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와 인터뷰중인 대우스님홍지수
대우 스님(성불사 주지, 속명 김판권)은 55년 전북 순창에서 태어났다. 어려서 집안이 부유했던 그는 8살 되던 해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고단한 삶으로의 첫 발을 내딛게 되었다.
친척집을 전전하며 어렵게 고등학교를 마친 대우 스님은, 어린 시절의 어려움을 돌아보며 '남을 위한 삶을 살고 싶다'는 마음에 열여덟의 어린 나이로 전남 순천 선암사에서 출가를 하게 된다.
현재 스님은 청송 제2감호소를 비롯해 부산과 광주 등의 교도소에 불법을 전하러 다니신다. 특별한 계기가 있느냐는 질문에 스님이 들려준 이야기는 퍽 흥미롭다.
"그 때 머무르던 사찰이 광주 교도소 바로 앞에 있었는데 어느 겨울 아침이었지요. 마침 그날 눈이 많이 왔어요. 아침에 창 밖을 내다보니 어떤 사내가 반바지에 슬리퍼를 신고 교도소 문 앞에 벌벌 떨며 서 있더군요.
사연이 궁금해서 데려다가 물었더니 그 날 출감한 사람이라는 거예요. 그 사람이 여름에 죄를 지어 겨울에 풀려났는데 그렇다보니 옷이 한여름일 수밖에. 그 사람을 데려다가 밥 한 끼 먹이고 옷 한 벌 입힌 것이 벌써 20년 전 일이네요."
20년을 한결 같이 재소자와 출소자들을 위한 교화에 힘써온 대우 스님. 스님은 교도소를 갈 때마다 꼭 떡을 해 간다고 하신다. 떡은 비용이 만만치 않아 여타의 종교단체나 사회봉사단체들은 통상 빵을 들고 간다.
"떡은 아무 때나 먹는 음식이 아니죠. 명절을 대표하는 음식입니다. 떡을 먹다보면 명절이 생각나고 자연스럽게 가족들이 떠오르게 됩니다. 그럼 다시 '다음 명절에는 가족들과 같이 이 떡을 먹을 수 있도록 죄를 짓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항상 떡을 해갑니다. 그래서인지 교도소에 가면 다들 저를 떡스님이라고 해요."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스님은 떡에 담긴 또다른 뜻을 가르쳐 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