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달 국회 국방위원장.
오마이뉴스 권우성
장영달 국회 국방위원장은 현재 정부가 제출한 이라크 추가파병안이 전투부대의 성격이 가미된 '사단 사령부' 안이라며 순수재건부대로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위원장은 25일 오전 열린우리당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 국방위원회에 상정된 이라크 추가 파병에 관한 정부의 동의안은 소위 폴란드형 사단사령부 성격의 혼성부대 편제로 해석된다"며 "애초 재건부대 파병 방침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지적한 뒤 이같이 밝혔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의 파병안 총선 이후 처리 발언에 이어 열린우리당 소속의 장영달 위원장이 정부쪽 파병안에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함으로써 이라크 추가 파병동의안을 둘러싼 여당 내부의 논란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 위원장은 특히 치안 기능을 담당토록 하고 있는 정부 파병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순수 재건부대가 아닌 작전 임무를 띤 부대로 규정이 되고, 그렇게 되면 이라크 주민에게 (한국군이) 다르게 인식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작전이면 작전, 재건이면 재건 뚜렷이 해야지 애매하게 하면 안 된다"며 정부측에 파병안 수정을 권고했다.
장 의원의 설명에 따르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파병동의안에는 순수재건부대 뿐 아니라 헌병, 통신 등 치안 목적 부대도 함께 편성돼 있어 자칫 전투부대로 오해될 소지가 높은 데다 다국적군 지휘를 위한 다목적 부대 성격이 짙어 테러위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따라서 적극적 자위기능인 치안임무를 포기하고 소극적 자위기능인 경계임무만을 전투부대에 담당토록 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아울러 장 위원장은 "이라크 치안불안 요인 중 가장 심각한 이유가 실업이라 한다면 신속한 재건지원을 수행하는 것이 실업을 구제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며 실업의 해결이야말로 사회안정을 이룩해 결과적으로 치안안정을 핵심적 요체가 될 것"이라며 이라크 치안안정을 위한 나름의 대안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장 위원장은 "국회가 국민에게 충분한 이해를 구해야 한다"며 폴란드형 사단사령부 성격의 혼성부대 편제를 뼈대로 하고 있는 정부쪽 파병동의안에 대한 각당의 명확한 입장 정리를 요구하기도 했다.
다음은 장영달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앞으로 이라크 파병동의안 처리안과 관련한 일정은.
"각 정당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국민들을 이해시키지 못하고 있다. 정당들이 입장을 정해서 국민에게 정부안에 대한 입장이 뭐라고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국방위를 신속히 통과 하더라도 한·칠레 FTA 안보다 더 강하게 제동이 걸릴 확률이 높다. 각 정당이 책임있는 의사 결정을 하고 국민이 이해가 할 수 있도록 역할을 정해야 한다. 각당 간사를 통해 통보가 됐는데 입장 정리를 미루고 있다."
- 열린우리당의 당론은 뭔가.
"순수 재건부대 파병에는 찬성이다. 하지만 국회 회부된 안은 혼성부대 성격이 강하므로 우리당도 정부안에 대한 입장을 재정리 할 필요가 있다."
- 경계부대 규모는.
"서희·제마 부대가 현재 이라크에 가 있는데 특전사 장병들이 따라가 있다. 서희·제마부대는 미국의 외곽경계 하에 있기 때문에 적은 숫자가 경계임무를 맡고 있다. 만약 순수재건을 위한 부대가 3000명 규모로 가면 경계부대가 많이 필요하다. 독립 지역을 맡게 되면 미국이 외곽경계를 맡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외곽부대가 맡기 때문에 (경계부대가) 많이 필요하리라 본다."
- 김근태 대표는 파병안 처리를 총선 이후로 미루자고 했는데.
"총선이 있기 때문에 파병안 처리를 넘기고 당기고 할 사항은 아니라고 본다. 김 대표의 발언은 간접적으로 전해 들었는데, 총선 때문에 미룬다는 것은 적당한 표현은 아닌 것 같다. 김 대표가 어떤 취지로 말씀하셨는지는 모르지만 총선과 관계없이 다룰 필요가 잇다."
- 순수 재건목적 부대가 파병될 경우 경계부대 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지 않나.
"편성해 온 안 못지 않게 전투 임무를 부여받은 부대가 같이 갈 수 있다. 다만 정부가 가지고 온 안은 혼성부대로 여러가지 역할이 중첩돼 있다. 전투병이 재건지원부대와 비슷하게 편성된다 하더라도 재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간다는 성격을 분명히 해야 한다. 거기 가서 재건도 하고 치안, 헌병도 하면 이것도 저것도 못하는 결과가 올 수 있다."
- 독립지역을 맡게 될 경우 전투병이 치안유지를 하지 않을 수 있나.
"군인은 기본적으로 자기 경계임무를 갖는다. 그러나 이라크 가서 공병대 작업하는 것 보니, 작업을 30명이 하면 공수특전이 30명 이상이 와서 경계를 선다. 서희·제마부대는 미군 부대 안에 있는 것이다. 치안은 해당 지역에서 작전을 하는 것이다. 그 부분이 가미되면 순수 재건 부대가 아니고 작전 임무를 띤 부대로 규정이 된다. 그러면 이라크 주민에 다르게 인식되게 된다. 작전이면 작전, 재건이면 재건 뚜렷이 해야지 애매하게 하면 안 된다."
