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띠 중국 사람들은 어떤 색깔의 속옷을 입을까

뉴스게릴라 전하는 지구촌 새해맞이 소식

등록 2003.12.31 18:04수정 2003.12.31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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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게릴라들은 전 세계에서 지구촌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2004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뉴스게릴라들이 지구촌의 새해맞이 풍경을 알려왔습니다. - 편집자 주

중국 김대오 기자 - "종쳐라, 또 쳐라, 매우 쳐라!"

한국에 '보신각'이 있다면 중국에는 '종루'가 있다. 매년 12월 31일 우리 나라 사람들이 보신각 제야의 종소리를 듣는 것처럼 중국 사람들은 베이징 종루의 동종 치는 소리를 들으면서 한해를 마무리한다.

건륭 황제 때인 1745년에 시작된 이 종루 타종 행사에서는 108번 종을 친다. 특히 이번에는 2004년이 베이징 천도 850주년이 되는 해라서 85번을 더해, 도합 193번 종을 칠 예정이라고. 한 번 종 치는 시간을 10초씩만 잡아도 1시간 30분이 넘는 시간 동안 줄창 종만 치는 셈이다.

하지만 중국은 양력설인 '원단'보다 음력설 '춘절'을 더 중요시하기 때문에 12월 31일은 조용한 분위기에서 넘어간다. 우리 나라처럼 밤새 술을 마시거나 노는 사람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의 중국 사람들은 가족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종루 타종 소리를 듣는 것으로 한해를 마무리한다.

중국 사람들은 새해를 맞아 모든 일이 잘 되기를 바라며 '꽃'을 선물한다. 그 다음으로 많이 선물하는 것이 바로 '붉은 속옷'. 하지만 야한 상상은 금물. 중국 사람들은 12년마다 돌아오는, 자기가 태어난 띠의 해인 '본명년'에는 액운이 낀다고 여긴다. 그래서 나쁜 기운을 막기 위해 본명년이 돌아온 사람에게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붉은 속옷을 선물한다. 그래서 연말이 되면 베이징 시내의 백화점은 붉은 속옷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오늘이 지나고 2004년 1월 1일이 되면 원숭이 띠인 중국 사람들은 일제히 붉은 팬티와 런닝셔츠로 갈아입을 것이다.

베이징에 있는 김대오 기자는 밀린 리포트를 쓰면서 새해를 맞이하는 종루 타종 소리를 들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뉴질랜드 정철용 기자 - 정초부터 집 떠나 타지에서 지낸다고?

정초에 집에 붙어 있지 않고 밖으로 나돌면 일년 내내 떠돈다고 우리 어르신들은 말한다. 이 말을 뉴질랜드 사람들이 듣는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많은 뉴질랜드 사람들이 크리스마스를 즈음하여 다음 해 1월 초까지 휴가를 떠난다. 우리 나라와 계절이 정반대인 뉴질랜드는 이때쯤이면 한창 무더운 여름철이다. 때문에 상당수 뉴질랜드 사람들이 집이 아닌 타지에서 휴가 중에 새해를 맞는다.

뉴질랜드 사람들은 크리스마스를 가장 큰 명절 중 하나로 여기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새해맞이를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때문에 뉴질랜드 사람들은 뻑적지근한 연말 모임보다는 조용한 새해맞이를 선호한다.

매해 12월 31일이면 각 도시의 아트센터에서 지역 주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무료 공연이 열린다. 이날 공연에서는 판토마임, 팝 가수들의 노래, 재즈 밴드의 공연 등이 선보인다. 다인종 다문화 국가이기 때문에 이날 행사에서는 각 인종별, 각 나라별로 공연을 하기도 하고 각국의 전통 의상을 선보이는 패션쇼를 열기도 한다.

자정이 다가오고 새해를 맞이하는 카운트다운을 하기 전에는 항상 뉴질랜드 토착 종족인 '마오리' 전사들의 공연이 선보인다. 전통 마오리 의상을 입고 얼굴과 몸에 문신을 한 채 마오리 말로 새해에 대한 축복을 기원한다. 이러한 새해맞이 공연은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하나의 유인 요소가 되기도 한다.

오클랜드에서 살고 있는 정철용 기자는 얼마전 첫번째 가족회의에서 정한 대로 2004년 첫날에 가족과 함께 해돋이를 하면서 새해를 맞이하겠답니다.

일본 장영미 기자 - 오세찌 요리 먹고 홍백전 보고

일본은 우리 나라와 달리 양력 1월 1일에 설을 쇤다. 일본의 설은 쇼가쯔(정월·正月)라고 하는데 이 정월이 되면 도시에 사는 자식들이 고향에 계신 부모를 찾아 뵙는다. 설이 되면 "부모님이 계시는 고향에 설 쇠러 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일본과 우리의 공통점이다.

고향을 찾는 자식들을 위해 부모들은 설 음식을 준비하는데 이를 '오세찌'라고 한다. 오세찌는 도시락 같은 그릇에 갖가지 음식을 조금씩 예쁘게 담은 것으로 지역과 집안마다 독특한 특색이 있다. 들어가는 재료와 음식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 최근에는 이탈리아 풍이나 중국 요리풍의 '퓨전' 오세찌도 선보였다고 한다.

또한 연말이 되면 일본의 대형 할인 마트에는 특이한 판매 코너가 선을 보인다. 바로 '집안 대청소용 세제 판매 코너'다. 일본에서는 12월 31일에 묵은 해를 보내고 깨끗한 새해를 맞기 위해 집안 대청소를 한다. 온가족이 동원되어 쓸고 닦고, 심지어 다다미까지도 걷어 내고 먼지를 털어낸다. 때문에 연말이 되면 일본 세제업계는 때 아닌 호황을 누린다. 이렇게 깨끗하게 청소를 하고 나서야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자식들을 맞이한다.

고향에 내려온 자식들은 오랜만에 부모와 함께 '오세찌'를 먹으면서 담소를 나눈다. 오세찌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정월의 단골 코스는 바로 NHK의 '홍백전'. 일본의 유명한 가수들이 팀을 나눠 겨루는 홍백전은 정월 저녁 온가족이 즐기는 프로그램으로 오랫동안 일본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일본에서 홀동중인 보아도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2회 연속 홍백전에 출연하는 '쾌거'를 이뤘다고 할 정도로 홍백전에 출연하는 것은 가수들에게 큰 영광으로 받아들여진다. 또한 매해 홍백전의 시청률은 50%를 웃돌 정도다. 홍백전은 온가족이 모이는 정월에 세대와 세대를 잊는 가교 역할을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영미 기자는 일본의 설인 '정월'을 쇠지는 않지만 홍백전을 보면서 새해 첫날을 가족과 함께 오붓하게 지낼 예정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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