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
게다가 저는 <오마이뉴스>에 글을 올린 지 겨우 6개월밖에 되지 않았던 터라 앞으로 1년 동안 더욱 열심히 뛰어 2004년도 뉴스게릴라 상에 도전해 볼 생각으로 그 동안 분투했는데, ‘기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2003년 12월 31일, 10시 30분경 <오마이뉴스> 라디오 생방송을 통해 수상자 발표 때 5분여 시간 동안 어떻게 인터뷰를 했는지 기억조차 하지 못한 채 저는 거의 ‘초주검’이 됐습니다. 몇 일 동안 계속된 야근에 피로는 극도에 달해 있었고, 게다가 감기몸살이 엄습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12월 31일 저녁부터 1월 1일 새벽 사이’라는 제목의 〈오마이뉴스〉송구영신 기획을 알고 있었지만 아쉽게도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동해바다 일출 장면이나 보신각 타종 등 새해를 맞는 희망찬 소식들(주로 풍경)이 사진과 함께 생생한 글들이 올라올 것을 예상했습니다.
저는 차별성을 두어 1월 1일 새벽 성남 주택가밀집 지역 환경미화원들의 풍경이 아닌 ‘삶’을 카메라에 담을 작정이었습니다. 물론 그 시간 저는 이불 속에서 감기몸살을 몰아내기 위해 진한 땀을 우려내야 했지만요.
1월 2일 오전 간신히 몸을 추슬렀습니다. 4일까지 휴무인 탓에 출근하는 아내를 태워다주고 비로소 컴퓨터를 켰습니다. <올해의 뉴스게릴라 이봉렬·윤태·김진석·김은성>이라는 기사가 올라 있었습니다. 수상한 기자들에 대한 소개가 있었고 나에 대한 소개기사를 읽던 중 맨 끝에 충격(?)적인 문구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윤태 기자는 ‘올해의 뉴스게릴라상’을 수상한 이 이야기도 구수하게 풀어 기사로 내놓을지 모른다. 아마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구수하게 풀어 기사로 내놓을지도 모른다’여기서 끝났더라면 아마 저는 가만히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라는 문구에서 숨이 턱 막혔습니다. 이 적잖은 부담감. 쓰기도 그렇고 안 쓰기도 그렇고 애매모호한 상황에서 이렇게 용기를 내어 자판 앞에 앉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이 기사에서는 크게 기대하실 내용은 없습니다. 그 동안 <오마이뉴스> 글쓰기와 관련해 올린 몇 개의 글이 이를 대신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비법이 뭐냐”고 묻는 독자 분들께 “진솔하게 한번 써 보시라”고 답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제가 아내의 절약상을 진솔하게 써 기사를 올렸을 때 많은 분들이 공감을 했고 이에 힘입어 몇몇 방송에도 더러 출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그러한 절약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고 더 나아가 지역경제, 나라경제 활성화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의견도 올랐습니다. 물론 이 같은 의견은 한 개인의 절약상을 너무 확대해서 해석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론 논리 타당한 면도 있었습니다.
사는이야기가 비록 글쓰기의 부담이 적은 기사라 할지라도 독자들의 다양한 정서를 배려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자층의 성, 연령층, 지역 등 여러 가지 요소에 따라 기사를 해석하고 평가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보편적인 이야기라 할지라도 다양한 독자층의 입장을 고려한 후 기사를 작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