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과 정치행보 같이 하겠다"
아수라장 된 '탈당-사퇴' 기자회견

김 경남도지사 15일 한나라당 탈당-도지사 사퇴 선언

등록 2003.12.14 12:08수정 2003.12.2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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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신 대체 : 15일 낮 12시]

"노 대통령과 정치행보 같이 하겠다" 한나라당 탈당·지사직 사퇴 선언


사퇴-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김혁규 경남도지사
사퇴-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김혁규 경남도지사경남도청 최종수
김혁규 경남지사가 15일 오전 도지사직 사퇴·한나라당 탈당을 밝히며 "노무현 대통령과 정치적 행보를 같이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사랑하고 존경하는 경남도민께 드리는 글'이라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지사는 "국정책임자인 대통령을 도와 우리 국가와 민족이 나아갈 방향을 바로 정립하는데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야겠다고 결심했다"면서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이 성공하지 못하고 불행하게 되면 그 결과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되는 것"이라 밝혔다.

또 김 지사는 "성공한 대통령을 만들어내는 것이야말로 바로 국가를 발전시키고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길이라고 확신한다"면서 "이 순간부터 어떤 직책에도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정치문화 창출에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국가발전이라는 대의 앞에 정파를 초월해 서로 협력하고 힘을 모아나가는 큰 정치를 펼쳐야 하는 시대"라 말했다. 김 지사는 "10년간 도민 여러분께서 저에게 베풀어주신 사랑이 너무 컸기에 자칫 저의 결정이 도민 여러분의 믿음에 상처를 주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지난 7월 외자유치 관계로 청와대를 방문했을 때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도와달라'는 제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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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문 전문] "노무현 대통령과 정치적 행보를 같이하겠다"

김두관 전 장관 등 열린우리당 관계자 대거 참석

김 지사의 기자회견장에는 열린우리당 경남도지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을 비롯해, 공민배 전 창원시장과 허진수 도지부 사무처장 등이 함께 했다.


향후 김 지사와 정치 행보를 함께 하기로 한 김병로 진해시장과 강석정 전 합천군수, 정구용 전 하동군수 등도 자리를 같이 했다. 김 지사는 권순영 전 산청군수도 참석은 하지 않았지만 뜻을 같이 하기로 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기 전 도지사 접견실에 모여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15일 YS 방문과 열린우리당 입당 여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 지사는 "YS는 한나라당 탈당을 극구 만류했다"면서 "언제 탈당할거냐고 묻길래 내일(15일) 한다고 하면 더 기분 나빠하실 것 같아 내일이나 모레 할 예정이라 대답했다"고 전했다. 김 지사는 15일 청와대을 방문한 사실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나라당 30여명 피켓 들고 몰려와... 난장판 된 기자회견장

▲ 이날 기자회견은 한나라당 당원 30여명이 몰려와 파행을 겪였다. 한나라당 당원들이 '배신자 김혁규'라 쓴 종이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오마이뉴스 윤성효

이날 기자회견장은 한나라당 당원 30여명이 몰려와 파행을 겪어야 했다.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전 도지사 접견실에 찾아온 권영상 변호사는 김두관 전 장관을 향해 삿대질을 하면서 "김두관 너, 그런 식으로 하면 안된다!"라며 고함을 지렀다. 그러자 옆에 있던 열린우리당 관계자들이 "뭐냐, 어딘데 여기 와서 행패냐"라고 맞받아쳤다.

권 변호사는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으로 창원갑선거구에 출마할 예정이다. 권 변호사는 열린우리당 관계자들에 떠밀려 접견실에서 밀려났다.

기자회견장도 난장판이 됐다. 기자회견문 낭독 후 기자들과 일문일답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한나라당 당원 30여명이 기자회견장을 밀치고 들어와 고함을 질렀다. 이들은 "배신자 김혁규" "김혁규는 사과하라"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있었다.

