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 은혜, 꽃잎에 담았어요

카네이션을 만드는 관악장애인복지관 장애인들

등록 2004.01.13 17:38수정 2004.01.1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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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카네이션을 만드는 훈련생들

카네이션을 만드는 훈련생들

재활의지로 희망의 꿈을 다지는 안양2동에 위치한 관악 장애인복지관을 방문했다. 지하 계단을 따라 내려간 작업장에는 20여명의 장애인들이 나란히 놓인 테이블에서 희망의 꽃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장성락 팀장을 따라 들어간 기자를 보자 "안녕하세요"하며 티없이 밝게 웃으며 반기는 표정이 어린아이처럼 순수하다. 출입구 쪽 테이블에는 유명 브랜드에서 맡긴 인형의 귀걸이 끼우기가 한창이다. 뒷켠에는 종류별로 다양한 인형의 몸통과 옷들이 상자 가득히 쌓여 있었다.

옆 테이블에서는 단 한번인 어버이날을 위해 카네이션을 1년 내내 만들고 있었다. 한눈에 장애를 알 수 있는 다운증후군도 더러 있지만, 다수가 정신지체 장애인들로 20~40대가 함께 일하고 있었다.

카네이션 한 송이를 만들기까지는 몇 단계의 손길을 거쳐야 완성 작이 나온다. 장애 정도에 따라 부분 부분 일이 능력에 맞게 주워진다.

a 카네이션에 옷핀을 끼우는 마지막 단계

카네이션에 옷핀을 끼우는 마지막 단계


원단을 프레스에 눌러서 자르고, 형압기 틀에서 꽃잎 모양으로 찍어낸다. 차아무개군이 꽃잎을 접어서 철사에 끼워 놓으면, 옆에 있는 송아무개양이 본드를 칠해 덧붙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차례대로 잎사귀를 붙이고 리본을 달고 망사를 덧붙이고 옷핀 고정 작업을 거쳐 완성된 카네이션은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곱고 아름다웠다.

장성락 팀장은 "어버이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을 꽃잎 하나 하나에 정성껏 담아 지난해에는 3만 개의 카네이션을 만들었지만, 7천 개가 고스란히 재고로 남았을 정도로 판로가 제일 큰 문제다"라고 말한다.


장애인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4~5시간 일하고 재료비 등 제반 경비를 제외한 수익금으로 월 평균 10만원 정도를 받는다. 일하는 5일 중, 3일은 식후 1시간씩 태권도와 풍물놀이를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즐긴다. 태권도와 풍물놀이는 장애인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제일 즐거운 시간이다.

a 인형에 귀걸이를 끼우는 훈련생들

인형에 귀걸이를 끼우는 훈련생들


복지관에서는 카네이션 주문과 더불어 장애인들이 할 수 있는 일거리를 찾고 있다. 세상에 태어나면서 장애인이 되고 싶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 장애인을 단순히 거택 보호자로 취급할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다는 당당한 자신감을 심어주고, 그 능력을 인정해 주는 건강한 사회가 되어야 할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관악 장애인 복지관 ☎031-389-2789 [내선 231]

덧붙이는 글 관악 장애인 복지관 ☎031-389-2789 [내선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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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 인간 냄새나는 진솔한 삶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현재,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이며 (사) 한국편지가족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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