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욱이 성안이장승현
성욱이랑 성안이
우리 아들 성욱이랑 성안이는 썰매 지치는 일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처음에는 싸늘한 바람과 추위 때문에 온몸을 움추리고 망서리더니 썰매가 미끄러지는 맛을 들이자 추운 줄도 모르고 송곳을 지치기 시작했다.
"아빠 오뎅 사줘?"
"응, 이리 나와라."
썰매장 입구에는 포장을 치고 컵라면과 오뎅을 팔고 있었다. 아들 성욱이놈은 컵 라면이 먹고 싶다고 했고 난 오뎅을 한 그릇 시켰다. 펄펄 끓는 난로 위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오뎅국물은 추운 우리들의 몸을 녹여주었다.
방학이라 읍내에서 엄마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많이 와 있었다. 성욱이가 다니는 유치원 친구도 한 명 왔는데 그 친구가,
"여기가 니네 동네냐?"
"응, 고복저수지가 우리동네야. 우리 만날 여기 놀러 온다."
성욱이는 자기 친구를 만나 자랑을 하고 있었다. 옛날 우리가 썰매를 탈 때는 부모님들이 없이 아이들 끼리만 놀았는데 30여 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지금의 아이들은 모두 자가용을 타고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장갑을 껴 많이 달라져 있었다.
그래도 아이들한테 추운 겨울날 방구석에 앉아 컴퓨터나 하고 비디오나 보는 것보다 이처럼 썰매를 탈 수 있는 썰매장이 있다는 게 천만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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