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차라리 한나라당 지지를 선언하라

8차 보고서 - 총선보도 집중점검 3

등록 2004.04.11 23:49수정 2004.04.1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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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총선은 예년에 비해 유권자가 후보자 정보를 많이 접할 수 있다. 병역, 전과기록, 세금체납 여부까지 꼼꼼하게 기록한 홍보물이 집 안까지 배달이 되고, 또한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는 각 후보별 사이트를 통해 선거기간 중에 선거법 위반사례까지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은 단순히 수치의 많고 적음을 가지고 정당이나 후보자를 평가할 것이 아니라. 각각 항목의 내용을 세분화해서 분류, 해설해줘야 하고, 진정으로 유권자에게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를 입체적으로 보도해야 한다.

특히나 이번 선거의 경우 87년 6월항쟁을 주도했던 세대들이 대거 출마함에 따라 '범죄경력', 즉 시국사범을 동일한 전과범으로 취급해서는 안된다.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매일신문>의 한나라당 편들기는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유권자보다 정치권을 선택한 <매일신문> 보도를 <영남일보>와 비교해서 분석해본다. 모니터 시기는 4월 2일부터 4월 7일까지.


<매일신문>,
시국사범 등 전과자 해설이 필요한 항목에 - '한나라 전과 없음' 부각
세금체납자 명단 - 한나라당 후보 이름 뺌


좌 : 매일신문, 우 : 영남일보 / 4월 2일
좌 : 매일신문, 우 : 영남일보 / 4월 2일매일신문/영남일보

4월 2일 0시를 시작으로 공식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선관위에 등록한 후보자들의 정보가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었다. 재산과 납세 그리고 병역과 전과에 대한 정보는 유권자들의 선택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이와 관련 <매일신문>은 전과 경력과 관련 한나라당에 유리한 정보는 부각시키고, 세금납부 등 한나라당에 불리한 정보는 누락시키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영남일보>는 전과 경력을 세분화해서 보도하고 있으며, 각 후보의 체납여부를 표로 작성해서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편집에 신경을 썼다.

<매일신문> 4월 2일 「전과자 한나라당엔 한 명도 없어」
<영남일보>4월 2일 「전과 9명중 3명 2건 이상 - 집시법 위반 최다」



물론 한나라당 대구경북지역 후보 중 전과자가 없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유권자에게 중요한 것은 범죄경력이 있는 후보들 중 누가, 어떤 형태의 범죄를 저질렀는지와 그 범죄가 파렴치범인지 아니면 시국사범인지에 대한 정보일 것이다.

영남일보 4월 2일 '총선후보 세금체납액 최다 10위'
영남일보 4월 2일 '총선후보 세금체납액 최다 10위'안태준
한편 체납자와 관련 <매일신문>은 '세금 체납 7명, 전국 17% 차지'라는 제목을 통해 세금체납자 이름을 제목에서 부각시키지 않고 있으며 기사 내용에는 대구, 경북지역 체납자 명단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영남일보>보도와 비교해보면 차이를 나타낸다. 일단 <매일신문> 보도에는 총선후보 체납액 전국 6위에 해당하는 한나라당 구미을 김태환 후보의 내용이 빠져 있다.

또한 <영남일보>는 '총선후보 체납액 최대 10위'를 표로 제작, 선거구와 후보자, 정당이름을 표시함으로써 세금 체납자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편집해주었다. 유권자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좌 : 매일신문,우: 영남일보 / 4월 2일
좌 : 매일신문,우: 영남일보 / 4월 2일매일신문/영남일보

<매일신문>4월 2일 「세금체납자 7명 - 전국 17% 차지」
<영남일보>4월 2일 「'30억 신고' 이한구 후보 최고 재력가 - 김부기 후보 세금체납 2925만원 1위」



<매일신문>, 한나라당 전략 '노풍'을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

정 의장이 지난 달 26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대구지역 언론간담회 직후 인터넷 국민일보의 VJ팀(동영상팀)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 말이 문제가 되었다.

