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비켜선 민노당 "국민들은 냉정하게 지켜보고 있다"

노회찬 사무총장 11일 전화인터뷰...비대위 구성 요구 일축

등록 2004.03.11 23:31수정 2004.03.12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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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노회찬 민주노동당 사무총장

노회찬 민주노동당 사무총장 ⓒ 이종호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발의로 여야간 극한 대치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노회찬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은 이같은 혼란을 초래한 여야와 대통령을 싸잡아 비판하면서 "국민들의 걱정스런 마음을 대변하고 여론조사에 나타난 민심을 전달하려는 것이 우리의 대응방안"이라며 한발짝 비켜섰다.

노 총장은 11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는 현재 국민들의 정서를 대변해서 하고 있고 '기회다 찬스다'라는 식으로 당리당략적으로 접근하려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당내 일각의 탄핵관련 비상대책위 구성 요구에 대해서는 "여야간 잘못된 싸움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일축해 적극적인 반대움직임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노 총장은 "이 쟁점에서 비켜나 있는 아웃사이더로서 우리 민노당이 손해를 보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는데, 오히려 한복판에 있지 않은 것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노 총장은 '총선과 재신임을 연계하겠다'는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총선 전술의 일환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크고, 도움이 안 된다고 본다"며 "청와대와 야당이 싸움하는 것을 총선의 선택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노 총장은 야당의 탄핵발의를 "국가에 도움이 되지 않는 당리당략적 억지공세"라고 규정하고 "야당이 주장하는 것은 자기 무덤을 파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여당인 열린우리당을 향해서도 "여당대로 바로잡아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친위부대처럼 청와대 입장과 같이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노회찬 민주노동당 사무총장과의 전화인터뷰 일문일답.

- 최근 탄핵정국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일단 이 사태의 원인은 노 대통령이 제공했다. 노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이므로 정치적 소신이 어떻든 간에 법을 지키는 그런 자세를 보여야 하는데 너무 우리 국민의 법 감정과 어긋나는 개입을 한 것이 잘못이라고 본다. 그렇다고 해서 탄핵을 얘기하는 것은 너무 엉뚱하고 잘못된 야당의 공세라고 생각하고 있다.


야당에서는 사과하고 재발 방지 않으면 탄핵하겠다고 하지 않나. 탄핵은 엄청난 일인데 사과하면 될 일에 탄핵을 요구하는 것 아닌가. 진짜 탄핵사유가 된다면 사과해도 처벌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상식적으로 볼 때 사과해도 될 정도라면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나라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불필요하게 불안을 조성하는 것은 당리당략적 억지 공세다. 야당이 주장하는 것은 자기 무덤을 파는 것이다. 국민들로부터 심판받을 것이다."

- 열린우리당은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 극도로 불안해 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노동당도 같은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나.
"나는 열린우리당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은 좋으나 아무 것도 잘못이 없다고 나오는 것은 여당으로서 올바른 태도가 아니고 본다. 여당은 여당대로 바로잡아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친위부대처럼 청와대 입장과 같이 나가고 있다. 예를 들면 '대통령도 과도했지만 탄핵이 뭐냐' 이렇게 나와야 지지를 받는 것 아닌가. 여론조사를 하면 그런 것 아닌가.


열린우리당은 탄핵 얘기를 하니까 불안해 진다고 하는데 지난 재신임 문제도 국민이 현명하게 판단했다. 우리 국민들이 더 신중하고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것 같다. 이 문제에 있어서도 국민들은 탄핵 발의도 웃기고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면서 불안해하지 않고 있다. '너희들끼리 무슨 엉뚱한 짓을 하고 있느냐'가 국민들의 반응이다. 정신 차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 일각에서는 민노당이 탄핵정국을 너무 방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안일하게 대처한다는 한 지구당의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그렇지는 않다. 지난 일요일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은 총선 올인을 중단하고 야당은 탄핵 발의를 취소하라는 규탄 집회를 가졌다. 두 번이나 가졌다. 국회 안에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 않나. 게다가 밖에는 찬반 집회가 열리고 있고….

오히려 우리는 국민들의 정서를 대변해서 하고 있다. '기회다, 찬스다'는 식으로 당리당략적으로 하려는 것이 아니다. 국민들의 걱정스런 마음을 대변하고 여론조사에 나타나는 민심을 전달하려고 하는 것이 우리의 대응방안이다."

- 비대위를 구성하는 등의 방식은 무리가 있다고 보나.
"내가 볼 때 여야간 잘못된 싸움에 말려드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냉정하게 이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 탄핵과 총선을 연계하겠다는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어떻게 평가하나.
"대통령이 너무 잘못 연계시키고 있다고 평가하고 싶다. 탄핵을 총선과 연계시키면 안 된다고 지난해 10월부터 주장하고 있다. 우리 국민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나. 지난 4년 동안 그 의원이 혹은 정당이 잘했나 못했나를 보고 정해야지, 당선된지 1년 밖에 안된, 4년의 임기가 남은 대통령 평가를 왜 총선에 걸어야 하나. 너무 무리하게 연결시키는 것은 총선 전술의 일환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크고, 도움이 안 된다고 본다. 총선은 정당끼리 경쟁하는 것이다. 청와대와 야당이 싸움하는 것을 총선의 선택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부당하다."

- 탄핵과 총선을 연계할 경우 민노당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탄핵 문제는 오래 가지 않으리라 본다. 이 사태가 그만한 깜냥이 되는 사태가 아니라고 국민들은 보고 있다. 대통령이 호전적으로 대한 것도 문제이지만, 그보다 야당들이 인기가 없지 않나. 야당다운 견제도 못하고 있고 아픈 곳을 긁어주는 것도 아니고…. 국민들은 야당에 대해 더 냉담해 지고 있기 때문에 탄핵은 큰 쟁점이 안 된다고 우리는 보고 있다.

우리 민노당은 탄핵을 발의한 쪽도 아니고, 탄핵 대상이 되고 있는 당사자도 아니다. 이 쟁점에서 비켜나 있는 아웃사이더로 손해를 보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는데, 오히려 한복판에 있지 않은 것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본다.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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