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로 얼룩진 우리당 계미년 마지막날

사무직 당직자 인선 놓고 진통

등록 2003.12.31 14:39수정 2003.12.31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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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기 우리당 공동의장은 31일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 측근비리에 대한 검찰수사에 대해 "검찰은 대통령과 측근비리 수사에 취했던 똑같은 잣대를 야당에 대해서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열린우리당의 계미년 마지막날은 당직자들의 고성과 욕설로 마감됐다.

열린우리당은 31일 오전 상임중앙위원회를 열어 사무직 당직자 97명에 대한 인선을 원안 그대로 확정지었으나, 당내 개혁당 출신 당직자들과 의원들의 반발을 감안해 1월 11일 전당대회 이후 '인선 그림'을 일부 보완하기로 했다.

개혁당 출신 당직자의 우리당 '진출'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던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은 이번 파동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당직에서 물러났다. 물론 당직자 인선이 당직 사퇴의 유일한 이유는 아니었지만, "무능함을 깨닫게 됐다"는 그의 말속에는 이번 파동으로 인한 충격이 적지 않았음을 짐작케 했다.

유 의원은 전날(30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상임중앙위원직은 1월 11일 새 지도부 선출과 동시에 만료되는 자리지만, 당직자 인선안 처리를 비롯하여 상임중앙위가 앞으로 내려야 할 의사결정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서 사임했다"고 밝혀 이같은 짐작을 뒷받침했다.

이날 상임중앙위원회에서 확정된 사무직 당직자 인선안을 보면, 개혁당 출신 당직자들은 대다수가 계약직으로 발령이 난 반면, 민주당을 탈당한 당직자들은 대거 정직원으로 임용됨으로써 편파성 논란에 단초를 제공했다. 개혁당 출신의 한 당직자는 "문제가 많아도 너무 많다"며 쉽게 수긍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내보였다.

일부 당직자들은 이번 인선 결과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인 장소에서 터뜨리며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뱉어가며 인사위원회의 인선에 강력히 항의했고, 승진한 당직자의 멱살을 잡고 불만을 토로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당직자 인선을 둘러싼 당내 진통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같은 당내 분위기를 반영하듯 상임운영위원회는 오는 2004년 1월 11일 전당대회 이후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정동채 홍보위원장은 상임운영회의 뒤 브리핑을 통해 "우리당의 당직자들은 여러 정파들로 구성돼 있는데, 가령 어느 쪽에서 온 분이 의도적으로 배제된 것 아니냐는 불만이 있었다"며 "구 지도부든 신 지도부든 전당대회 이후 당직자들의 이의제기에 충분한 재검토가 있어야 한다는 조건으로 오늘 인선안을 승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전당대회의 이후 10명 이내의 규모로 추가로 당직자를 선발, 채용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선은 아니지만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가피한 현상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재정 사무직 당직자 인사위원장은 인선 결과와 관련 개혁당 출신 당직자들이 홀대를 받았다는 지적에 대해 "많이 된 것"이라며 충분히 배려한 결과임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정직원 임용에 탈락한 당직자는 계약직으로 5월까지 임용하되, 이후 국회 등에 취직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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