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해'에 걸쳐 일하는 사람들

[현장] 2004년 새해를 노동으로 열며

등록 2004.01.01 00:05수정 2004.01.0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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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내내 가동을 멈출 수 없는 대표적인 곳으로 제철소의 용광로와 원자력 발전소의 원자로를 들지만 반도체 생산라인도 그에 못지 않은 곳입니다.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청정도와 진공도가 흐트러졌을 때 다시 그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생산량이 별로 없더라도 1년 365일 내내 공장을 가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요즘은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는 중이라 밤낮없이 생산에 박차를 가해도 수출물량을 제 때에 대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2004년 첫 시간을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맞이하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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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에서 방진복을 입고 일하는 여사원 ⓒ 이봉렬


라인에서 만난 제조 담당 여사원의 모습입니다. 2003년 12월 31일 밤 10시에 출근해서 2004년 1월 1일 새벽 6시 퇴근시간까지 '두 해'에 걸쳐 일을 하게 됩니다. 반도체는 머리카락 굵기 수천분의 일 크기의 배선을 손톱 크기의 칩(Chip)위에 그려내는 작업이다 보니 먼지에 매우 민감합니다. 그래서 라인에서는 모두 방진복을 입고 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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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일하는 여사원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 이봉렬


반도체 제조 장비는 대부분 자동화되어 있기 때문에 장비는 많아도 한 두 사람이 많은 일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같이 일하는 여사원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4명이 담당하는 장비의 수가 30대 가까이 됩니다. 이 중 한 명은 2004년 결혼을 하면서 방진복을 벗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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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를 점검 중인 기술자 ⓒ 이봉렬


수십억원짜리 최첨단의 장비도 주기적인 점검이 없으면 문제를 일으키기 마련입니다. 기술자 한 명이 장비를 점검하고 있습니다. 장비 점검 또는 수리를 위해 생산을 중단해야 하는 시간이 한 달에 5%를 넘지 않아야 경쟁력을 갖출 수가 있어 기술자들은 장비 옆에서 항시 대기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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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의 사고에 대비하는 중앙통제실 ⓒ 이봉렬


혹시나 있을 지 모르는 불상사를 위해 중앙통제실은 24시간 운영됩니다. 대부분 자동으로 위험을 감지하기는 하지만 최종 결정은 역시 사람이 하게 됩니다. 누구보다도 중요한 일을 하고 있기에 모니터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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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도 향상의 숨은 일꾼 ⓒ 이봉렬


먼지 하나 발생하지 않는 생산라인을 위해 깨끗해 보이는 바닥을 몇 번이고 닦아 내는 김행자(60)씨는 청정도 향상의 숨은 공로자입니다. 환갑 지나서도 계속 일하실건지를 물었더니, 앞으로 십년은 더 일하실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2004년 새해는 이처럼 일하는 사람들이 열고 있습니다. 세상은 언제나 땀 흘려 노동하는 사람들에 의해 움직여 왔음을 새삼 깨닫게 하는 새해 첫날입니다. 2004년은 일하고 싶은 사람들 모두가 일할 수 있는 그런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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