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들뜨게 한 2003년 좋은 책들

[책읽기가 즐겁다 52] 반가웠던 책 일곱 가지

등록 2003.12.31 14:33수정 2004.01.01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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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책마을을 생각하며

올 2003년은 지난 2002년과 마찬가지로 책값이 많이 올랐습니다. 물건값이 오르고 나라살림도 어려운 가운데 출판사 살림도 쉽지 않으리라 봅니다. 그렇다면 책 한 권을 만들 때에도 좀더 값싸면서 돈이 적게 드는 책을 만들어, 출판사 스스로도 경비를 줄이고, 책을 사 읽는 사람들도 짐이 적은 책을 만들면 더 좋아요.

하지만 아직 우리네 책마을은 거기까지 헤아리거나 내다보지 못합니다. 다가오는 2004년에는 우리네 책마을 사람들이 좀더 허리띠를 조이면 좋겠고, 책이 너무 비싸서 좋은 책을 사서 보지 못하게 하는 얼개를 뜯어고치면 좋겠습니다. 나아가 지역 도서관이 하나둘 늘어나 책을 사 읽지 못하더라도 도서관에서 마음껏 빌려서 볼 수 있는 문화를 만들면 좋겠고요.

내가 만난 반가운 책들 일곱 가지

저는 2003년 한 해 동안 책을 사는 데 들인 돈이 달마다 30~40만원쯤입니다. 그래서 2003년 한 해 동안 책값으로 쓴 돈이 400만원 남짓입니다. 새책도 있고 헌책도 있고 비싼 책도 있고 값싼 책도 있으며 선물로 받은 책도 몇 권 있습니다. 올해 나온 책도 보았으나 지난해 나온 책도 보았고 나온 지 백 해도 넘은 오래된 책도 보았습니다.

아무튼, 2003년 한 해 동안 우리 나라에서 나온 책 가운데 제 마음을 들뜨고 했던 책 가운데 일곱 가지만 추려서 다시 소개해 보겠습니다. <소농>과 <인간동물원>이라는 책을 뺀 나머지 책은 그동안 <오마이뉴스> 지면에 소개했던 책입니다.


① 박기범이 낳은 좋은 그림책

┌ <새끼 개> (글: 박기범 / 그림: 유동훈 / 낮은산 / 2003.7.25 / 6800원)
└ <어미 개> (글: 박기범 / 그림: 신민재 / 낮은산 / 2003.7.25 / 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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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어미개> 겉그림 ⓒ 낮은산

동화를 쓰는 박기범씨는 올해 새로운 책 두 권을 냈습니다. <새끼 개>와 <어미 개>로 사람이 가장 가까이 두고 기르는 개를 글감으로 감동을 푸근히 안기는 책을 썼습니다.

<새끼 개>는 어미와 떨어져 살아가는 강아지가 도시 아이들 사이에서 거의 버림받는 수준으로 내몰리며 외롭고 쓸쓸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습니다. <어미 개>는 수많은 새끼를 낳고 기르던 늙은 개와 폐지를 모아 어렵게 살아가는 할머니 둘이 살아가는 모습을 담아요.

어디서나 흔히 만나는 개이며, 요새는 개 대접이 사람 대접보다도 더 높기까지 해서 말이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개를 개라는 짐승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눈길이나 개와 사람이 다르게 받는 대접이나, 사람이 개만도 대접받지 못하는 사회 모습을 문학 틀 안에 담아내는 이야기가 모자라거나 없는 형편입니다.

어떻게 보면 사람보다 나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개도 있고, 개에게 지나친 사랑을 쏟아서 사람이 소외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요즘입니다. 그런 요즘에 개를 있는 그대로 `개라는 짐승'으로 바라보도록 이끄는 한편, 우리 사람들 사이에서 잊혀지고 사라져 가는 아쉬운 됨됨이와 마음을 돌아보도록 이야기를 엮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② 녹색평론사에서 펴낸 좋은 책

┌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 (더글러스 러미스 지음 / 김종철,이반 옮김, 녹색평론사(2002.12.10), 7000원)

└ 소농 (쓰노 유킨도 지음 / 성삼경 옮김, 녹색평론사(2003.10.13),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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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겉그림입니다. ⓒ 녹색평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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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농> 겉그림입니다. ⓒ 녹색평론사

지난 2002년 끝물에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줄여서 `경제성장')>라는 재밌는 책을 만났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 운명체는 경제성장에 매달리면 매달릴수록 더욱더 부유한 이와 가난한 이 틈이 갈라지고 차별이 늘어나는 한편, 경제성장은 전쟁을 불러오게 마련이라는 논리를 담은 책입니다.