- 홍사덕 한나라당 원내총무는 파병동의안을 지체 없이 처리하겠다고 했는데.
"지체없이 하려면 한나라당이 당의 입장을 정해야 한다. 정부쪽 안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따라서 국방위에서 지체없이 통과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전달해 줘야 한다는 이야기다. 우리 국민은 어떤 안이 국회에 넘어와 있는지 모르고 있다. 참여정부에서 올라온 안이기 때문에 우리당이 앞정서야 할 것 아니냐고들 하지만, 아무리 바빠도 이 중대한 사안은 시간에 쫓기듯이 국민을 무시하며 통과시킬 수는 없다."
- 치안업무 없이 재건 사업이 가능한가.
"부대가 가게 되면 사전 준비부대가 가게 된다. 그 지역의 경찰대표, 주민대표와 협조 관계를 유지한다. 그 다음에 부대가 들어가게 된다. 그 분들과 주기적으로 협의하면서 민사작전은 계속 한다. 다만 맹호부대나 백마부대처럼 작전을 하러 돌아다니는 일은 아니다. 그러한 일이 부과되면 전투부대로 규정된다. 한나라당 박세환, 이경재 의원과 지난해 이라크 순방을 하고 돌아오면서 서희·제마부대를 확대해 주는 것이 이라크 안정을 위해 도움이 되겠다고 공감을 한 바 있다."
- 지금 정부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지금 정부안은 사단 사령부 안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 같다. 내가 보기에 다국적군을 지휘하기 위한 사단사령부 부대 편성안이다. 폴란드형 사단 사령부를 뼈대로 하고 있는 정부안에 따르면 복합적 기능을 수행토록 돼 있다. 헌병도 있고 통신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다. 내가 보기에 이 부대는 다국적군 지휘 위한 다목적 부대이다. 이 부분에 대한 이해가 국민에 전달이 되고, 우리 국민도 그 정도 보내도 '괜찮겠다'라든가, '안된다'라든가 하는 여론이 형성되고 의결이 돼야 한다. 국회가 국민을 속이는 것처럼 오해되는 것은 안 된다. 그래서 설명을 하는 것이다."
- 각당이 입장을 정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의사결정을 하지 않고 뒷전에 물러나 있으면 안 된다. 국방위원만 서둘러서 처리하자고 하는데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이런 이해가 넓혀지지 않은 채 본회의장에 가면 한·칠레 FTA 처리보다 더 강력한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전후 정황을 잘 아는 국방위원장으로서 요식적인 절차만을 밟기 위해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이 문제는 어느 사항보다 중요한 국민적 사안인 만큼 각 당들이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래서 거듭 간사를 통해 환기를 시키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다음은 장영달 국방위원장의 이라크 추가 파병안에 대한 입장 전문이다.
1. 현재 국회 국방위원회에 상정된 이라크 추가 파병에 관한 정부의 동의안은 소위 폴란드형 사단사령부 성격의 혼성부대 편제로 해석된다. 이는 베트남 파병 이후 최대규모이며 부대 성격상 국민적 관심사안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본 동의안은 국회 국방위 심의의결에 앞서 반드시 국민의 이해를 득하는 일이 대단히 중요할 것이다. 국민의 이해를 널리 구하는 가장 신속한 방법은 한나라당, 민주당, 열린우리당 등 국민을 대변하는 정당의 지도부들이 책임있는 의사를 결정하여 국민 앞에 분명히 밝혀주는 일이다. 이를 바탕으로 국방위원회는 즉시 상임위를 소집하여 심의절차를 성실히 수행하게 될 것이다.
2. 지난 1월 16일 국방위원회가 소집되어 이라크 추가파병안을 상정하고 기초 심의를 착수하려 했으나 참여연대 등 공인된 시민단체 대표의 참관을 허락했다하여 이를 이유로 국회상임위를 포기한 야당의 태도는 참으로 이해할 수 없다. 우리 장병들의 해외파병처럼 중대사안을 다움에 있어 국회 회의의 투명한 공개는 더욱 장려돼야할 사항이라 생각되어 본인은 앞으로도 국회법 제55조 규정에 따라 참관을 계속 허락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3. 이라크 추가파병은 전쟁으로 파괴되어 폐허와 질병으로 신음하는 이라크 민중을 위한 지원차원과 우리의 중요한 우방인 미국을 적극 지원한다는 입장에서라도 순수 재건부대 파병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이라크의 치안불안 요인 중 가장 심각한 이유가 실업이라 한다면 신속한 재건지원을 수행하는 것이 실업을 구제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며 실업의 해결이야말로 사회안정을 이룩하여 결과적으로 치안안정의 핵심적 요체가 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라크 및 미국 당국과 밀도 있는 협상을 통해 이라크 불안을 더욱 장기화할 우려가 있는 성격이 애매한 혼성부대 보다는 순수재건부대로 재편한 뒤 튼튼한 경계부대를 보충하는 방향이 가장 바람직한 전략이 될 것임을 정중히 권고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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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달 "정부 파병안 순수재건부대로 재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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