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영- 김충환, '12년 정치적 동지' 맞대결

등록 2004.03.19 08:45수정 2004.03.2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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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편집 19일 오후 2시 10분

서울 강동갑은 4.15 총선과 관련 '12년 정치적 동지'였던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원과 한나라당 김충환 전 서울 강동구청장의 맞대결로 관심을 끄는 선거구다.

서울대 정치학과 선후배 사이인 두사람은 통합민주당, 꼬마민주당, 한나라당으로 함께 당적을 옮기며 정치적 고락을 같이 해왔으며, 특히 지난 95년 김 전 구청장이 강동구청장에 당선된 후 3선을 하는 동안 서로 밀어주고 끌어 주는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보니 두 사람은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어 오히려 신경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이 후보는 최근 의정보고서에 한나라당 김 후보와의 관계를 담았다가 선관위로부터 배포중지 지시를 받았으며, 김 후보 측은 그 내용 가운데 일부분을 문제 삼아 명예훼손죄와 허위사실 유포죄로 고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탄핵 이전 <조선일보> 여론조사결과 지지율에서 한나라당 김 후보(29.7%)와 이 후보(36.6%)는 7% 내외의 근소한 차이를 보였으나, '탄핵정국' 이후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서는 두 배가 넘는 현격한 격차(이부영 44%, 김충환 17%)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우리 선거구는 아파트가 많고 40대 안정희구 세력과 대졸이상 학력이 47%에 달하는 지역으로 지역정서상 표심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면서 "실질적으로는 지지율 하락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오히려 당의 지지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9년간 구청장을 역임하며 확고하게 다진 지역기반을 바탕으로 당선을 자신하고 있다.

더구나 경쟁자인 이부영 의원조차 김 후보를 "행정관료로서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고 추켜세울 만큼 그의 행정 능력은 지역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김충환 후보에게는 '이 의원을 배신한 사람’이라는 비난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이 의원을 존경하지만 정치적 판단이 다르면 서로 다른 길을 가는 것”이라면서 “이런 자명한 문제가 논란이 되는 것은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정치인식에서 비롯되는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또 구청장직을 중도 사퇴한 것과 관련 김 후보는 "현행법상 구청장은 3선으로 제한돼있어 계속 강동구민과 함께 일하려면 구청장을 사퇴하지 않으면 안된다"면서 "지구당 위원장이 탈당하는 사태를 맞아 정치개혁과 정치권 물갈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고 나라와 강동을 위해 보다 큰 역할을 하기 위해 총선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한편 열린우리당 이부영 후보는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지지도에 힘입어 '굳히기'에 들어갔다.

실제로 이 후보는 2만여표의 두터운 개인 지지표에 최근 수도권에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열린우리당의 지지율로 김 전 구청장의 도전을 뿌리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후보에 대해 "그동안 당적이동을 했을 뿐, 지역일은 한 게 없다"는 비난여론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그동안 지역주의와 보스정치에 맞서 싸우느라 ‘한국정치의 이단아’소리를 들어왔다”면서 “편안한 정치의 길에 주저앉았다면 오늘날의 이부영이 있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3김 정치, 지역주의정치에 가장 치열하게 맞섰던 이부영의 장점이 이제 제대로 빛을 발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이번이 국회의원이 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는지는 모르지만 한나라당에 대한 의리를 명분으로 내세워 임기를 다 채우지도 않고 구청장을 중도 사퇴한 것에 대해서는 무척 마음이 아프다”면서 “또한 왜 하필이면 자신을 후견하고 은혜를 준 사람과 맞서겠다는 것인지 참으로 의아할 따름"이라고 비난했다.

이 의원과 김 후보의 `양강구도’가 유력한 가운데 25% 내외로 분석되는 이 지역의 호남표 결집을 노리는 민주당은 고려대 동북아경제경영연구소 양관수 연구위원을 공천했다.

양 후보는 “지역에 들어와보니 무너지는 서민경제 현실이 심각하다”며 “대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지역에서 민주노동당 후보로는 박치웅 후보가 출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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