지금 지구 경제 틀은 전쟁을 발판으로 삼고 있음을 낱낱이 파헤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에서 중요한 대목은 경제지수가 높아지고 경제성장이 이루어져야 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 하나하나가 행복하며 자유롭고 아늑하게 살아갈 권리가 넓어지는 데 있음을 말합니다.

이듬해에 나온 <소농>은 <경제성장>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대항발전을 말합니다. 자연환경을 파괴하면서 이뤄지는 개발과 성장이란 끝내 사람들 삶까지 파괴하기 마련임을 보여 주기는 하지만, 우리가 실질로 어떻게 몸으로 옮겨야 하는지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소농>은 우리들이 먹을 밥을 우리들 스스로 지어서 먹고사는 일을 말해요. 농사는 돈을 벌고자 짓는 일이 아니라 자기 식구를 먹여살리는 일이라고, 우리는 우리가 바라고 즐기는 일을 하는 한편으로 겸업농을 한다면, 농사주권을 몇몇 강대국과 초국가 독점재벌에게 빼앗기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내다 팔고자 짓는 농산물에는 엄청난 농약을 쓰지만, 집에서 먹는 농산물에는 농약을 절대로 치지 않는 농사꾼들 모습을 느껴야 한다고, 다 함께 살아가는 대항발전이 되려면 스스로 겸업농을 할 수 있는 틀로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구태여 `귀농'까지 하지 않아도 좋은 한편으로, 농사 정책과 경제 정책을 나라마다 그 나라와 문화와 풍토에 알맞게 가다듬는 일이 중요함을 말합니다.


③ 만화책과 만화잡지

┌ 고래가 그랬어 (야간비행(2003.10) 펴냄, 9000원(1년 구독 9만9000원))
└ 엄마 외로운 거 그만하고 밥먹자 (장차현실 그림, 한겨레신문사(2003.5.21),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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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잡지 <고래가 그랬어> 겉그림입니다. ⓒ 야간비행

논객 김규항씨가 어린이 만화잡지를 펴낼 줄을 누가 알았을까요. 하지만 김규항씨는 오랫동안 생각해 온 일이라 했고, 오랜 준비를 거친 끝에 지난 10월에 첫호를 펴냈습니다. 아직까지 반응이 그다지 높지는 않으나 대단한 모험과 도전으로 우리네 만화마을을 거듭나게 하는 데 한몫을 합니다.

말초 감각과 지나친 재미에만 빠져서 우리 만화다운 만화를 잃는 한편, 아이들과 어른들에게도 즐거우면서 기똥찬 만화나, 풋풋한 감성과 따뜻한 이야기를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고 그려내는 만화나, 멋지거나 아름다운 꿈나라를 그릴 수 있는 만화가 많이 모자란 우리 형편입니다.

더불어 독자들 수요에 지나치게 좇아가는 대중만화잡지는 만화가 스스로 작품성을 높이고 재미를 높이고 질과 줄거리를 탄탄하게 다지는 일에는 게으르고 눈이 어둡습니다. <고래가 그랬어>가 이런 일을 해낼 수 있을는지는 조금 더 지켜볼 일입니다. 우리들 믿음을 잘 담아서 꾸준하게 펴내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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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외로운 거 그만하고 밥먹자> 겉그림입니다. ⓒ 한겨레신문사

<엄마 외로운 거 그만하고 밥먹자>는 장애아이와 홀어미 둘이 살아가는 삶을 담은 만화입니다. 생활만화라고 하겠습니다. 만화는 다른 문학과 달리 상상력을 가득 담아 판타지 성격을 짙게 담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네 만화책을 살피면 현실을 너무 모르고 현실을 너무 무시하는 만화만 가득합니다.

상상력을 담는 만화라고 해도 논리성과 인물 묘사와 줄거리와 구체성을 그 안에 담을 수 있어야 합니다.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 포터> 이야기가 그저 꿈나라 이야기만이지 않은 대목을 살피는 판타지가 거의 없는 형편이랄까요.

그런 가운데 우리 삶을 담은 생활만화 또한 제대로 작품 창작이 드러나지 않고 사랑받지도 못합니다. 이웃한 일본 만화마을을 살피면 생활만화부터 판타지만화까지 골고루 창작물이 나오고 서로 다른 테두리에서 따뜻한 사랑과 꾸준한 인기를 받습니다.

