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당 여성출마자들 박근혜 대표에 '포문'

"후광 속 커온 퇴행적 이미지" 공세 취하기도

등록 2004.03.24 10:51수정 2004.03.2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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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4일 오전 비대위 상임위원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독재 시절, 부부가 모두 합쳐 17년 동안 옥고를 치렀다는 '아픈 과거'를 얘끼하는 한명숙 전장관.

24일 오전 비대위 상임위원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독재 시절, 부부가 모두 합쳐 17년 동안 옥고를 치렀다는 '아픈 과거'를 얘끼하는 한명숙 전장관. ⓒ 오마이뉴스 권우성

"박정희 독재시절 우리 부부는 17년 6개월을 감옥에서 보내야 했다."

열린우리당 여성 출마자들이 39년만에 최초로 선출된 정당의 여성 대표인 박근혜 의원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환영과 기대, 경계심을 표시했던 전날과는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다.

이들 여성 정치인들은 22일 열린 헌정수호와 국정안정을 위한 비대위에 참석, 박 대표의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행적을 거론하며 박 대표가 그 후광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공격했다.

특히 한명숙 전 장관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독재 시절, 부부가 모두 합쳐 17년 동안 옥고를 치렀다는 '아픈 과거'까지 꺼내놓았고, 그 순간 회의장은 잠시 숙연해 지기도 했다.

이미경 상임중앙위원이 박근혜 신임 한나라당 대표 공격의 선봉에 섰다. 이 상임중앙위원은 박 대표가 "여전히 아버지의 후광 속에 커왔던 퇴행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며 "아버지에 대한 공과를 분명히 할 때 3공에 머물지 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충고의 말로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이미경 "아버지에 대한 공과 분명히 하라"

이어 그는 "양성평등과 약자에 대한 진보적인 생각 등 여성이 갖고 있는 장점에 대한 기대를 보여주지 못했고 한나라당의 부패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39년만의 선출된 여성 대표에 대한 기대를 접고 유보하겠다"고 말했다.


도시건축설계사로 서울 용산에 출마를 준비 중인 김진애 후보도 거들었다. "같은 여성으로서 일단 축하한다"는 말로 운을 뗀 김 후보는 "박 대표는 그간 홀로서는 용기를 보여주지 못했다"며 "이번 기회에 홀로 서는 배포를 보여달라"고 충고했다.

특히 김 후보는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의 거친 언행을 지적하며 "여성 정치인의 품위를 떨어뜨리고 있는 만큼 여성정치인으로서 여성 대변인을 단속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다음엔 유신독재 시절인 지난 79년 크리스찬 아카데미 사건에 연루돼 1년6개월 간 투옥된 바 있는 한명숙 전 환경부 장관이 나섰다. 한 전 장관은 박정희 독재시절 통혁당 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렀던 남편 박성준씨와 자신의 얘기를 꺼내며 박 대표가 껍질을 벗을 것을 주문했다.

한명숙 전 장관 "독재시절 우리 부부 17년 옥고 치렀다"

"박정희 군사독재 시절 남편이 15년형을 받았고 내가 2년 6개월의 형을 받았다. 박근혜 대표가 다수당의 대표가 됐다. 애벌레가 나비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껍질을 벗어야 한다. 박 대표의 껍질이 무엇일까, 벗을 수 있을까. 탄핵에 대한 입장, 아버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개혁에 대한 구체적이고 진실한 모습을 보일 때만 껍질을 벗을 수 있을 것이다. 부디 벗기 바란다."

남성 의원도 여성 출마자들을 거들었다.

이부영 상임중앙위원은 독립운동가의 손녀인 김희선 열린우리당 의원과 일본군 중위의 딸인 박 대표를 극명하게 대비시키며 박 대표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혔다.

"대표로 당선된 후 박 의원이 보여준 환한 미소를 바라보며 많은 국민들은 여러 생각을 했을 것이다. 3월 12일 김희선 의원이 의장석을 점거하고 있다가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에게 떠밀려, 들려서 의장석 단상 아래로 내동댕이쳐질 때 뒤 의석에서 서청원 의원과 앉아 함박웃음을 짓던 것을 기억한다. 어제 당선 후 웃음과 그때의 웃음은 같은 웃음이었다.

독립군의 손녀 김희선 의원, 그리고 일본 관동군 중위 친일파의 딸 박근혜 의원의 웃음을 비교하며 우리 현대사의 비극을 본다. 박근혜 대표는 법적 일관성을 이유로 들어 탄핵의 정당성을 지금도 주장한다. 그러나 법적 일관성은 아버지와 딸의 쿠데타의 일관성에 다름 아니다.

한나라당과 박 대표의 본질을 꿰뚫어봐야 한다. 한나라당은 그 껍질을 벗기고 벗겨도 남는 것은 쿠데타의 일관성 밖에 없다. 여성 대표의 등장을 찬양하는 듯 조작하고 있지만 허위의 가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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