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코든 리무진이든 싹 쓸어버려야

[주장] 검찰, 정치-경제-언론 '범죄3각연대' 고리 끊어라

등록 2004.01.02 10:49수정 2004.01.02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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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정책위원인 양문석(언론학) 박사가 1일 <오마이뉴스>에 글을 보내왔다. 양 위원은 이 글을 통해 새해에는 "정치권력, 경제권력, 언론권력 등 범죄 3각 연대전선을 쓸어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양 위원의 글 전문이다... <편집자 주>

검찰이 국민들의 일반적인 정서와 달리 정치권력을 향해서 항상 허리를 꺾는 모습만 봐왔기 때문에 검찰의 신뢰도는 그렇게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현대사 대부분의 고비에서 국민들로부터 돌팔매질을 당해 오던 검찰이 어쩐 일인지 지난 가을부터 국민들로부터 칭송을 받는 실험을 하고 있는 징조가 여러 군데에서 확인되고 있다.

헌데 이런 검찰을 끊임없이 흔드는 세력이 있다. 소위 한국에서 잘 나가는 집단들, 정치권력과 경제권력 그리고 언론권력이 검찰의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이들이 툭하면 내뱉는 '국민을 위한 정치'를 믿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이들의 가슴에 양심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도 거의 없다. 온통 썩어 진동하는 악취를 발산시키는 '고름' 가득 찬 가슴과 '어떻게 하면 돈을 해 먹을까'하고 굴리는 잔머리의 귀재들. 이들을 믿을 수 없게 국민들을 교육시켜 온 당사자들이 바로 정치인 자신들이다.

이들을 향해 '양심' 운운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그냥 이들은 '청산의 대상'이자 '타도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들이 반국민적 반국가적 행위를 조사하려는 검찰을 '겁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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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이 티코면 우리는 티눈이다"

심지어 청와대마저 검찰의 수사 발표에 대해서 '형평을 의식한 무리한 수사'라고 강변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에 비해 10분의 1도 안된다며 '도덕성의 상대적 우월성'을 강조하는 것이 웃기지도 않는다.


장차관 및 시도지사 부부들을 청와대 영빈관에 불러 놓고 "우리는 티코 승용차를 타고 어렵게 깡통으로 기름을 넣으며 대선가도를 달렸지만, 리무진을 타고 유조차로 기름을 넣으며 달린 쪽이 훨씬 많이 썼을 것"이라고 한나라당의 부패를 더 부각시키려는 '한 때 서민의 대통령'을 보고 있노라면 그렇게 할 말도 없나 싶다.

노 정권의 대선자금 중 한 60억원 정도가 불법이라고 한다. 한나라당이 현재까지 드러난 액수만 보면 600억원 정도를 불법적으로 거둬들였다. 한데 60억원은 티코고 600억원은 리무진이라며 자신에게 '관대'하고 상대에게 '가혹'한 졸장의 치졸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정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끌어내기 위해 등장한 구시대 패러다임 정치의 마지막 세대임을 누차 강조해 왔던 노 대통령의 발언이 끝내 하나의 정치적 수사였고 정치적 쇼였음을 만천하에 스스로 폭로하는 순간이다.

질질 끌려가며 검찰의 수사가 나올 때마다 해괴한 논리와 비유어로 국민을 현혹시키는 노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이제는 검찰의 수사가 '형평성을 의식한 무리한 수사'라고 선언한다. 누워서 침을 뱉어도 이 정도까지 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검찰이 청와대를 공박한다며 검찰을 욕하는 청와대, 지나가는 개들만이라도 비웃지 않았으면 좋겠다.

기억해 보라. 정치인을 제외한 고위공직자들이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줄줄이 구속되고 있다. 이들이 받은 뇌물 액수를 기억해 보면 대부분 1억원 이하다. 이들은 대체로 1천만에서 3천만원 때문에 수십년 공들인 자신의 삶을 허물어뜨린다. 이들이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을 향해서 "당신들이 60억 챙길 때 우리는 겨우 3천 먹었다"며 "10분의 1도 안된다"고, "당신들이 '티코'면 우리는 '티눈'밖에 안된다"고 강변하면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하다.

그리고 리무진의 한나라당이 티코의 노 대통령을 향해서 '대통령이 고백한 후 하야하라'고 주장했다. 도대체 이들의 얼굴 세포조직은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을까 '그것이 알고 싶다'. 이회창씨에게 뒤집어씌우면 다 되는 일인가.

지금 한나라당 사람들은 지난 대선 때 한 푼도 먹은 적이 없는가. 중앙당에서 뿌려대는 수천 수억씩을 받아 챙긴 자들은 한나라당 사람이 아니고 '딴나라당' 사람들이었는가. 이들의 언어 중 '반성'이라는 단어는 원래부터 없었나보다.

그리고 이들의 뻔뻔스럽고 철면피한 태도를 일부언론들이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있다. 형식적인 비판으로 역사 앞에서 면피해 보려는 일부 언론들이 리무진의 한나라당을 옹위하면서 노 정권 때리기에 혈안이다. 희대의 사기행각이 시간이 갈수록 명명백백 드러나고 있는 현재, 이 문제를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정쟁쯤으로 변질시키고 있다.

@ADTOP_1@
티눈이든 티코든 리무진이든 싹 쓸어 버려야

그러면서 어떤 신문은 한나라당을 보호하기에 급급하고, 어떤 신문들은 재벌의 도둑질을 가려주기 위해서 분골쇄신이다. 이들은 그래서 범죄행위의 두 축 중 하나인 재벌 등 기업이 요구하는 검찰의 수사 조기종결을 끊임없이 보도하고, 수사의 고비 고비마다 경제불안, 청년실업 등을 들이대며 검찰을 압박한다.

정치권력 경제권력 언론권력. 이들의 '범죄3각연대'를 보는 국민들은 이들이 조폭집단, 사기집단, 비윤리적 출판집단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어떤 말로 비판할 것인지를 궁금해 할 것 같다. 정치권력은 조폭집단이요, 경제권력은 사기집단이며, 비윤리적 출판집단은 일부언론이기에 아마도 '초록은 동색이니 덮어두자'고 하지 않을까.

이들은 코는 돈 냄새만 좇고 있다. 이들의 귀는 국민들의 분노에 찬 비판만 듣지 못한다. 이들의 입은 거짓말로 가득 차 있다. 이들의 눈은 상대방 도둑놈들에게 집중되어 있다. 코, 귀, 입, 눈이 비정상적인 사람들이 정상적인 국민들을 다스리겠다고, 국민들을 앞장서서 이끌겠다고 거만을 떤다.

이런 상황에서 또 하나의 걱정거리는 검찰이 언제 이들과 결탁할 지 모른다는 점이다. 이들이 국민들을 워낙 자주 배신해 왔기 때문이다. 과거를 용서받을 천재일우의 기회다. 검찰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절벽 끝 위기의식으로 이들을 단죄해야 한다.

범죄3각연대의 고리를 토막토막 끊어내고 그 범죄가 티눈이든 티코든 리무진이든 싹쓸이를 해야 한다. 검찰, 적어도 검찰만이라도 정상적인 사람들의 집단이라면 국민들의 간절한 염원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입으로 국민을 대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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