<엄마 외로운 거 그만하고 밥먹자>는 우리네 생활만화 이야깃감을 새로 넓히는 한편, 우리들이 아직까지도 떨쳐내지 못하는 편견과 잘못된 사회 버릇을 깨우치기도 하는 만화라고 생각합니다.

④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사랑받는 고전

- 엄마 없는 아이와 아이 없는 엄마와
(츠보이 사카에 지음 / 서혜영 옮김, 우리교육(2003.3.25),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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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없는 아이와 아이 없는 엄마와> 겉그림입니다. ⓒ 우리교육

<엄마 없는 아이와 아이 없는 엄마와>는 일본이 일으킨 태평양 전쟁과 침략 전쟁 때문에 아파하고 괴로워하는 수많은 보통 사람들 이야기를 담은 소년소설입니다. 츠보이 사카에는 소년소설을 썼지만 그이가 쓴 <스물네 개의 눈동자>나 <엄마 없는...(책이름 줄임)>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두루 사랑을 받은 책이에요.

우리 나라로 치자면 <몽실 언니>(권정생 지음)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두루 사랑을 받는 고전이라고 하듯, 일본에서도 <엄마 없는...>은 어린이책이라고만 하지 않고 `고전'이라고 하는 훌륭한 문학작품입니다.

츠보이 사카에 작품은 1961년에 한 번 <스물네 개의 눈동자>가 우리 나라에 소개된 적이 있으나 그 뒤로 1997년에 이 책이 다시 한 번 나오기는 했으나 이내 사라졌고 거의 소개되지도 않았습니다. 뛰어난 작품성이 있는 책이고, 사회성을 높은 문학성으로 담아냈지만 제대로 알려지거나 사랑받지 못했어요.

그러다가 이번에 새로 나온 <엄마 없는...>입니다. 우리 문학뿐 아니라 다른 나라 문학 가운데 너른 사랑을 받으며 감동과 재미를 주는 좋은 책이 앞으로도 꾸준하게 나온다면 더없이 좋겠습니다.


⑤ 데스먼드 모리스 책 두 권

┌ 육안으로 바라본 털없는 원숭이
│ (데스먼드 모리스 지음 / 이충호 옮김, 두레(2003.7.10), 12000원)

└ 인간동물원 (데즈먼드 모리스 지음 / 김석희 옮김, 물병자리(2003.12.16),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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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안으로 바라본 털없는 원숭이> 겉그림입니다. ⓒ 두레

외국사람 이름을 적는 법이 출판사마다 조금 다릅니다. <육안으로...(책이름 줄임)>를 펴낸 두레에서는 `데스먼드'로, <인간동물원>을 펴낸 물병자리는 `데즈먼드'라고 씁니다.

데스먼드 모리스는 인류학자인데, 인류학자로서 어려운 논문을 쓰는 사람은 아닙니다. 누구나 헤아리고 느낄 수 있는 이야기로 인류학 이야기를 담아내는 사람입니다. 굳이 어렵게 쓸 까닭이 없는 글을 어렵게 쓸 까닭이 없고, 우리들이 좀더 잘 알면 재미있는 한편으로, 서로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고 느끼기에도 좋아요. 그래서 대중성 짙은 인류학 이야기를 펴내는 사람이에요.

<육안으로...>는 데스먼드 모리스가 지은 새로 나온 책이고, <인간동물원>은 1994년에 한길사에서 한 번 소개했다가 이번에 다시 나온 책입니다. <육안으로...>는 데스먼드 모리스가 세계 여러 나라를 새롭게 돌아다니면서 쓴 이야기라면, <인간동물원>은 지난 1960년대에 펴낸 책으로 인류학 이야기를 다룬 고전이라고 할 만한 책이에요.

<털없는 원숭이> 뒤로 그다지 소개되지 못한 데스먼드 모리스 책 두 가지가 올해에 나왔다는 사실은 무척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⑥ 헌책방 이야기를 다룬 책

- 헌책방 마을 헤이온 와이 (리처드 부스 지음 / 이은선 옮김, 씨앗을뿌리는사람(2003.8.14),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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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 마을 헤이온 와이> 겉그림입니다. ⓒ 씨앗을뿌리는사람

제가 헌책방을 즐겨 찾다 보니 다른 책보다도 <헌책방 마을 헤이온 와이>라는 책에 눈이 많이 갔습니다. <헌책방 마을 헤이온 와이>는 세계에서 가장 이름난 헌책방 마을인 영국 `헤이온 와이'라는 곳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 마을을 만든 리처드 부스가 자서전처럼 쓴 책입니다.

