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무협소설> 전사의 후예 307

시작된 정의구현 (5)

등록 2004.04.05 17:43수정 2004.04.05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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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가 아무리 많아도 범 한 마리를 못 당한다. 따라서 이들이 없었다면 제아무리 많은 수효라는 하지만 벌써 예비대원들에게 모조리 당하고 말았을 것이다.

보타신니와 함께 나타난 사람들은 수효는 많지만 무공의 수위가 형편없었고, 청타족은 병장기가 모두 부서져 공격다운 공격을 가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놈! 파천부의 맛 좀 봐라! 야아압!”
“흥! 그 따위 쇳조각을 누가 두려워 할 줄 알고? 이놈! 무적도가 왜 천하최강인지 가르쳐주지!”

“어이구, 그러셔? 그게 무적이라고? 무적 좋아하시네. 임마, 그럼 누구께 센지 한번 해볼래? 짜식, 아예 부셔주마. 야아압!”
부웅! 부우웅! 부우우우우웅!

쐐에에에에에!
채챙! 채채채채챙! 파지지직!
“허억! 무, 무적도가…? 이럴 수가…? 괴, 괴물이닷. 도망가라.”

왕구명의 파천부가 휘둘러지자 마치 벌떼가 날아드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그냥 보기에도 육중하였지만 보통 쇠로 만든 도끼일 것이라 생각한 예비대원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당당하게 무적도로 맞부딪쳐갔다. 상대의 병기를 부수기 위함이었다.

둘이 격돌하자 격렬한 금속성이 터져 나왔다. 그와 동시에 예비대원의 입에서는 바람 빠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


손목이 시큰거리는 것은 둘째 문제이다. 그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박살낸다던 천하 최강의 병기 무적도가 산산이 조각나 버렸던 것이다.

파천부는 상고시대 때 하늘에서 떨어진 운석(隕石)의 잔재물로 만들어진 것으로 해동사람 치우(蚩尤)가 만든 것이다.


이것은 무적도와 부딪쳐본 적이 없기에 어떤 것이 더 강한지 알 수 없는 것이었다. 어찌되었던 둘은 격돌하였고, 무적도는 산산이 부서졌지만 파천부에는 흠집하나 생기지 않았다.

무적도를 능가하는 병기라는 것이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사실 왕구명도 둘이 부딪치면 어찌될지 몰랐다. 어쩌면 애병이 못쓰게 될지도 몰랐지만 두 눈 딱 감고 휘둘렀다. 무적도보다 무거운 중병이라는 것을 믿고 무작정 휘두른 것이다.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만일 파천부가 부서진다면 즉시 작전을 변경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하핫! 좋아, 좋아! 역시 파천부라 불릴만하다. 이놈들! 네놈들의 도를 모조리 부셔주마. 한 놈도 빼지 말고 몽땅 덤벼라!”

신이 난 왕구명은 예비대원들 사이로 파고든 뒤 닥치는 대로 파천부를 휘둘렀다. 전 같으면 웬 미친놈이냐면서 무적도로 마주칠 예비대원들이었지만 이번엔 달랐다.

파천부와 격돌한 무적도 서너 자루가 삽시간에 박살나는 것을 보고는 가까이 다가서기도 전에 피하기 바빴던 것이다.

어제 일지매 여옥혜와 역발산 왕구명은 태산 입구에 자리한 객잔(客棧)의 이 층 주청에서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팔자 좋은 여인이 유람하는 동안 호위하기 위하여 붙여진 호위무사 행색을 하고 있었기에 눈여겨보는 이는 거의 없었다.

워낙 유명한 곳이다 보니 오가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여옥혜가 이곳에 자리를 잡은 이유는 주변 정황을 탐지하기 위함이었다. 경험상 인근에서 전해지는 온갖 소문은 듣는데 이보다 좋은 곳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어느 날, 산해관 무천장 대문에는 실종된 무천장주인 혈면귀수의 수급이 효시(梟示)되어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그것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장주의 수발을 들던 시비였다. 그녀는 선혈이 뚝뚝 떨어지는 수급과 거기에 쓰인 글귀를 읽고는 비명을 질렀다. 곧이어 정의수호대원들이 튀어 나왔다.

< 산해관 무천장주 혈면귀수 마욱진은 불의(不義)로서 상전을 음해하여 그 자리를 차지하였으며, 부정한 방법으로 재물을 은닉하였다.

또한 불편 부당한 방법으로 색을 밝혀 여인의 순정을 짓밟았을 뿐만 아니라 온갖 악행을 교사(敎唆 :남을 꾀어 못된 짓을 하게 함)하였기에 그의 목을 효시하여 만천하에 그의 부도덕을 선포한다.

후임 장주는 물론 천하에 산재한 모든 무천장의 장주들은 이런 전철을 밟지 않기 바란다.
정의문 문주 일지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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