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봉에서 내려다 보이는 경치김인순
아침에 너무 일찍 일어난 탓에 별로 기운이 나지 않았다.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는 시봉이는 더했다. 우리는 3봉 가까이 있는 헬기장 부근에서 기권을 했다.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거의 수직 절벽으로 보였기 때문에 지레 겁을 먹었기 때문이다. 조금 더 갈수도 있었지만 나중에 들어보니 거기서 그만 둔 것이 천만 다행이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일행은 돌아오지 않았다. 먼저 주차장에 가 있겠다는 문자를 보내고 내려왔다. 그때 이미 점심 때가 지나 배가 고파오기 시작했다.
한참을 기다리니 어송방면으로 오라는 전화가 왔다. 물어물어 어송리를 찾아가보니 우리가 오른 산의 반대편 기슭이었다. 일행은 몇 킬로를 걸었는지 거의 초주검이었다. 자세히 들어보니 하산로가 없어 거의 산을 완주했다는 것이다.
함께 올라간 사람들이 모두 그랬다는데, 그래도 우리는 일행의 일부가 주차장으로 내려왔기 때문에 다행이지 일행이 모두 함께 움직인 사람들은 거기서부터 차를 가지러 다시 걸어가야 했다.
원래 목표는 산을 갔다가 바닷가로 가는 것이었지만 모두들 너무나 지쳐 바다는 생략하기로 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니 점심을 먹는 일이 더 급했다. 차에 타자마자 모두 쓰러져 자기 시작했다. 어지간히 피곤한가보다.
다운이는 아직도 하산로라고 표시된 곳이 깍아지른 듯한 절벽으로 올라가는 길이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그렇게 울며 겨자먹기로 봉우리를 넘어온 이야기를 하면서 웃는다. 아마 이애에게 팔봉산 등산이 무척 고생스러웠겠지만 나중엔 좋은 추억거리가 될지도 모른다. 모든 고생이 다 그렇듯이
덧붙이는 글 | 새해 첫날 서산 팔봉산에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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