도'하는 신문이 되려면, 늘 새로운 고민과 마주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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