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준 의원, 막판에 비례대표에서 제외

정동영 의장 영입인사 비례대표 '무사통과' 논란

등록 2004.03.29 13:13수정 2004.03.29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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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조성준 의원이 지난 26일 영등포 열린우리당 기자실에서 입당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조성준 의원이 지난 26일 영등포 열린우리당 기자실에서 입당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성규


[2신 : 29일 밤 10시20분]

조성준 의원 막판에 비례대표에서 제외


조성준 의원이 비례대표 명단에서 전격 제외됐다.

열린우리당 중앙위원회의는 29일 오후 6시 비례대표 경선이 끝난 뒤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조성준 의원 비례대표 후보자 인준의 건을 상정, 표결 끝에 찬성 23명, 반대 23명, 기권 1명 가부 동수로 부결시켰다. 조 의원은 중앙위원회의가 열리기 직전인 29일 오후 6시까지만 해도 비례대표 20번 배정이 확실시 됐다.

조 의원의 탈락으로 공석이 된 비례대표 20번 자리에는 박홍수 전 한국농어민후계자연합회 회장이 배정됐다.

조 의원의 비례대표 탈락은 이미 예고된 사태였다. 당내에서 '밀실공천'이라는 비난이 제기된 상태에서 당 지도부가 무리하게 조 의원의 비례대표 안정권 순번 배정을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조 의원은 중앙위원회의가 시작되기 직전 정동영 의장에게 "인준되길 바란다"는 등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강한 의욕을 보이기도 했으나 결국 중앙위원들이 외면하면서 이같은 노력은 물거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이날 표결 결과로 인해 정동영 의장을 포함한 당 지도부의 권위는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례대표 순위확정 경선에 앞서 유시민 의원은 조 의원의 당원 자격 등을 문제 삼으며 지도부의 결정에 대해 "(열린우리당의 비례대표 선정 과정에서) 원칙과 상식이 훼손됐다”고 강력히 문제제기 했으나, 당 지도부의 결정 번복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1신 : 29일 오후 1시10분]


'창당 공신' 박양수 탈락, '철새' 논란 조성준 낙점


지난 27일 조성준 의원이 비례대표 전략후보에 선정되면서 열린우리당이 발칵 뒤집혔다.

탄핵 공조에 반발, 최근 민주당을 탈당해 열린우리당에 입당한 조성준 의원을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12명의 비례대표 전략후보로 선정한 데 대해 당내에서 불만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도부 간 협의에 의해 선정된 12명의 비례대표 전략후보는 상위 순번에 배치될 예정이다.

특히 창당 공신으로 분류돼 비례대표 상위 순번 배치가 확실시됐던 박양수 사무처장이 40인의 비례대표 후보군에서 배제되는 결과까지 맞물리면서 당직자 사이에서는 "창당 공신은 안되고, 철새정치인은 되느냐", "밀실공천이다"는 볼멘소리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현재 조 의원의 비례대표 전략후보 선정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인사는 유시민 의원. 유 의원은 조 의원의 당원 자격을 문제 삼으며 지도부의 결정에 강력히 항의하고 있다.

유 의원 쪽은 "조 의원은 아직 당원이 아니다"라며 "당원 자격에 대한 심사를 도당에서 하거나, 아니면 특별입당 형태로 당 의장이 지정을 해서 중앙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서 되는데, 어느 절차도 밟은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조 의원도 따져보면 철새정치인 아니냐"면서 "당 지도부가 왜 그런 식으로 비례대표를 공천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신기남 "조성준 의원은 의정활동 인정받는 인물" 높이 평가

