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장 10년만에 우째 이런 일이"

경남 양산시 조류독감 발생지역에 군병력 긴급 투입

등록 2004.01.15 17:43수정 2004.01.15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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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진정기미를 보이던 가금인플루엔자(일명 조류독감)가 경남 양산시에서 다시 발생함에 따라 닭을 비롯한 가금류를 처분하기 위해 군장병들이 긴급 투입됐다.

경남지역 최대 양계단지가 들어서있는 양산시 하북면 삼감리 이모씨의 농장에서 지난 10(토)일과 11(일)일에 1만여 마리의 닭이 떼로 죽은 원인이 가금인플루엔자인 것으로 13일 오전 밝혀짐에 따라 육군 제53보병사단은 긴급 지원반을 편성, 15(목)일 오전부터 농가 지원에 나서고 있다.

사단은 14일(수) 오전 양산시청의 병력지원요청을 받아들여 사단 의무대 수의장교를 비롯한 의료진과 양산대대장병 등 30여명으로 긴급지원반을 편성하여, 양산시 하북면 삼감리일대 농가에서 살(殺)처분하기 위한 닭과 오리 등 가금류를 운반하고 구덩이에 묻는 작업이 끝날 때까지 병력을 지원할 방침이다.

투입되기전 장병들이 복장을 서로 점검하고 있다.
투입되기전 장병들이 복장을 서로 점검하고 있다.조수일
이에 따라 장병들은 15일 오전 양산시청 관계자로부터 처리작업과 관련된 제반 사항을 교육받고 방역복 착용, 예방접종, 항바이러스제 투약 등의 안전절차를 거쳤다.

이날 오전부터 조류독감이 최초로 발생한 삼감리 이모씨 농장으로부터 반지름 3Km 내 위험지역에 있는 41개 농가에서 기르고 있는 85만여 마리의 닭과 메추리 8만여 마리, 오리 6천여 마리를 처분하기 위한 작업을 지원하게 된다.

1차로 15일 오전부터 삼감리 김아무개(59)씨의 ㅅ농장의 닭 35000 마리를 처분하기 위해 관계공무원과 함께 양계장의 닭을 포대에 담아 운반하는 작업을 지원하였다. 부대는 사태의 추이에 따라 관계기관과 협조하여 병력투입 규모와 기간을 늘일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날 지원에 나선 53사단 양산대대 오민구(22)병장은 “살아 꿈틀거리고 있는 닭을 포대에 담아 구덩이에 묻는 것을 보니 눈물이 핑돌 정도로 안타깝다”며 “집안 일을 하는 심정으로 빠른 시간내에 마무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장병들이 구덩이에 묻을 닭을 운반하기위해  트럭에  닭을  싣고  있다
장병들이 구덩이에 묻을 닭을 운반하기위해 트럭에 닭을 싣고 있다조수일
자신의 아들도 대학 수의학과를 다니다가 백마부대 의무근무대에 근무하고 있어 자신의 일처럼 구슬땀을 흘리며 있는 장병들이 마치 아들처럼 느껴진다는 농장주인 김씨는 “매일 27000여개의 계란을 낳던 닭이 생 매장당하는 것을 보니, 하늘이 무너진 가는 것 같다"며 "양계장을 한 지 10년만에 우째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다"며 답단한 심경에 연방 담배를 피워 댔다.

관계자에 따르면 최악의 경우 최초로 조류독감이 발생한 이모씨의 농장에서 반지름 3Km 내 위험지역의 닭을 비롯한 가금류를 모두 처분할 경우 93만여 마리에 이르며, 이는 지난해 충북 음성을 비롯한 전국의 조류독감 발생지역에서 살처분한 76만 마리보다 무려 17만 마리나 많은 수치이다.


이럴 경우 부산과 울산 등 인근 지역의 계란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 초래된다.

한편, 부대 관계자는 "지난해 말에도 울산시 울주군 조류독감발생지역 현장에 장병들을 투입하여 안전하게 작업을 완료한 바 있다”며 “이번 지원기간 동안에도 안전하고 빠른 기간내에 작업이 완료되도록 최선을 다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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