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어떻게 하겠어. 힘내야지"

새벽 버스 승객들의 새해 소망

등록 2004.01.01 08:52수정 2004.01.01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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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환

2004년 1월 1일, 새벽 첫차에는 평소보다 승객이 적었다.

올해 첫 번째 운행을 마친 백운용씨(44·남)는 "평소의 1/4도 되지 않는 것 같다. 시장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들이 많이 이용하는데, 모두들 오늘 쉬는 모양이다"고 말했다.

월계동에서 후암동까지 운행하는 32번 버스 노선에는 동대문과 남대문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후암동에 도착할 때까지 버스에 탄 손님은 채 열 명도 되지 않았다.

백씨는 2004년도 첫 운행 소감을 묻자 "특별히 다른 느낌은 없었다. 일상이니까"라고 대답했다. 1월 1일, 휴일에 출근하는 승객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비로 일하고 있는 김백수(74) 할아버지는 1월 1일이라는 것을 기자의 질문을 통해 알았을 정도였다. 할아버지는 "뭐. 어떻게 하겠어. 힘내야지. 경제 회복에 일조 해야지"라고 새해 각오를 대신했다. 할아버지는 세 식구의 건강도 기원했다.

승객들의 새해 소망은 소박했다. '돈'보다는 가족들의 건강을 빌었다. 물론 운전기사는 무사고를 기원했고, 총각은 결혼을 꼽았다.

서아무개씨(32·남)는 "어제가 2003년도 마지막 날 아니었나. 호텔에 손님이 많아서 상당히 바빴다"며 피곤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지만, 소망을 묻자 "결혼하고 싶다"며 웃었다. 서씨는 호텔 프런트 직원으로 새벽 퇴근을 위해 첫 차를 이용했다.

비슷한 또래인 김기백(30·남)씨는 등산 장비를 갖추고 있었다. 일출을 보러 산에 가는 길이라고 밝힌 김씨는 "경기가 어렵다고들 하는데 특별히 느끼진 못했다. 어렵게 생각하면 어려운 것이고, 쉽게 생각하면 쉬운 것 아니냐"고 말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김씨 역시 새해 소망은 "식구들의 건강"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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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점으로 돌아가는 길 ⓒ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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