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이내 자위대 철수 않으면 3명 살해" 협박

일본 <NHK> 보도... 일본정부 "자위대 철수계획 없다" 밝혀

등록 2004.04.08 22:59수정 2004.04.09 09:54
0
원고료로 응원
a

무장단체측의 협박장 원본으로, 음성테이프와 함께 전달되었다. ⓒ 박철현

[2신 대체: 9일 새벽 0시 20분]

무장세력들, "3일 이내에 자위대 철수 않으면 살해" 협박


일본인 3명을 억류하고 있는 무장단체의 주장이 밤 10시 45분경 공식적으로 일본 방송에 방영됐다. 노란색 편지지에 눌러쓴 펜글씨로 자신들의 입장을 밝힌 무장단체는 "일본이 미국에 무기와 자금을 공급한 점, 그리고 그것은 곧 우리들을 고통속에 몰아넣었다"고 주장했다.

편지지에서는 자신들의 소속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카타르의 <알자지라> 방송에 의하면 이 무장단체는 '사하라 무자히딘'으로, 우리말로 해석하면 '전사여단(戰士旅團)'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전사여단'이라는 단체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무명의 단체로 판명되었고, 배후의 존재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NHK 보도에 의하면, 이 비디오는 언제 어디서 찍었는지 아무것도 모르나, 상태로 보아 최근에 촬영된 것이며, 상당히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이유로 일본인임을 확실히 밝히는 여권촬영(셋 모두 일본국 여권)을 하면서 이름을 정확하게 보이도록 했다는 점을 들었다.

억류 영상 자체에는 음성등의 소리가 전혀 들어가 있지 않았으나, 노란색 편지지의 협박문과 함께 동봉된 테이프에는 범인중 한명의 목소리가 침착한 어조로 들어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협박문 전문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이라크의 이슬람 교도의 아들들이다. 우리들은 당신들 일본인을 친한 친구라고 생각해 왔으나, 당신들은 미국에 자금과 무기를 지원했다. 미국은 우리를 죽이고 지배했고, 성지를 황폐화 시켜 여자들과 어린이들을 고통속에 빠지게 했다.

그래서 우리는 똑같은 방식으로 복수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당신들은 지금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자위대를 철군시킬 것인가? 아니면 여기 3명의 목숨을 태워 없앨 것인가 하는 것이다. 기한은 3일. 그안에 자위대를 철수시키지 않으면 우리는 이들 3인을 살해할 것이다."


한편 이 협박문이 공개됨에도 불구하고 일본정부는 여전히 "인도지원 활동을 하고 있으므로 철수할 이유가 없다"는 파병의 정당성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자위대 철수의 여지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각 야당의 입장은 강경한 철수론으로 돌아섰는데, 민주당의 칸 나오토 당수는 "아직까지 확실한 것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다시 처음부터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재검토 및 자위대 철수를 시사했다.

또한 공산당의 이시 당수와 사회당의 후쿠시마 당수 역시 "자위대 즉시 철수"를 강력히 주장했다.


a

알자지라가 공개한 억류영상. 인질들 뒤에 총을 든 테러리스트들의 모습이 보인다. ⓒ 박철현


[1신 : 8일 밤 11시]

이라크 무장단체에 억류된 일본인 3명 영상공개


a

침통한 표정으로 정부의 입장을 발표하는 후쿠다 관방장관 ⓒ 박철현

이라크 무장단체에 억류된 일본인 3명의 신원이 밝혀졌다. 후쿠다 야스오 관방장관이 기자회견에 밝힌 3인의 이름은 코오리야마 소이치로(32), 이마이 노리야키(18), 타카토우 나호코(34)로 특히 코오리야마씨는 <주간 아사히>와 계약을 맺고 개인적으로 이라크 현지에서 사진과 기사를 보내는 계약직 저널리스트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마이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열화우라늄의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가족의 반대에 불구하고 이라크로 갔다고 알려졌으며 타카토우는 어린이들을 위한 볼란티어 활동을 하기 위해 출국했던 것이라 알려졌다. 이마이와 타카토우는 홋카이도 출신으로 현재 둘의 출신지에는 보도진들이 몰려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편 후쿠다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아직까지 밝혀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신원만 확인된 상태"라며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또한 그는 "하루빨리 억류된 일본인들이 풀려날 수 있도록 일본정부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 밝혔다.

그러나, 이라크 철군의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자위대는 이라크에서 평화적인 활동을 하고 있으므로 철군의 가능성은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 했다.

알자지라 측이 방영한 일본인 억류 영상은 이날 밤9시 50분경 전국에 방영되었다. 현재 일본의 전 매스컴은 밤 10시부터 30분간 후쿠다 관방장관의 기자회견을 특집으로 내보냈으며, 현재 기존의 방송을 중단한 채 계속 관련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a

일본언론과 기사계약을 맺어 현지 기사를 송고했다고 하는 코오리야마 소이치로 ⓒ 박철현


a

인질들은 억류 후, 얼마 있지 않아 눈가리개를 착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 박철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01년부터 도쿄거주. 소설 <화이트리스트-파국의 날>, 에세이 <이렇게 살아도 돼>, <어른은 어떻게 돼?>, <일본여친에게 프러포즈 받다>를 썼고, <일본제국은 왜 실패하였는가>를 번역했다. 최신작은 <쓴다는 것>. 현재 도쿄 테츠야공무점 대표로 재직중이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동네 뒷산 올랐다가 "심봤다" 외친 사연
  2. 2 '파묘' 최민식 말이 현실로... 백두대간이 위험하다
  3. 3 1심 "김성태는 CEO, 신빙성 인정된다"... 이화영 '대북송금' 유죄
  4. 4 채 상병 대대장 "죗값 치르지 않고 세상 등지려... 죄송"
  5. 5 제주가 다 비싼 건 아니에요... 가심비 동네 맛집 8곳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