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학력차별 없는 새 교육도시 만들겠다"

9일 익산교육시민연대 창립총회 열고 공식 출범

등록 2004.04.10 13:30수정 2004.04.1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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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형숙


익산교육시민연대 창립준비위원회(준비위원장 윤석화 원광대 교수)는 9일 오후 6시 원광대 숭산기념관 3층 대강당에서 익산교육시민연대 창립총회를 열고 상임대표에 권숙희 전 참교육학부모회 익산지부장을, 공동대표에는 손충기 원광대 교수, 송동한 지원중 교사, 허정천 전 농민회 부회장을 선출했다.

익산교육시민연대의 사업목표는 토론회와 대중강연을 중심으로 정체성 확립과 구성원들의 교육적 가치에 대한 동질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청소년 문화 관련사업을 시민과 함께 하는 행사로 발전시키며 교사 중심의 교육이 아닌 시민 속으로 자리 매김 되는 의사소통의 역할을 담당해 나갈 계획이다.

이창필 익산 벼룩시장 대표이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창립대회는 교수, 교사, 시민단체, 학부모, 학생 등 2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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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형숙


이날 권숙희 상임대표는 “익산교육에 희망을 익산시민에게는 기쁨을 주겠다는 기치 아래 익산교육문제를 중심에 놓고 논의하고 대안을 마련해 교육개혁이 시민과 학부모·학생·교사 중심의 개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익산 참여자치연대 유형렬 대표는 연대사를 통해 “교육은 모든 시민에게 관계되는 일인만큼 익산교육시민연대가 교육문제에 있어 의사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학생들의 문화적 요구가 함께 하는 단체로 거듭나기”를 주문했다.

익산교육시민연대의 '결의'

-우리는 교육을 통하여 학력차별이 없는 사회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한다.

-우리는 서로의 인격과 처지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시민사회 분위기 조성에 앞장선다.

-우리는 우리자녀 운동을 통해 공동체적 가치관 실현에 힘쓴다.

-우리는 학교교육과 청소년 문화활동을 지원하는 시 행정 시스템 개발에 앞장선다.

-우리는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 교직풍토 조성에 모든 노력을 경주한다.


이날 창립대회에 참석한 진교중 익산교육장은 “청소년 문화에 대한 논의의 장이 되어 건강한 청소년 문화를 형성하는데 힘이 되어달라”며 출범을 축하했다.

창립선언문에서는 “입시위주의 사회 속에서 학부모들은 내 자녀 교육에만 관심을 두고 우리 자녀·우리 지역의 교육전체에는 무관심하며, 교육자들의 빈곤한 교육철학과 폐쇄적인 교육관 ·개혁과 창의를 지원하거나 선도할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하며, 익산시의 교육행정은 질적 향상과 청소년 문화기반 조성에 대한 관심조차 부족한 형편”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익산교육의 문제점을 직시하며 건강한 교육정신의 토대를 만들고 끊임없는 연구와 조사와 토론을 통해 익산교육을 밝힐 대안을 마련하고 실천하는데 앞장서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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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형숙


다음은 익산교육시민연대의 한은수(원광고 교사) 추진위원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 익산교육시민연대가 창립하게 된 배경은 어디에 있는지요?
"군사독재정권에 이어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로 이어져 오면서 정치, 경제, 환경 등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가진 분야에서 시민의식의 성숙으로 인하여 자발적인 시민운동이 폭발적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그에 비하여 교원단체들의 활발한 활동 등으로 교육시민운동의 발전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지방분권시대를 맞으면서 지방자치와 교육자치의 중요성이 더욱 커져가고 있으며, 이러한 시대적인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우리들 스스로가 자주적인 준비를 하지 않으면 바르고 건강한 지역 교육을 만들어 갈 수가 없습니다. 이제 교육시민운동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발전되어야 균형 잡힌 교육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익산교육시민연대는 어떤 사람들이 모여 만든 단체이며, 앞으로 어떤 일들을 진행해 나갈 계획입니까?
a 익산교육시민연대 한은수 추진위원

익산교육시민연대 한은수 추진위원 ⓒ 모형숙

"교육전문가로써 교육학을 전공한 교수, 지금까지 지역교육운동을 오랫동안 해온 교사,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여러 시민단체에서 일해온 시민운동가 및 종교인, 초중고 학교운영위원, 참교육에 관심을 가진 학부모 등 각계 각층의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익산교육시민연대는 과열경쟁으로 비교육적인 행태가 만연되고 있는 고입선발제도 문제를 비롯해 지역인재의 유출문제, 초등학교 학구 분활 문제 등의 교육관련문제와 건강한 청소년 문화 형성을 위한 도시기반구축사업, 청소년 신문발행, 청소년 동아리 활동지원 등의 청소년 관련사업, 농어촌학교 대책, 대 시민 워크샵과 공청회 등 교육과 청소년 문화의 제반 사업을 차근차근히 준비해 나가려고 합니다."

- 교육개혁이 되기 위해서는 학벌중심의 사회구조에서부터 개혁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가능하다고 생각하는지요. 또 가능하다면 선결되어야 할 과제로 무엇이 있는지요.
"생각되어지는 것은 가능하다고 봅니다. 우리 모두의 마음을 모아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장애겠지요. 우리 사회가 건강하게 되기 위해서는 학벌중심사회의 타파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능력이 올바르게 평가받는 사회적 환경을 만드는 제도적인 노력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다음으로 학벌중심사회를 부추기고 있는 대학의 서열화 구조를 깨야 합니다.

