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복권 당첨에 비하겠습니까?

사는이야기 부문 올해의 뉴스게릴라가 직접 말하는 '사는 이야기 쓰는 법'

등록 2004.01.02 13:52수정 2004.01.02 15:43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2003년 12월 29일 저녁 6시경, 신년특집호 기사 마감 때문에 정신없이 바빴던 그 순간 휴대폰으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733국으로 시작하는 전화번호에서 <오마이뉴스>임을 알 수 있었지요.


사는이야기 부문에서 '올해의 뉴스게릴라'로 선정됐다는 꿈같은 소식이었습니다. 3만여 명의 시민기자가 있는데 그 중에 내가 '올해의 뉴스게릴라'라니…. 로또 복권에 당첨된 기분이었습니다.

뉴스부문 올해의 뉴스게릴라로 선정된 이봉렬 기자가 이미 몇 년전 사는이야기 부문 뉴스게릴라로 뽑혔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사실 메인톱에 오르는 그의 기사를 보면서 진정한 뉴스게릴라를 꿈꾸곤 했습니다.

이처럼 동경의 대상이었던 ‘뉴스게릴라’에 선정되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지난해 7월 이달의 뉴스게릴라 선정과 최근 ‘나만의 특종’에 응모해 당선된 것과 올해의 뉴스게릴라상은 그 격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윤태
게다가 저는 <오마이뉴스>에 글을 올린 지 겨우 6개월밖에 되지 않았던 터라 앞으로 1년 동안 더욱 열심히 뛰어 2004년도 뉴스게릴라 상에 도전해 볼 생각으로 그 동안 분투했는데, ‘기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2003년 12월 31일, 10시 30분경 <오마이뉴스> 라디오 생방송을 통해 수상자 발표 때 5분여 시간 동안 어떻게 인터뷰를 했는지 기억조차 하지 못한 채 저는 거의 ‘초주검’이 됐습니다. 몇 일 동안 계속된 야근에 피로는 극도에 달해 있었고, 게다가 감기몸살이 엄습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12월 31일 저녁부터 1월 1일 새벽 사이’라는 제목의 〈오마이뉴스〉송구영신 기획을 알고 있었지만 아쉽게도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동해바다 일출 장면이나 보신각 타종 등 새해를 맞는 희망찬 소식들(주로 풍경)이 사진과 함께 생생한 글들이 올라올 것을 예상했습니다.

저는 차별성을 두어 1월 1일 새벽 성남 주택가밀집 지역 환경미화원들의 풍경이 아닌 ‘삶’을 카메라에 담을 작정이었습니다. 물론 그 시간 저는 이불 속에서 감기몸살을 몰아내기 위해 진한 땀을 우려내야 했지만요.


1월 2일 오전 간신히 몸을 추슬렀습니다. 4일까지 휴무인 탓에 출근하는 아내를 태워다주고 비로소 컴퓨터를 켰습니다. <올해의 뉴스게릴라 이봉렬·윤태·김진석·김은성>이라는 기사가 올라 있었습니다. 수상한 기자들에 대한 소개가 있었고 나에 대한 소개기사를 읽던 중 맨 끝에 충격(?)적인 문구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윤태 기자는 ‘올해의 뉴스게릴라상’을 수상한 이 이야기도 구수하게 풀어 기사로 내놓을지 모른다. 아마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구수하게 풀어 기사로 내놓을지도 모른다’여기서 끝났더라면 아마 저는 가만히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라는 문구에서 숨이 턱 막혔습니다. 이 적잖은 부담감. 쓰기도 그렇고 안 쓰기도 그렇고 애매모호한 상황에서 이렇게 용기를 내어 자판 앞에 앉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이 기사에서는 크게 기대하실 내용은 없습니다. 그 동안 <오마이뉴스> 글쓰기와 관련해 올린 몇 개의 글이 이를 대신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비법이 뭐냐”고 묻는 독자 분들께 “진솔하게 한번 써 보시라”고 답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제가 아내의 절약상을 진솔하게 써 기사를 올렸을 때 많은 분들이 공감을 했고 이에 힘입어 몇몇 방송에도 더러 출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그러한 절약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고 더 나아가 지역경제, 나라경제 활성화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의견도 올랐습니다. 물론 이 같은 의견은 한 개인의 절약상을 너무 확대해서 해석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론 논리 타당한 면도 있었습니다.

사는이야기가 비록 글쓰기의 부담이 적은 기사라 할지라도 독자들의 다양한 정서를 배려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자층의 성, 연령층, 지역 등 여러 가지 요소에 따라 기사를 해석하고 평가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보편적인 이야기라 할지라도 다양한 독자층의 입장을 고려한 후 기사를 작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저한테 찍히는 모든 대상물은 기사거리가 됩니다.
저한테 찍히는 모든 대상물은 기사거리가 됩니다.윤태
둘째 면밀히 관찰하는 하는 것입니다. 흔히 하는 말 중에 “개가 사람을 물면 기사가 안되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기사가 된다”는 것이 있습니다. 그러나 개가 사람을 물어도 기사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어떤 사실에 접근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이한 것에 대에 뉴스의 가치를 크게 부여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특별하지 않은 것에도 눈을 크게 뜨고 면밀히 관찰하다보면 뭔가 특이한 점이 발견돼 충분히 기사감이 될 수 있는 것이지요.

끝으로 자신만의 특별한 감동을 만드는 것입니다. 의미부여를 하는 것이지요. 물론 의미부여는 무엇인가를 면밀히 관찰한 후 후속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종합일간지나 스포츠 신문 등 종이신문에도 ‘사는이야기’가 다양하게 쏟아져 나옵니다. 그러나 이들 신문은 <오마이뉴스>와는 달리 ‘특별한 사람들’의 ‘특이한 이야기’가 주로 나갑니다.

한마디로 이들은 이미 ‘특화’된 상태에서 가공돼 세인에게 보여주지만 <오마이뉴스>의 ‘사는이야기’코너는 말 그대로 자신만의 사는 이야기를 공개하는 것입니다. 다만 이 사는이야기가 그대로 보여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여기에 무엇인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 여러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다면 더욱 높게 평가받을 수 있겠지요.

관련
기사
- 파란 하늘과 노란 은행잎 담는 예술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5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안녕하세요. 소통과 대화를 좋아하는 새롬이아빠 윤태(문)입니다. 현재 4차원 놀이터 관리소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며 착한노예를 만드는 도덕교육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


AD

AD

AD

인기기사

  1. 1 김건희 "우리 오빠" 후폭풍...이준석 추가 폭로, 국힘은 선택적 침묵 김건희 "우리 오빠" 후폭풍...이준석 추가 폭로, 국힘은 선택적 침묵
  2. 2 박근혜 탄핵 때와 유사...지역에서 벌어지는 일들 박근혜 탄핵 때와 유사...지역에서 벌어지는 일들
  3. 3 신체·속옷 찍어 '성관계 후기', 위험한 픽업아티스트 상담소 신체·속옷 찍어 '성관계 후기', 위험한 픽업아티스트 상담소
  4. 4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해서 제일 많이 들은 말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해서 제일 많이 들은 말
  5. 5 전 대법관, 박정훈 대령 바라보며 "왜 '별들'은..." 전 대법관, 박정훈 대령 바라보며 "왜 '별들'은..."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