한때 지도부는 조 의원을 이상수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중랑갑에 공천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등 과잉배려 의혹까지 낳은 바 있어 이러한 비난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신기남 선대본부장은 "지도부의 정치적 결단"이라고 말한 뒤 "지금 지도부야말로 역사상 가장 권한이 약한 지도부이고 의장"이라는 논리로 밀실공천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조 의원에 대해 "탄핵 정국을 맞이해 탄핵의 부당함을 외치고 쿠데타 세력에서 탈출한 최초의 인사"라면서 "의정활동이나 경력을 볼 때 인정받을 수 있는 인물이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본부장은 또 '창당공신인 박양수 처장은 안 되고 조 의원은 왜 되느냐'는 일부 당직자들의 지적에 대해 "박 처장과 조 의원은 완전 별개의 문제"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조 의원은 지도부의 협의를 거쳐 확정되는 전략 후보군에 속하지만 박 처장은 비례대표 선정위에서 결정하는 일반 후보군에 속한다는 얘기다.

박양수 처장 "백의종군하겠다" 일단 양보

일단 박 처장은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백의종군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박 처장은 지난 28일 개인성명을 통해 "열린우리당 창당공신으로 인정받으면서 '전국구는 떼어놓은 당상'이라는 세간의 무성한 하마평과는 정반대로, 어제 비례대표후보 선정에서 탈락했다"며 "정치개혁과 국민통합, 그리고 전국정당을 추구하는 우리당의 창당정신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백의종군하겠다던 초발심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박 처장은 "사사롭게는 어찌 아쉬움과 회한이 없겠습니까마는 향후 금번 당의 결정에 대해 어떠한 이의를 달거나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당에 누를 끼치는 일을 하지 않을 것임을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약속드린다"면서 "더욱이 17대 총선이 10여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어찌 제 사리사욕을 채우자고 의원직에 연연해하겠나. 대승적 차원에서 당의 결정을 전적으로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반면, 조 의원과 같은 지역구(성남 중원)에서 경쟁을 벌여왔던 정형주 민노당 후보는 조 의원의 비례대표 선정을 "정치적 뒷거래"라며 강력 규탄했다.

민노당 "전형적인 철새행각을 부끄러움 없이 자행" 조 의원 비난

정 후보는 "조성준 의원은 민주당 분당 과정에서 신당 창당세력을 민주분열 세력이라며 강력히 성토했다"며 "그런데 이제와서는 열린우리당을 평화민주세력의 중심이라며 한껏 치켜세우며 자신의 열린우리당 입당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고 조 의원의 말뒤집기를 문제삼았다.

정 후보는 또 "불출마를 선언한 직후 비례대표 출마를 검토한다는 소식은 조성준 의원의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뚜렷이 보여준다"며 "이러한 조성준 의원의 행각이 어떻게 역사적 소명을 위한 행위가 될 수 있겠는가. 전형적인 철새행각을 부끄러움 없이 자행하는 조성준 의원을 통렬히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는 조 의원의 비례대표 출마를 보장하는 열린우리당을 "철새도래지"라고 규정하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다수당을 위해서라면 과거 행적도 불문한 채 썩은 정치인들을 마구잡이로 받아들이고 있지 않느냐"며 "다른 한편에서는 썩은 정치의 관행을 답습하는 조성준 의원과 열린우리당의 작태는 국민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친정체제 구축 곱지 않은 시선도

뿐만 아니라 비례대표 전략후보에 정동영 의장이 직접 영입한 인사들이 다수 포함돼 '정동영 의장이 친정체제를 구축하려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등장하고 있다.

후배인 박영선 대변인을 비롯해, 정 의장이 삼고초려 끝에 영입한 민병두 전 <문화일보> 정치부장, 정덕구 전 산자부 장관이 12명의 전략후보에 포함된 점, 그리고 정 의장이 공들여 '모셔온' 홍창선 한국과학기술원 총장과, 조성태 전 국방부 장관을 막판에 명단에 끼워넣은 점 등이 이같은 시선을 자초하게 된 원인들이다.

게다가 당초 12명의 전략후보를 남성 6명, 여성 6명으로 구성하겠다고 발표했다가 남성 9명, 여성 3명으로 여성 비율을 축소한 점도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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