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봉선이선희
첫 눈이 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첫 눈이 내린 날 혹시 손톱에 물들인 봉숭아(봉선화)의 붉은 빛이 남아있었는지요? 어린 시절 봉숭아꽃과 이파리를 빻아서 백반이나 괭이밥 이파리를 섞어 손톱에 물을 들였습니다. 누나들이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일 때면 막내였던 나도 함께 새끼손가락에 봉숭아 물을 들이곤 했습니다.
"봉숭아물이든 손톱이 첫 눈 올 때까지 남아 있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데."
"정말?"
봉숭아물을 들이며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랑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누님들의 마음, 그 누님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형님은 누굴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만, 누님들의 사랑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짝사랑하는 소녀와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것이 나에겐 더 큰 소망이었을 것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꽃, 봉선화과에 속하는 물봉선과 위의 이야기의 소재가 된 봉선화입니다. 같은 봉선화니까 함께 묶어서 소개를 해드려도 될 것 같아서 함께 엮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