1994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이후로 대학의 서열화가 심화되어 학벌중심사회를 더욱 부추기고 있습니다. 서울대를 중심으로 한 대학의 개혁과 대학입학제도의 개선이 중심이 되어 풀어나가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무엇보다도 시민의식의 성숙과 고민이 필요하겠지요."

- 익산지역의 교육문제 중 가장 시급히 개선되어야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초등학교 학구분할문제, 고입선발제도 문제, 농어촌학교 살리기 등의 교육 당사자간의 내적인 문제와 청소년 문화활동 공간과 시설 확충 및 운영 문제, 학교급식조례제정문제, 학교공원화 문제, 지역시설과 학교시설의 상호 활용 공유 문제 등 시민과 지역관청이 함께 풀어가야 할 외적인 문제 등으로 생각되어집니다."

- 수능 때만 되면 자살학생이 늘고 왕따 문제는 이미 사회적으로 심각한 수준입니다. 입시위주의 교육시스템에서 인성위주의 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상 정권이 교체되면서 바뀌는 교육개혁은 실패라는 의견들이 많습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또한 대안은 있는지.
"사회구조가 집단화된 공동체적인 삶의 방식에서 분화되고 개별화된 개인적인 사회구조로 변화되어 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정신적인 공황 현상에서 오는 문제로 생각됩니다. 거기에 변화되어진 사회환경에 맞는 교육시스템을 교육기관이 창출하지 못하는 부분 즉 사회변화에 교육이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도 큰 몫을 차지하겠지요.

내 아이만 생각하고 내 학교만 생각하고 내 지역만 생각하는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생각이 지배하는 한 아무리 좋은 정책이나 제도도 성공할 수 없습니다. 중앙정부의 정책이나 제도에 모든 것을 맡기고 바라보고 따르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 우리의 문제는 우리가 고민하고 우리가 대안을 만들고 우리가 실천해 가는 자치의 시대입니다.

특히 지역의 지식인, 정치인, 지역 각 기관장과 지도자, 교육자 등의 역할이 중요하며, 의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 교육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올바른 교육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바른 인성이 함양될 수 있는 인성교육과 오늘이 시대에 적합한 능력을 가진 창의적 인간교육의 두 부분이 균형을 이룬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교교육체제가 경쟁에 익숙한 지식교육에 편중되어 21세기에 알맞은 미래 지향적이고 적극적인 인재의 육성에 적합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 생각합니다."

- 끝으로 익산교육시민연대를 창립하며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순수하고 겸손한 생각들을 가진 사람들이 지역교육을 밝히는 작은 촛불을 켭니다. 내 아이를 내 이웃을 익산의 미래를 위해서는 익산시민 모두의 참여가 간절하게 필요합니다. 이제 우리들의 목소리를 스스로 내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실천해 가는 노력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지방분권과 지방자치는 참여가 제도를 바꾸고 관행과 역사를 바꾸어 가는 원동력을 만듭니다. 들에 핀 야생화 한 송이도 우리에게 싱그러운 봄의 향기를 만들어 줍니다. 새 봄과 함께 찾아온 익산교육시민연대에서 익산의 희망을 만들어 주길 바랍니다."

"교육개혁, 잃어버린 인간성 회복 최우선되어야"
전성은 교육혁신위원장, 익산 YMCA·원광대서 초청강연 가져

▲ 전성은 교육혁신위원장
“진정한 교육개혁은 상류사회로 진출하기 위해 아이들을 길러내는 것이 아닌 소외된 아이들을 끌어안고 함께 가는 것입니다.”

교육혁신위원회의 전성은 위원장은 “고대부터 권력은 교육과 종교를 장악해 왔고 그래도 종교는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피를 흘리기도 했지만 일제시대부터 90여 년에 걸친 우리나라 교육은 경제발전의 논리 속에서 성장해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우리나라 교육은 정치목적과 경제목적에 우선 시 되어 온 틀에서 벗어나 사회 경제적으로 격차를 줄이고 고등학교까지는 돈 걱정 안하고 공부시켜야하며 경제·정치성을 띈 교육이 아닌 교육 자체로 본래의 목적이 최우선 시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진정한 교육개혁은 교육자치와도 같다며‘대장금론, 이영애론’이라 이름짓고 “음식을 혀에 맞추지 않고 체질에 맞추는 것처럼 한이 맺히고 멍든 가슴, 애통해 하는 사람에 맞춰 잃어버린 인간성을 찾는데 최고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교육개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것은 여건성숙, 예산확보문제, 여론형성이 안됐다는 이유를 들며 시기상조라는 말로 발목을 잡아왔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또 “머리로 하는 개혁이 아닌 가슴으로 끌어안는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과감하게 개혁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교육이 잃어버린 인간성을 회복하고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앞으로 장애인에 대한 교육혜택을 비장애인과 같은 수준으로 올리고 실업계 교육 또한 졸업 후에도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같은 교육 현안문제가 성공하지 못하면 교육개혁도 성공하지 못한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또 그는 우리나라 공교육이 죽었다는 의미에 대해서는 결코 공교육의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고 강조하며 학교교육이 길러내는 인물은 상류사회로 들어갈 사람을 길러내는 게 아닌 각 분야에서의 국제경쟁력, 정책생산능력, 사회발전과 변화에 헌신할 수 있는 인물을 길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교육이 아이들이 가진 개인마다의 특성을 살리는데 기준을 두어야지 수치로 맞춰진 입시에 길들여져서는 결코 안 된다”며 이를 위해 교육자치는 중앙에서 전하는 권력이양의 형태가 아닌 행정과 학교와 평가가 삼위일체가 되어 실현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 모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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