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배려하는 정당되기를...

강릉 경선장에서 만난 장애인 장석태씨

등록 2004.03.14 05:08수정 2004.03.1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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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권 문제로 나오기 싫었습니다. 그러나 탄핵 뉴스를 보고 마음이 달라졌죠."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 없이는 이동조차 할 수 없는 지체 장애 1급 장석태(53·무직)씨는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뉴스를 접하고 한 걸음에 문화예술회관으로 달려왔다.

장태식(53)씨가 후보들의 유세 발언을 듣고 있다.
장태식(53)씨가 후보들의 유세 발언을 듣고 있다.김경목
13일 오후 2시께 치러진 우리당 강릉 선거구 경선 선거인단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유권자의 권리를 포기하려 했다. 경선이 치러질 문화예술회관 곳곳이 그가 넘을 수 없는 장벽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합동유세가 펼쳐질 경선장 내부도 만만치 않다. 그가 투표를 하기 위해선 16개의 계단을 오르내려야 한다. 물론 돌아갈 때는 이보다 더 높은 계단이 그의 이동을 저지한다.

이에 대해 신건승(39·당선자), 최욱철(51)후보는 "선관위에 모든 걸 위임했다"며 "장애자의 투표권 행사를 위한 편의제공에 관한 일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함영회(59) 후보는 "연설 후반에 장애인들을 위한 정책 발언을 하려 했지만 연설 시간이 초과돼 말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함 후보는 유세시간 대부분을 신상발언에 할애했다.

우리당 강릉 선거구 관계자들도 장애 유권자를 위한 편의제공엔 무관심 하긴 마찬가지. 한 관계자는 "계단 이동이 어려워 보여 휠체어를 들어줬다"며 "그 분들을 배려하지 못해 유감이다"고 말했다.


이 날 유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한 690명 중 장태식씨는 유일한 장애인이다. 그는 "장애인 중앙위원을 선출하는 열린우리당이 자신들을 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게다가 "오늘 나온 후보들조차 장애인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실질적 장애자가 50만 명이 넘는다"며 "국회의원에 입후보 할 이들은 장애자를 위한 정책 공약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6계단을 오르내려 투표소로 가고 있다.
16계단을 오르내려 투표소로 가고 있다.김경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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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강원정치 대표기자, 2024년 3월 창간한 강원 최초·유일의 정치전문웹진 www.gangwoninnews.com ▲18년간(2006~2023) 뉴시스 취재·사진기자 ▲2004년 오마이뉴스 총선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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