열린우리당 당원들이 피켓을 빼앗으면서 맞섰고 양측간 몸싸움이 벌어졌다. 양측은 서로 삿대질을 하면서 욕설이 난무했다. 김 지사는 장소를 도지사 접견실로 옮겨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김혁규 지사 왼쪽으로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이 보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열린우리당 경남도지부 관계자가 대거 참석했다.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김혁규 지사 왼쪽으로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이 보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열린우리당 경남도지부 관계자가 대거 참석했다.오마이뉴스 윤성효

일문일답 "정치개혁 일조하고 싶다"

- 어제(14일) 노 대통령을 만났는가.
"안 만났다. 김영삼 전 대통령만 방문하고 내려왔다."

- YS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나.
"YS맨 아니냐. 의논을 드리는 게 예의였다. 매우 강하게 한나라당 탈당을 반대했다. 김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싫으면 탈당만 하고 지사직은 유지하기를 바랐다. 한나라당이 싫고를 떠나서 정치개혁에 일조하고 싶다."

- 도지사 보궐선거에 따른 사회적 비용과 현안 문제도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여러 역점사업을 추진해 왔는데 대부분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내년 예산도 통과되었고, 지사 권한대행에 의해 잘 추진되리라 본다. 바깥에서 국제자동차경주대회 등의 성공을 위해 도울 것이다."

- 한나라당 당원들의 '배신자'라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한나라당에 몸담아 왔는데 서운해 할 것이다. 한나라당도 국정의 일부를 맡아 책임이 있다. 앞으로 서운한 감정을 씻도록 노력하겠다."

- 한나라당 의원의 추가 탈당 가능성은?
"고민을 많이 했다. 정보가 나가면 결심을 굳히는데 어렵기 때문에 논의를 하지 않았다. 지금 추가 탈당은 없는 것으로 안다."

- 며칠 사이 한나라당 중앙당 차원에서 탈당을 만류하려는 움직임은 없었나.
"몇몇 국회의원들이 신문을 보고, 사실 여부를 묻는 전화는 받았다."

- 한나라당 탈당이 비리가 있어 압력을 받았다는 소리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비리가 있어 압력으로 탈당하고 입당하는 것은 구태정치 속에서나 가능하다. 대통령의 측근도 감옥소에 가는 시대다. 비리가 있었다면 DJ 정부 때 벌써 들어갔을 것이다. 깨끗하게 도정을 이끌어 왔다."

- 열린우리당으로부터 어떤 보장을 받았나.
"그런 이야기 없다. 앞으로 당 관계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해야 한다. 비례대표 이야기도 있는데 명단도 결정된 거 없지 않나. 시기도 아니다."

- 대통령 꿈은 갖고 있는가.
"대권 문제는 하고싶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지 않나. 운도 따라야 한다."

- 그동안 탈당 등에 대해 계속 부인하지 않았나.
"사실 결심하기까지 고통이었다. 누가 탈당할 거냐고 질문하면 '그렇다'고 말할 수도 없지 않는가. 지난 주에 결심을 했다. 임기를 다 마치지 않고 그만두게 되어 도민들께 죄송하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도청을 떠나고 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도청을 떠나고 있다.경남도청 최종수

[제2신: 14일 오후 6시]

한나라 "신당 띄우기 위해 야당단체장 빼가려는 공작정치"
청와대 "김혁규 지사 총리기용설 검토한 적 없다" 해명


김혁규 경남도지사
김혁규 경남도지사오마이뉴스 안현주
김혁규 경남지사의 한나라당 탈당설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자 한나라당이 김 지사를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배용수 부대변인은 14일 구두 논평을 통해, "신당을 띄우기 위해 야당단체장을 빼내가려는 공작정치를 개탄한다, 자기만 살겠다는 철새들은 곧 둥지마저 잃고 말 것이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경남도지부장인 윤한도 의원은 14일 저녁 <오마이뉴스>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아직 확정된 상태가 아니라 입장을 밝힐 단계는 아니다"면서 "만약에 탈당하고 도지사직도 사퇴한다면, 인간 도의상 있을 수 없고, 도민을 배신하는 행위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어 "도민들이 세 번에 걸쳐 70%가 넘도록 압승으로 당선시켜주었고, 지난해 6월 선거 뒤 절반도 하지 않고서 그만둔다는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모르지만, 인간 도의상 할 수 없는 일"이라 말했다.

