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규상
우선 교육인적자원부가 농어촌 소규모학교를 예산절감을 위한 통폐합 대상으로 볼 때 이들은 하나같이 지역사회적 기능을 중시했다. 오히려 천혜의 자연환경과 농어촌만이 갖는 교육환경에 주목해 한 것. 교육의 꿈을 가진 교사들이 팀을 이뤄 학부모를 설득하고 거꾸로 인근 도회지 아이들을 전입시켜 학교를 살렸다.
학교시설을 교육적이고 생태적인 아름답게 정비하고 지역사회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했다. 산책로, 숲 속 놀이터가 있는 학교, 책가방 없는 학교, 시멘트 스텐드 대신 잔디언덕이 있는 학교로 변모시켰다.
정규과목 외에 봄나물 뜯어먹기. 쓱 뜯어 쑥떡 해먹기, 산 오르기, 고구마 심고 캐기. 마늘심기, 들꽃기행, 텃밭 가꾸기, 별자리 찾기 등 지역 특성에 맞는 각종 체험학습으로 아이들의 감성과 감각을 키우고 노동의 기쁨을 일깨웠다. 교사뿐 아니라 학부모들도 교육주체로 참여해 민주적 운영을 일궈냈다.
상주 송계분교 3학년 이성환 군이 생각하는 학교는 그래서 '행복한 학교'다. 공부시간에는 선생님이 가족처럼 대해준다/ 친구, 형, 누나, 동생들은 가족 같아서 꼭 집 같다/ 우리들의 수가 적어도 적은 게 아니다/ 우리는 많은 것을 느껴진다. 어른들과 함께/ 수영하고 공부하고 축구하고 부러울 것이 없어서 일까? <이성환 군의 '행복한 학교' 중에서>
같은 학교 4학년 최병국 군에게 학교는 "동화 속의 학교"고 "사랑을 듬뿍 담아서 나누어주는 곳"이다.
충남 아산 송남초등학교 거산분교장은 "도시형 거대학교(학급당 40명 내외)는 집중화되고 과밀화된데다 교육환경마저 비교육적이고 반정서적인데 비해 전원형 작은 학교는 자연 친화적이고 정서적인 교육환경에서 인간적 규모의 공동체(학급당 20명 내외)를 이루며 공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학교에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거산분교에 다니는 학생들과 교사,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항목에서 매우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남한산초등학교 서길원씨는 "학교구성원들이 모든 문제를 참여해서 결정하는 등 누구도 이 학교에서는 소외되지 않는다"며 "이 모든 것이 작은 학교가 주는 장점"이라고 말했다.
작은 학교의 장점이 학교의 작음이나 숫자상 작음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실증하고 있는 셈이다. 서 씨는 "학교가 작다는 것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관계가 긴밀해지고 서로가 존중받으며 교육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