헌책방 마을 이야기보다는 자서전에 가까운 책이라서 헌책방 이야기를 전문으로 바란 저에게는 그다지 도움이 안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다 읽고 헌책방에 팔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헌책방 이야기이니 헌책방에 팔아서 다른 사람이 더 읽을 수 있다면 좋은 일이 될까요?

아무튼. 우리 문화 눈높이로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많이 담았습니다. 리처드 부스는 헌책을 사러 비행기를 타고 대서양을 가로질러 미국에도 가고 세계 여러 나라로도 갑니다. 꽤나 큰 도서관을 통째로 정리하기도 하고, 수만 권에 이르는 책을 한꺼번에 사기도 해요.

헌책을 사는 동안 있었던 재미있는 이야기는 몇 가지 없고 헌책방 마을을 짓는 가운데 겪은 어려움과 영국 사회 이야기가 중심이 되어서 조금 지루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보다 책 문화가 발돋움한 영국에서도 이런 일이 다 있구나 하는 걸 느낄 수도 있었고, 우리네 책 문화는 언제쯤 이만한 눈높이로라도 다가갈 수 있을까 하는 부러움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⑦ 어린이노래를 모은 음반 여섯 권

┌ 보리 어린이 노래마을 (보리(2003.2.1~4.1), 테이프 13500원, 시디 18500원)

├ 1권 : 딱지 따먹기 - 강우근 그림
├ 2권 :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 김유대 그림
├ 3권 : 우리 반 여름이 - 이태수 그림
├ 4권 : 또랑물 - 조혜란 그림
├ 5권 : 꽃밭 - 이형진 그림
└ 6권 : 맨날맨날 우리만 자래 - 설은영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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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 어린이 노래마을" 가운데 하나. ⓒ 보리

"보리 어린이 노래마을"은 노래책입니다. 우리네 책마을에 여태까지 드물었던 새로운 책이라고 하겠습니다.

아이들이 즐겨 부를 어린이노래가 없다시피 한 우리 현실이에요. 교과서에 실린 동요나 몇몇 동요작가들이 지어낸 동요는 오래되기도 오래되어서 요즘 느낌과 어울리지 않는 한편으로, 아이들을 동심 천사주의 안에 가두어 버리기 일쑤입니다. 동요라면 수준 낮은 노래쯤으로, 애들이나 대충 부르는 가벼운 노래쯤으로 여기며 아이들이 즐겨 부를 노래를 빚어내지 못하는 우리 현실이거든요.

"보리 어린이 노래마을"을 지어낸 백창우씨는 오랫동안 노래운동을 하면서 `노래가 가장 없어서 가여운 사람은 바로 어린이'라고 느꼈고, 어린이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라 해서 어른이 즐겨 부르지 말란 법이 없고, 좋은 노래라면 어른노래라고 해도 어린이노래로 함께 부를 수 있음을 느꼈답니다. 그래서 이렇게 여섯 권으로 어린이노래를 묶어서 펴냈어요.

권마다 다 다른 성격으로 노래를 담았는데, 노래를 연주하는 악기는 우리가 둘레에서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악기나 물건을 쓰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노랫말 하나하나가 아이들이 공감하는 노랫말이며 즐겨서 부를 수 있는 노랫말이에요. 어른들이 구태여 부르라고 시키지 않아도 즐겨 부를 수 있고, 자기들 이야기를 자기들 말과 생각으로 담아낸 이야기라고 할까요. 앞으로는 이처럼 새로운 문화와 새로운 눈길과 현실을 느끼고 부대끼는 생각으로 좋은 노래가 더 많이 나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004년 책마을을 꿈꾼다

2003년 책마을을 돌아볼 때 좋은 일보다는 좋지 못한 일이 더 많이 떠오릅니다. 저작권자 권리와 뜻을 짓밟고 무턱대로 책을 내서 문제를 일으킨 한길사가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한길사는 이오덕·권정생 선생님 앞에 사죄해야> 기사 참고), 다른 출판사도 이에 못지 않은 횡포와 무단을 저질렀습니다.

책마을 불황이란 무엇보다도 출판사 스스로 좋은 책을 좋은 마음과 오랜 피땀으로 엮어내려는 생각이 모자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독자들이 등돌릴 수밖에 없는 책을 너무 과대포장과 과대선전으로 비싸게 만드니 어떤 독자가 그런 책을 즐겨 사겠어요.

우리 현실을 제대로 보는 한편, 우리 현실을 아름답게 가꿔 나가는 마음을 느끼고, 우리 삶을 밝히고 즐기고 재미있게 살아가도록 길잡이가 되는 좋은 책이 가득한 2004년 책마을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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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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