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환한웃음’을 찾아드립니다”

'행복길라잡이' 노 춘 원장의 장애인 사랑 이야기

등록 2004.02.01 16:45수정 2004.02.01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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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포기하지 마세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좌절의 수렁에서 절망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건네며 환한 웃음을 찾아주는 사람이 있다.

지난해 8월, 교통사고로 뇌병변 1급 장애를 갖게 된 김종온(34·사진 오른쪽)씨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는 노 춘 원장.
지난해 8월, 교통사고로 뇌병변 1급 장애를 갖게 된 김종온(34·사진 오른쪽)씨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는 노 춘 원장.박성규
보통사람들보다 불편한 육체와 정신을 갖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우리’라는 공동체사회에서 아웃사이더가 될 수밖에 없는 장애인들, 그리고 자신의 잃어버렸던 환한 웃음을 그들과 함께 찾는 ‘행복길라잡이’ 노 춘 원장(53).

충남 아산시 신창면 읍내리에 가면 환한 웃음이 있는 곳을 가리키는 안내판을 볼 수가 있다. 103번지, 노 원장이 장애인들과 환한 웃음을 꽃피우는 터전인 무료 장애인생활시설(성인 정신·지체장애인) ‘환한웃음’이 그 곳이다.

“15년여 전이었어요. 당시 제가 건설업을 하고 있었는데 심각한 경영난을 겪은 적이 있어요. 이때 공사대금을 받기 전 부도를 맞는 바람에 사업을 접었지요. 당시 쇼크로 쓰러진 제 아내는 그 이후 뇌병변 장애(3급)를 안게 됐고요. 그 사건이 이같은 시설을 운영하게 된 가장 직접적인 동기가 됐죠.”

장애를 갖고 있는 이웃들에게 환한 웃음을 찾아줄 수 있도록 하는 것, 장애로 인한 불편과 마음의 상처를 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신이 맡은 소임이라고 말하는 노 원장. 부인 김경애(51)씨의 사고가 이 일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된 동기라고 말하지만 실은 이전부터 결손가정 자녀 8명을 돌보며 이미 사랑나누기를 실천하고 있었다.


그의 선행은 밖으로 많이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주위 사람들의 입을 통해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 돼 버렸다. 노 원장이 남에게 드러내는 것을 싫어하다 보니 그런 것이라고 이웃들은 설명한다.

지난 2002년에는 같은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던 이웃이 복막투석으로 생명이 위독하자 자신의 장기를 주저없이 기증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5년 전에는 부모에게 버려진 혜지(7)양을 데려다 자신의 호적에 입적시킨 후 친자식처럼 키우고 있기도.

노 원장은 장애인시설을 운영하며 함께 생활하는 가족(장애인)들에게 부족함 없는 정성을 쏟기 위해 심리상담사 및 케어복지사 1급 자격을 취득하는 등의 열성을 보이고 있다.

“‘환한웃음’을 개원한 지 1달 밖에 안 돼 원생들은 많지 않아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함께 생활하는 가족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많이 부족하지만….”

덧붙이는 글 | 충남시사신문 1월31일자 게재

문의:☎041-543-0807, 018-300-0008

덧붙이는 글 충남시사신문 1월31일자 게재

문의:☎041-543-0807, 018-300-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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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서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뉴스를 다루는 분야는 정치, 행정, 사회, 문화 등이다.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다른 분야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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