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타임스
4·15총선을 앞두고 빚어진 탄핵폭풍을 맞아 총선에 출마하는 야당 여성후보들이 탈당, 사퇴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또 여야를 막론하고 여성후보들은 이번 선거에서 여성후보가 가지는 선명성을 드러낼 기회조차 얻지 못할 뿐 아니라, 정책 선거는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한다. 이는 탄핵정국으로 인해 정당 선호가 그 어느 때보다도 뚜렷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게다가 여성계도 탄핵정국에서 정치적 입장이 갈리면서 ‘여성후보 지지’라는 공동전선이 표류 상태에 빠져들어 ‘2004 여성정치 원년’을 구축하려던 꿈도 물거품이 될 공산이 크다.
인천 중동에서 출마하는 원미정 민주당 후보는 요즘 지역 유권자들로부터 민주당을 탈당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당을 탈당해 차라리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여성후보를 지지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 여성 후보들도 탄핵정국으로 인해 심각한 상실감을 겪고 있다. 경기 고양시 덕양갑에서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과 맞붙게 될 정경화 민주노동당 후보는 최근 노사모 회원들로부터 맹공을 받고 있다. 정 후보의 인터넷 사이트에는 연일 “유 의원 표를 갉아먹지 말고 출마를 포기하라”는 글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는 것.
정 후보는 “탄핵이 가결되던 다음 날은 유권자들에게 명함을 내밀기도 힘들었다”면서 “인물과 정책을 비교하면서 후보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적으로 특정 정당에 국민의 감정이 쏠리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탄핵정국 속 야당후보 사퇴권유·탈당압력 줄이어
강원도 원주에서 출마하는 안상현 민주당 후보도 싸늘해진 유권자들의 반응을 체감하고 있다. 안 후보는 “탄핵정국은 지역주민들이 인물을 보고 후보를 선택할 기회를 빼앗아 버렸고, 불특정다수가 정당을 보고 찍을 가능성이 두 배로 높아졌다”면서 “민주당에서 출마하는 여성후보가 지금 가장 어려운 상황이지만, 스무 배 이상으로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결의를 다졌다.
남양주갑에서 출마하는 신낙균 민주당 후보도 지역 출마를 준비하며 몇 년간 공들인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만 하다. 현재 신 후보는 탄핵선거로 가고 있는 현재의 정세가 수그러들기를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야당의 여성후보들이 상실감에 빠져 있는 것에 비해 열린우리당 여성후보들은 유권자들로부터 ‘운이 좋다’는 평을 듣는다. 그러나 정작 열린우리당 여성후보들도 탄핵정국이 선거에서 여성후보에게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평가한다.
대구 달서병에서 출마하는 박선아 열린우리당 후보는 “탄핵정국으로 인해 정책 부문이 거의 희석되어 이슈가 없는 상황”이라며 “유권자들이 인물과 정책을 보고 대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정국이 안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문자 인천여성노동자회 회장은 “인천지역 여성단체가 연합해 인천총선연대를 구성해 여성후보를 지지하는 운동을 벌여왔지만, 탄핵정국 이후에 어떤 입장을 취하지 못해 고민 중”이라고 털어놨다.
조현옥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대표도 “탄핵정국에서는 정책토론회나 여성후보 지지운동이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여성계도 각기 다른 정치적 입장이 있기 때문에 탄핵정국에 대해 입장이 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