물론 정 의장의 발언이 부적절했고 공당의 대표로서 바람직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체 대화 내용 중 일부만을 싹둑 잘라 언론이 '노풍(老風)'을 유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문제가 된 해당 기자와 정의장의 발언 전문

기자 : "20, 30대를 위한 특별한 홍보 전략이 있는지 그리고 정치에 무관심한 젊은 유권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정의장 : "그래요. 20대 30대의 정치적 무관심, 정치적 냉소주의 현실이죠. 근데 최근에 변화가 왔죠?

촛불 집회의 중심에 젊은이들이 있단 말이죠. 작년에 재작년에 월드컵 그 다음에 미선이, 효순이 또 87년 6월 항쟁 이런 게 이제 복합돼서 축제이면서 분노의 표출이면서 즐거운 평화적인 그 독특한 한국판 아크로폴리스 문화라고 그럴까요?

그리스에 대화의 광장, 토론의 광장이 있었다면 촛불 집회가 한국 민주주의의 주역인 20대 30대 젊은이들의 표현의 광장 최근에는 분노의 표출의 광장 그래서 이게 그분들의 정치적 무관심과 냉소주의로 상당부분 그렇게 줄인 것 같아요.

투표하겠다 하는 사람이나 20대, 30대가 많이 늘어난 것은 한국의 장래를 위해서 굉장히 바람직한 거죠. 실제 정치 행위는 그것이 영향을 미치는 것은 미래라구요. 미래는 20대, 30대들의 무대라구요. 그런 의미에서 한 걸음만 더 나아가서 생각해보면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해도 괜찮아요. 꼭 그 분들이 미래를 결정해놓을 필요는 없단 말이에요.

그분들은 어쩌면 이제 무대에서 퇴장하실 분들이니까 - 그분들은 집에서 쉬셔도 되고 다시 하면 20대, 30대는 지금 뭔가 결정하면 미래를 결정하는데 자기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잖아요. 무대에 올라갈 사람이란 말이에요. 이해 관계로 봐도 투표에 참여하는 게 자기의 이익이라구요. 자기들 운명을 자기가 결정하는 건데 - "


<매일신문>의 경우 4월 2일 사설, 기사, 4일 기사, 수암 칼럼, 6일 기사 등을 통해 정동영 의장의 발언 중 일부를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언론이라면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소개해주고 그 판단 여부를 유권자게 맡겨야 하겠지만, <매일신문>은 오히려 엄청나게 많은 양의 기사로 유권자를 현혹하고 있다.

반면 <영남일보>는 4월 2일과 5일 기사를 통해 정 의장의 말실수가 대구경북 지역 선거판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만 보도했다.

매일신문 4월 2일 사설
매일신문 4월 2일 사설매일신문

<매일신문>
4월2일 사설「정동영의 '순경음'」
4월2일 6면「정동영 "노인분께 말실수 죄송"」
4월5일「박근혜대표 "큰 효도 한번 하게"」와「정동영 의장 "노인문제 더 관심"」
4월5일 수암칼럼「임금도 노인대접은 한다는데」
4월6일 7면「한나라 박근혜 대표 "박풍 넘보지마" 맞불 유세」와「열린우리 정동영 의장 "PK 포기못해" 노풍 재우기」
4월7일 5면「정동영-지역 '이상기류' - '노풍' 발언 불만 쏟아내」

<영남일보>
4월2일 「우리당 정의장 '말실수' 한나라 TK싹쓸이 돕나」
4월5일「노풍, 표밭 후폭풍」


이미 지난 4월 2일 정동영 발언을 직접 보도한 기자가 국민일보 홈페이지에 [울컥, 한마디] '정동영 열린우리당 당의장 대구 방문 취재 후기'를 통해 언론이 문제발언만 확대보도하고 있다는 주장을 밝힌바 있다. 그런데도 <매일신문>은 정 의장의 발언만을 문제삼고 있는 것이다.

노인 폄하 발언이 잘못되었음은 우리도 인정한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이를 선거국면에 적극 활용하고 있고, <매일신문>은 이를 더욱 부추기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애초 편집보도국장 토론회에서 '정책선거를 유도하고 유권자가 판단할 수 있는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주장했던 <매일신문>. 현재 <매일신문>의 보도가 정책보도, 유권자 판단에 도움이 되는지는 다시 한번 평가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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