한나라당 경남도의원협의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김혁규씨는 경남도민들에게 무릎꿇고 사죄하라"고 밝혔다. 성명에서는 "김혁규씨가 경남도민을 배신하고 열린당으로 입당하는 행위는 분노를 넘어 경악을 금치 못하게 만든다"며 "김혁규씨는 자신의 입신을 위해서인지 아니면 말 못할 약점이 잡혀서인지 도민들에게 분명히 밝힐 것"을 촉구했다.

김 지사 기자회견 15일 오전 10시

김혁규 경남지사는 15일 오전 10시 경남도청 2층 상황실에서 향후 거취문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는다.

14일 저녁 9시경 경남도청 공보실 관계자는 "저녁에 김 지사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아 언론사에 알리고 있는 중이다"면서, "내용은 향후 거취문제"라 말했다. / 윤성효 기자
도의원협의회는 성명에서 "그는 취임사에서 마지막 봉사의 기회를 준 도민들에게 감사하며 임기 4년동안 사심없이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했으며 수차례에 걸쳐 한나라당을 탈당하지 않고 도정에 전념하겠다고 밝혀 왔으나 이 모든 것이 거짓에 불과한 것임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밝혔다.

한편 김영삼 전 대통령도 김 지사의 탈당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지사는 14일 오후 3시경 상도동을 방문, YS와 3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YS와 김 지사의 회동 내용에 대해, 한나라당 박종웅 의원은 "김 지사가 찾아와서 (한나라당 탈당)얘기를 했고, YS는 가지말라고 극구 말렸다"고 전하면서도 "그러나 김혁규 지사가 이에 대해 한 얘기는 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일부 언론의 김 지사의 총리기용설 보도에 대해 청와대는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14일 논평을 통해 "지금 일부 언론에 김 지사가 총리기용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난 것 같은데 대통령으로서는 그런 일을 생각해 본 적도 없고 그와 같은 제안을 받은 바도 전혀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혀 둔다.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제1신 : 14일 낮 12시10분]

김혁규 경남지사 한나라당 탈당, 우리당 입당의사 밝혀


김혁규 경남도지사가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열린우리당에 입당할 뜻을 비공식적으로 밝혔다.

김 지사는 지난 13일 저녁 6시 경남 창원시의 한 식당에서 지역인사들과 가진 모임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저녁모임에 참석했던 한 지역인사의 측근은 "김 지사가 빠르면 15일, 늦어도 17일 안으로 한나라당을 탈당함과 동시에 도지사직 사퇴를 선언하고 우리당에 입당할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간 김 지사의 정치적 행보와 관련해서는 끊임없이 '한나라당 탈당설'이 나돌았으며 김 지사가 직접 경남도의회에서 탈당설을 부인하는 등 잡음이 있어왔다. 또한 지난 12일에는 김 지사가 기자들을 만나 "지사직 사퇴와 당적 변경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연내 탈당이나 우리당 입당' 등 자신의 거취와 관련된 보도에 대해서도 "언론이 소설을 썼다'며 강하게 부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김 지사와 만난 지역인사들도 내년 총선에서 대부분 출마가 점쳐지는 인물들이어서 주목된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향후 정치행보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와 모임을 가진 인사들은 이윤구 인제대 총장, 김병로 진해시장, 이상조 밀양시장, 정해주 진주산업대 총장, 공민배 전 창원시장 등으로 내년 총선에서 출마가 예상되는 인물들이다.

김병로 진해시장과 이상조 밀양시장은 자치단체장 3선 연임 금지규정에 해당되는 자치단체장으로 내년 총선에서 국회의원 출마 가능성이 예상되는 인물들이다.

이윤구 인제대 총장은 현재 우리당 김해시지구당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공민배 전 창원시장도 우리당에 입당한 상태로 내년 총선에서 창원갑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출마할 예정이다.

정해주 진주산업대 총장도 내년 총선에서 경남 통영·고성에서 우리당 후보로 출마할 계획이다.

지난 13일 저녁모임과 김 지사의 탈당설에 대해 경남도청 공보실의 한 관계자는 "13일 저녁 지역인사들과의 모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논의 내용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 지사는 14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두 사람의 구체적인 대화내용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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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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